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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Mar 06.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17 (Mickey 17,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무료 카지노 게임 17 (Mickey 17, 2025)


봉준호 감독의 신작 '무료 카지노 게임 17 (Mickey 17, 2025)'을 보았다. '기생충 (2019)'으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후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와 주목을 받은 작품. 달라진 명성에 걸맞게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장르와 급상승한 제작비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스티브 연 등 할리우드의 스타들이 출연한다 (제작에는 PLAN B가 참여했다).


'괴물'이나 '살인의 추억' '마더' 등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이 좋았던 건 다양하고 깊이 있는 해석이 가능한 텍스트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극장을 나서는 순간부터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물론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아무 말도 못 하도록 만드는 압도적 영화들도 있다), 전작들에 비해 이번 '무료 카지노 게임 17'은 이야기 구조도 복잡하지 않고 함의도 단순한 편이다. 인간을 리프린트 한다는 설정을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었으나 그보다는 그로 인해 벌어지는 멀티플(리프린트로 인해 두 명 이상의 내가 존재하는 것) 상황이 추가적으로 만들어내는 사건들을 풀어내는 정도에 그친다. 상업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지만 '기생충' 다음으로 만든 봉준호의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조금은 심심한 작품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은유의 깊이가 깊지는 않지만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리프린트 되는 존재는 SF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따져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사업에 망하고 사채업자에게 쫓겨 목숨을 건 일을 하게 되는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인물. 그가 맡은 일은 다름 아닌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일, 즉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스스로 조차 '죽지 않아도 된다'라는 걸 알지 못했을 정도로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청년의 죽음은 본인에게도 또 사회에게도 지극히 당연한 것이 된다. 그 당연한 죽음이 아이러니하게도 우연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영화 속 문제는 발생하게 된다. 노동 현장에서 당연한 죽음을 맞게 되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면 자연스레 현재 우리나라의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처해진 청년 노동자들이 떠오른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을 때마다 잠시 뉴스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매번 같은 자본주의의 논리로 반복되는 청년 노동자의 죽음은 본인조차 부당함을 잘 알지 못했던 무료 카지노 게임의 죽음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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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독의 의도한 바는 전혀 아니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 17'은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으로 혼란스러운 현재의 상황을 자주 연상시킨다. 마치 미래를 내다본 것처럼 극 중 인물과 상황, 대사 들은 우리가 겪었던 끔찍한 상황들과 자주 겹쳐진다. 이건 비단 계엄을 겪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트럼프의 시대를 겪게 된 미국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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