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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진 May 03. 2025

제2의 카지노 게임

《논어》, 공자_제7편 술이(述而)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고 누워도 즐거움은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의롭지 않으면서 부귀를 누리는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


-《논어》, 공자_제7편 술이(述而) 15.



아이들이 주말이면 할아버지 할머니 가게에 가서 일을 돕는다.

그러라 한 것도 아닌데 먼저 돕겠다고 나선다.

시부모님은 떡집을 하신다.

주말에만 가서 돕던 일을 선우는 평일에도 수시로 간다.

장사가 재밌다고 한다.

손님과 얘기하는 것도 재밌다고 한다.

현금 계산에서 카드 계산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선우에게 잠깐 맡겨 놓고 자리를 비우시는지 혼자 가게를 본다고도 하고, 주문받는 건 어려워서 못했다고 한다.

남편은 강의할 때 장사를 해봤던 경험이 말하기에 도움이 되더라고 했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돕고 싶은 마음, 떡을 팔아서 돈을 버는 카지노 게임 경험이 아이가 자라는 데 자양분이 되면 좋겠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10년간 전업주부로 지냈다.

남편은 그런 카지노 게임 갖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혼자 벌어 다섯 식구 책임지는 남편에게 늘 미안했다.

집에서 아이들 키우는 것도 크게 돈 버는 거라고,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는 공을 내게 다 돌린다.

삼 남매를 키우며 꾸준히 글 쓰고, 책 출간도 했었지만 돈을 버는 것에 있어서는 카지노 게임이 허전했다.

내가 다시 카지노 게임로 나가게 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고민했다.

그 고민 끝에 찾은 길이 글쓰기 공부방이었다.

좋아하는 독서와 글쓰기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내 힘으로 직접 돈 버는 일은 허전했던 카지노 게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병원에서 일했다.

카지노 게임 초년생 티를 채 벗기도 전에 결혼하고 육아하며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과의 교류도 생기고, 운동도 하고, 돈도 버는 누나가 이제야 문명인이 된 것 같다는 동생 말마 따나 내겐 제2의 카지노 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아이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보낸 날들은 내가 희생한 시간이 아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 길이 작고 소박할 수 있지만, 떳떳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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