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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원 Mar 03.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시? 그게 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답게


얼마 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강력한 제목에 이끌려 한 영상을 보았다. 추적 60분에서 방영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시 :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요즘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시라는 것이 있단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시란,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만 5, 6세 아이들이 유명 영어학원 입학을 위해 치르는 시험이라고. 전국에 지사가 여러 군데인 유명 영어학원이 한날한시에 영어시험을 치르게 해서 전국의 아이들의 성적을 줄 세우기 하는 것인데, 응시하는 아이들의 수가 자그마치 만 명에 달한다. 마치 고삼 수험생들이 수능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실제로 아이들은 omr 카드지에 답을 적어야 하고, 제시문을 보고 문단마다 들여 쓰기에 서론본론결론으로 나누어 5문단씩 적는 서술형까지 있었다.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나오는 장문독해를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풀게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시를 준비하기 위한 영어과외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인터뷰하던 과외선생이 말했다. “예전에 제가 중고등학생들한테 쓰던 건데 이 책을 지금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써야 하는 상황이 왔다.”라고. “엉덩이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1시간 20분이 원래 수업시간이고. 늦은 시간에 밥을 먹어야 하니 좀 안타깝긴 한데 서울은 더 심하니까 어쩔 수 없다.“며 학원등록을 하러 온 학부모도 있었다. 심지어 내가 키우고 있는 아이의 나이인 3세 수업까지 진행하는 학원도 있었다. 학원 원장의 인터뷰는 이러했다. “그룹 수업 주 1회 기준으로 한 달 수업료가 42만 원에서 52만 원 선이에요. 단어들 발음, 알파벳 소리 배우고, 문장 쓰기하고 손에 연필을 뒤고 힘을 줘서 선을 올바르게 그어야 되는데 그거는 연습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수업 내용에) 그것도 들어가요. 4세 고시예요 거의. 나중에 아이들이 학원에서 살아요.”라고. 그 영어학원을 제집처럼 들어가는 아이들은 이제 막 어린이집을 다닐 만큼 어린 아가들이었고, 오직 영어만 써야 하는 학원에서 단어를 줄줄 외우고 있었다.


보고 있는데 가슴이 꽉 막힌듯 옥죄어와 영상을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다. 이러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직접적인 고통도 고통이지만,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자라나 후천적인 소시오패스가 되어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피해는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고스란히 미친다. 언어적 신체적 폭행만이 학대가 아니다. 지적인 학대였다. 부모들은 당장 이 학대를 멈추어야만 한다. 무엇이 한글도 채 떼지 않은 어린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학원가로 내몰았을까. 성공 지향적이고 경쟁을 부추기는 우리나라의 분위기 때문이겠지. 남들은 다 이렇게 하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질 수 없다는 비교의식도 한몫할 거다.


도시에서만 살았지만 어릴 적 주말마다 아빠는 오빠와 나를 산으로 들로 데리고 다니며 쏟아지는 별도 보여주고, 산에서 본부 놀이도 하고, 곤충채집도 하고. 살아있는 자연 생태학습을 정말 많이 시켜주셨다. 그 시간이 두고두고 나의 정서를 채워주고 예술적 감각도 높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학원에서 보낸 시간은 기억 속에 흑백무성영화처럼 남아 있다. 반면에 자연 속에서 보낸 시간은 반짝거리는 영화 속 하이라이트 장면과도 같다.


나는 아이를 낳고 한 달이 지나서 시골로 왔다. 남편도 나도 평생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그런 우리가 연고도 없는 시골에서 육아를 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흙을 밟고 더 초록의 잔디를 밟았으면 해서, 그렇게 한 달된 핏덩이를 안고 함양이라는 곳에 살고 있다. 집 앞 가로등조차 없어 해가 지면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는 집 밖, 비료뿌리는 시기면 집안에까지 코를 뚫고 들어오는 냄새에, 창문을 열면 잠에 들기 어려울 정도로 요란한 여름철 개구리 asmr, 태어나 손바닥 만한 털북숭이 거미는 처음 봤을뿐더러 툭하면 온갖 벌레들과 인사해야 하는 데다, 가스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아 전기로만 생활해 설거지와 세탁으로 온수기 물이 소진되면 찬물목욕하는 일도 잦다. 집 앞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슈퍼나 편의점도, 배달음식도 오지 않는다.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불편함이 많은 시골살이.


이곳에서 심신이 지쳐있던 내게 한날 친정엄마가 말했다.

“선률인 얼마나 행복하겠니.
창문만 열면 아스팔트가 아닌
초록색 잔디를 언제든 볼 수 있으니.”

그 말이 곧 내가 이곳에서 사는 이유이자 시골살이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다. 누구보다도 도시적으로 보이는(?) 나지만 내가 싫어하는 건 신도시. 마치 도시계획자들이 설계한 대로 신도시 내 아파트에서 살고, 이 식당에서 밥을 먹은 다음 이 카페로 가고, 아이들은 이 키즈카페에서 놀거나 학원을 뺑뺑이 한다거나 하는 식의. 마치 다 판을 짜놓은 심즈 안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 안에서 의식주를 다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나는 비효율적이라도 어떤 날은 이 동네로, 또 다른 날은 저 동네로, 버스를 타거나 자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는 삶이 좋다. 그러다 무심코 들어간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취향저격 당하는 일도. 요즘 아기가 유치원에 갈 시기가 되면서 “언니 아이 학군을 위해 저희 도시(진주)로 이사 갈 건데 같이 가요” 아는 동생의 말도 들었지만, “미안한데 나는 아직 이곳에서 못해본 게 많아. 도시로 가게 된다면 만약에 선률이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엄마 나 공부하게 도시유학 시켜주세요.’ 하면 그때 유학 보낼 생각이야. “라고 말했다.


물론 로망의 시골살이를 하고 있지만 아쉬운 게 없지 않다. 뼛속까지 도시러인 우리 부부가 생각보다 흙에서 하는 일이 적다는 것. 우리는 시골에 살면 텃밭도 부지런히 가꾸고, 직접 재배한 작물을 식탁 위에 올리며 또 아이와 늘 숲에서 논밭에서 뛰어놀거라 생각했는데, 텃밭농사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한 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각자의 돈벌이에 아등바등 육아로 농사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선률이가 직접 상추나 과일을 따는 로망은 아직 실현을 못했고, 산에서 숲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일도 드물었다. 한동안은 숲유치원이 있으면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자연이 지천인 시골에 살면서 숲유치원을 보내고 싶어 하는 모순적인 엄마. 그래도 최근에 알게 된 지인이 소 농장을 운영해서 그곳에서 직접 소 여물도 주고 닭이 낳은 따뜻한 알도 꺼내고 또 어른 키보다도 높은 트랙터도 처음으로 탔다. 수백 마리의 소와, 트랙터 앞에서 상기된 아이의 얼굴을 보니 “아, 역시 시골살이가 좋아” 생각했다.


매년 봄여름가을날 그랬듯, 따스한 봄날이 오면 또다시 마당에서 나무도 심고, 모래놀이도 하고, 캠핑도 하고, 세차도 하면서 상아당의 신록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겠지. 올해로 4세를 맞이한 우리 작은 거인과 보낼 네 번째 봄이 기대된다.


좌 남강 우 양파밭인 뚝방길 애개신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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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최애. 마당에서의 세차시간.


어린이집 가기 전 놀이시간. 동상이몽 애개육아.


겨울에 불을 많이 피웠다. 상아당(우리집)마당에서도, 이웃집 마당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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