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불안정: 거의 모든 천체들의 생성 기원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이 세상이 멸망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지식들이 사라지고,먼 미래에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미래 후손들에게 단 하나의 지식만을 전해줄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전해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모든 카지노 가입 쿠폰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심오한 질문을 받을 정도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아니지만,이와비슷하게 누군가 필자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이해하는데 제일 중요한 물리적인 개념하나만을 꼽아보라면 필자는 중력불안정을 얘기하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별 주위를 도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은,은하, 그리고 그 은하 안의 수많은 별들이 중력 불안정에 의해 먼저 생겨났기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 (당연하게 보일 수 있는 말이지만, '물질과 반물질 사이의 비대칭'이라는, 왜 그래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 물리적 이유 때문에 벌어진)우주의 거대구조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힘은 중력이다. 질량이 있는 물질이 있으면 서로를 끌어당기고, 그렇게 질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물질은 점점 그 몸집을 불려 나간다. 그럼 결국에는 이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다 한 덩어리로 뭉쳐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우리 우주 안에는 수많은은하와 별들이 있고 그것들은 각기 다른질량의 분포를 가지고 있다. 이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한 천문학자 제임스 진즈의 이름을 딴 진즈 불안정을 이해해야 한다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중력이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주름과 이를 펴기 위한 다림질사이의 알력으로 비유해서 설명해 보겠다).
무한한 공간에 펼쳐져 있는 균일한 밀도를 갖는 물질 분포를 생각해 보자. 이제 그 공간의 유한한 크기를 가지는 특정영역에 분포하고 있는 물질들이 밀도가 살짝, 아주 조금 올라갔다고 생각해 보자 (이를 천문학에서는 섭동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섭동을 받은 영역에 있는 물질들이 늘어난 질량으로 인한 중력 때문에 수축하기 시작한다. 한편 물질로 채워진 공간에는 그 매질 (물질)을 따라 전파되는 파동이 있게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파의 진행방향에 있는 매질의 연속적이고 주기적인 밀도변화를 통해 전파되는 파동이 있다. 소리도 같은 원리로 이 파동에 의해 퍼져나간다. 그래서 천문학에서는, 물질이 있는 공간에서 그 물질을 매질로 하여 밀도 변화를 통해 전파되는 파동을 음파 (sound wave)라고 부른다.
음파가 퍼져나가는 속도는 매질의 온도에 따라 다르다 (온도가 네 배 높으면 음파의 속도는 두 배 빠르다). 음파는 매질의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지정된 어떤 공간에서의 밀도가 주기적으로 커지고 작아지는) 밀도변화를 만들어 내며 전파되어 가기 때문에 (슬링키의 끝부분을 툭 건드리면 생겨나는 파동을 생각해 보자) 주어진 시간 동안 음파가 전파되는 거리보다 작은 스케일에서는 밀도의 섭동이 있다 하더라도 음파가 계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매질의 밀도 변화가 그 섭동을 파괴하여 그 섭동은 자라나지 못하고 사그라 들게 된다 (마치 카지노 가입 쿠폰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이제 공간에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물질에, 특정한 공간적 크기를 가지는 중력섭동이 (예를 들어 직경 100미터 안에 들어 있는 물질들의 평균밀도가 주변 보다 아주 약간 상승했다고 해보자) 생겨나게 되면, 가만히 놔둘 경우 그 섭동이 중력에 의해 수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대충 자유낙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슷하다). 이 자유낙하시간 동안 그 물질을 매질로 하여 전파되는 음파가 전달되는 거리를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파거리 (진즈 길이라고 부른다)가 100 미터보다 길면 그 섭동은 음파의 다림질에 주름이 펴지듯이 사라지지만,100미터 보다 짧으면, 음파가 섭동을 다림질할 충분한 여력이 없기 때문에이 중력 섭동은 결국 자라나서구조(은하 혹은 별)를 형성하게 된다.이 진즈 길이(매질에서의 음파의 속도와 매질의 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안에 들어있는 질량을 진즈 질량이라고 부른다.
진즈 질량은 주어진 환경 (온도와 밀도)에서 밀도의 작은 불균일성으로 인해 중력 섭동이 일어날 경우, 이 섭동이음파의 다림질을 이기고 자라 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질량이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중력 섭동이 다 구조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진즈 질량보다 작은 질량의 중력 섭동은 수축하여 천체를 만들지 못한다). 빅뱅에서 시작된 우주가 팽창을 하는 과정에서 초기에 뜨거웠던 물질은 그 온도와 밀도가 점점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팽창에 따른 온도가 떨어지는 정도와 밀도가 떨어지는 정도가 각각 다르고,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암흑물질, 광자, 일반입자)들의 물리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중력 수축에 따른은하 형성의 과정을 이해하려면좀 더 자세한 계산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비교적 단순한 개념만 으로도 우리는 천체의 형성에 관해굉장히 유용한 정보들을 알아낼 수 있다. 자, 마지막으로 질문하나를 해 보고 글을 마치겠다. 진즈는 무한한 공간에 균일한 밀도로 펼쳐져 있는 물질에 생겨나는 섭동을 고려했는데, 무한한 공간 그 자체도 물질로 채워져 있다면 결국 그 섭동이 일어나는 배경 공간도 수축하고 말 것이 아닌가? 제임스 진즈가 제시한 이 중력 불안정의 개념에는 과연 물리적으로 문제가없는 것일까?
각주) 사실문제가 있는 논리이지만, 우주의 팽창과 같은 좀 더 복잡한 요소들을 고려하면 (제임스 진즈가 살아 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다)실제 천문학적 적용에서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오류가 있는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진즈와 같은 위대한 천문학자들의 직관은 그 오류를 극복하고도 남는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