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담 작가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억하며 저에게 다가온 배움과 사유를 기록하였습니다.
토요일, 지담 작가님과 함께 《엄마의 유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유산’은 죽은 사람이 남겨 놓은 재산이면서 물려받는 재산이기도 하고 앞 세대가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그 사물이나 문화를 말한다. 《엄마의 유산》은 어떤 책인가. 엄마가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그저 내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뜻을 함께 하는 엄마들이 각자의 주제에 대해 ‘대표’가 되어 쓰는 글이다. 혼란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상을 살아갈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무형의 자산을 남겨 주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세상을 향한 큰 꿈이다.
그런데 무엇이든 물려주려면 내가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있어야 한다.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가진 게 있어야 물려줄 수 있다. 있어야 줄 수 있다. 무엇을 가졌는지 묻는 질문에 당당하게 답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생각보다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별로 없다는 걸 발견한다.
그래도 일단 내가 가진 것을 돌아본다. 나만의 경험과 내가 배운 것들을 찾아본다.
10대에 꿈이 꺾이는 경험을 했고 그로부터 일찌감치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다. 꺾인 꿈의 카지노 가입 쿠폰 닫힌 뒤 스무 살, 대학에 가면서 세상을 향한 카지노 가입 쿠폰 활짝 열렸다. 20대에는 세상에 큰 뜻을 품고 망설임 없이 나를 던졌다. 부모님께 큰 상처가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후회도 없다. 그 세계에서도 다수가 가는 길이 있었고 누군가가 손을 내민 적도 있지만 내 길이 아니었다. 도저히 내 본성에 맞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 창조가 일어나는 변방(주1)에서 마이너리티로 살았다. 그 경험으로부터 많이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으며 ‘나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진정 ‘살아있는’ 시간이었다.
뜻을 함께 하던 이와 결혼을 했고 평범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세상을 향해 열어 주었던 카지노 가입 쿠폰 닫히며 새로운 카지노 가입 쿠폰 열렸다. 바로 아이를 낳은 것이다. 아이는 내 인생을 크게 바꾸어 주었다.나의 인생의 시간을 둘로 나누라 하면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로 나눈다. 전에는 나를 던져 세상을 바꾸겠다 하였고, 큰 뜻에 나를 내놓고자 하였다. 아이를 낳은 후에는 나에게 온 이 아이를 키우는 카지노 가입 쿠폰 가장 우선순위가 되었다. 내가 아니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작은 존재를 앞에 두고 다른 것을 생각하면 안 되었다. 세상의 일은 누군가가 계속 하겠지만 내 아이를 돌보는 일은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나에게 온 아이를 키우며 직장맘으로 살면서 마음속으로는 오래 방황했다. 아이에게만큼은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 하며 살았다. 전쟁 같은 독박육아의 시기를 공동육아와 함께 보내면서 생활도 가정 경제도 안정되어 가는 중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직장 다니고 아이 돌보고, 나 이렇게 살다가 인생 마감하는 건가, 싶었다. 넘치는 에너지를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덕질’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엄마는 꿈이 뭐야?” 묻는데 눈물이 터졌다. 이렇게 사는 게 뭔가 아닌 것 같아서 직장을 그만두었다. 주위의 모든 이들은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냐고, 아이 키우느라 어려운 시기도 다 지나갔는데 왜 그만 두냐고 했는데 뭔가 의미가 없게 느껴졌다. 난 생각보다 행동이 늘 앞선다. 다른 대책은 없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결정을 하고는 빵도 굽고 운동도 하고 한 달쯤 지났을까. 갑자기 눈에 들어온 ‘재미 있어 보이는’ 계약직 채용 공고가 있었다. 거길 찾아간 것이 나의 새로운 문이 열린 것이었다는 걸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깨닫는 중이다. 《엄마의 유산》을 만나 이제야 깨닫는 중이다.
공동육아에 몸담고 있으면서 오랫동안 미뤄 왔던 여성학을 새롭게 공부했고 ‘돌봄’을 연구하기 위해 박사과정에도 진학했다.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공동육아도, 이제야 막 만난 《엄마의 유산》도 아이에게만큼은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곳이다.(아 꿈을 너무 크게 잡았다 ㅠ) 아이가 스무 살이 되니 목표를 상실한 것 같은 느낌에 잠시 해맸는데 운명처럼 다가온 엄마의 유산이 나의 새로운 구원이었다. 지금 느끼는 것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큰 꿈이었다는 카지노 가입 쿠폰다. 지나고 보니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고 매일의 연속된 일상이었다. 나를 한 번 어딘가에 던지면 끝나는 일이 아니고 일상의 자기 혁명이 있어야 하는 일이었다. 나를 매 순간 돌아보아야 하는 일이었다. 나를 매 순간 벼려야 하는 일이었다.내 소중한 꿈을 아직 이루지는 못했다. 너무도 큰 꿈이라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루고자 노력하는 과정이 의미 있는 것만은 분명하고 이렇게 가다 보면 어딘가에 다다라 있으리라는 것도 믿게 된다. 이런 시간 속에서 나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아이를 통해 배운 것이 너무나도 많다. 아이를 키우면서 커리어의 카지노 가입 쿠폰 닫힌 것이 실은 내 자신에게 가장 많은 성장의 기회를 준 것임을 이제야 느낀다. 소중한 것이 나에게 이미 와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무엇이 되고자 했는지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 살아왔다. 남의 것을 넘보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것을 따르고자 하였다. 어릴 때는 닫히는 문밖에 보이지 않았다. 닫히는 문을 붙잡고 문을 두드리고 닫히지 않게 하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게 노력이라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닫히는 문이 오히려 다른 길이 열리는 것이었음을 깨닫는 중이다. 그 길에서 나의 고유성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발견하게 된 것 같다. 힘주어 노력하는 게 아니라 힘빼고 따라가야 하는 게 뭔지 조금씩 알게 된다.내가 와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제는 문이 닫히는지 열리는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발 한 발 걸어가고 있다. 걸어가는 중에 만나는 들꽃과 산새와 하늘과 땅에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걸어가면서 무엇보다도 나는 지금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내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거면 됐다.
글을 써야 하는데 자꾸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된다. 사실 글은 두 번째 문제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글쓰기 프로젝트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이 글쓰기가 어려운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나의 글을 써 본 적이 별로 없어 나의 문체도 없고 나만의 방법도 없다. 책을 써 본 적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것은 내가 가진 것을 가지고 써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없는데 줄 것을 찾으려니 땀이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다. 글을 써야 하는 시점에 내가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없을지도 모른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고 그럼에도 가진 것은 무엇인지를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 글을 써야 하는 시점에 자꾸 내 인생을 돌아봐야 해서 어려운 카지노 가입 쿠폰다. 나는 지금 내 삶을 돌아보는 중이다. 내가 가진 카지노 가입 쿠폰 무엇인지 찾는 중이다. 내게 없는 것은 지금부터 키워 나가야 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 인생 공부 중이다.
우리가 닫힌 문 두드리기를 그만두고 돌아서기만 하면 뒤쪽에 있는 다른 문에 다다른다. 그러면 넓은 인생이 우리 영혼 앞에 활짝 열려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닫히면 방 안에 들어갈 수 없지만, 그것은 곧 그 공간을 제외한 다른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중략) 내 눈앞에서 쾅 닫혀 버리는 문들 때문에 고민하던 그 자리가 바로 나의 세계가 활짝 열리는 자리였다. (중략) 내 미래는 이미 와 있었다. (주2)
※ 주1: 신영복, 담론.
※ 표지 이미지: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