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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pr 25. 2025

500자 일기 99화 앞치마의 중요성(중)

시련에 닥칠 때마다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거냐고.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외출하는 날은 기분이 좋다. 옷이 날개라는 말은, 입었을 때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날은 마치 어깨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발걸음이 가벼워지는데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날개를 달았다고 비주얼이 상승(물론 조금 올라가긴 한다)했다고 보는 것보다 꽤 납득이 간다. 얼룩을 인지한 것은 세탁하고 난 뒤 옷을 꺼냈을 때였다. 가슴 부분에 하나, 배 부분에 하나. 새끼 손톱과 엄지 손톱만한 얼룩이 보였다. 엄마에게 물어보니 카지노 가입 쿠폰 얼룩처럼 보인단다. 언제 어디서 묻은 건지 떠올려본다. 제육? 부대찌개?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아오-! 한 번 입었을 뿐인데 이제 막 시작된 우리의 사랑?에 카지노 가입 쿠폰을 뿌린 자! 누구인가? (누구긴 나지) 속상하지만 아무도 카지노 가입 쿠폰 얼룩을 신경쓰지 않을테니 입고 외출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아무도 내 옷에 묻은 카지노 가입 쿠폰때를 신경쓰지 않았으나 내 눈엔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이 카지노 가입 쿠폰을 어떻게 하면 지울 수 있을까. 오일은 오일로 지운다고 했던가. 클렌징 오일을 발랐더니 얼룩의 점유율이 더 커졌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지우는 게 맞지만 그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스며들지 않는 곳에 해당하는 방법이었다. 나의 무식함이 얼룩을 더 크게 만든 것 같아 자괴감과 속상함이 배가 되었다. 내 마음 속에는 또 다시 믿지 않는 신이 소환되었다.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겁니꽈~' 멀쩡함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옷을 보니, 이제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얼룩은 과연 지워지는가에 대한 투쟁 의지가 불타올랐다.


* 쓰다 보니 상/중/하편으로 쓰게 되었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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