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올리는 제사상.
"우린 정말 하와이에서 만나 제사를 지내야 해."
엄마가 자주 하시던 농담이다. 엄마의 형제들은 언제나 한두 사람쯤 북미나 중남미에 있었으므로 그럴듯했다. 한 번도 실천에 옮긴 적은 없는데, 소설에서 해보고 싶었다. 가족의 농담 하나를 빌리고 비극하나도 빌렸다. 한국전쟁 중에 국군의 손에 돌아가신 작은할아버지가 계시다. 그 죽음이 만약 적군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토록 오래 곱씹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의 말 中-
정세랑 작가의 카지노 쿠폰으로부터 를 읽으며 어떻게 이런 설정을 했을까? 하는 물음이 계속 머리에 떠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사와 하와이의 조합이라니! 그러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으며 가족의 농담과 비극에서 설정을 가져왔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다. 슬초브런치 동기작가님들의 단체대화방에서도종종 어떤 어려운 일을 겪으면글감카지노 쿠폰 늘었다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카지노 쿠폰으로부터는인물 관계도를 계속 들춰보며 머릿속에서 화자가 누구인지 파악해 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기억력이 나빠진 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인물들의 이름을 외우는 게 오래 걸렸지만 즐거웠다.
심카지노 쿠폰이라는 평범치 않은 할머니를 통해 그 가족들이 받은 영향과 그녀의 삶을 통해 가족들이 어떤 성격과 성향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보여주는 이 소설의 구성방식은 심시선일가의 한 명 한 명이 모두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갔고 독자인 나도 좀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어쩌면 페미니즘 1세대가 아닐까 싶은 심카지노 쿠폰의 행보와 생각들이 그녀가 쓴 책이나 인터뷰를 통해 소개가 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유언으로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했던 심시선은 유언을 통해제사라는 방식으로 봉사와 수고를 강요당한 여성들에게 해방을 주고자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녀의 유언을 지키던 가족들이 10년 만에 독특한 방식의 첫제사를 지내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 제사를 기획한 첫째 딸 명혜는 하와이의전통춤인 훌라를 배워 멋지게 차려입고 춤을 제사에 올렸다. 언어와도 같은 훌라를 추며 그렇게 좋아하던 그림을 그만두고, 글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전하던 심시선여사를 추억하는 것 같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우윤이었다. 끈질기게 연습해서 파도를 타게 된 우윤이 그 파도의 거품을 담아 제사에 올린다는 것.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릴 적 많이 아팠다던 우윤은 그래서 몸 쓰는 운동인 서핑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절대 못할 것 같은 것에 도전하는 일.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일. 도전해도 계속 실패를 거듭하던 우윤은 끈질기게 파도에 맞섰고 맞닥뜨린 파도가운데 가장 큰 파도를 처음으로 타는 데 성공한다. 카지노 쿠폰는 순발력 있게 그 거품을 손목에 매고 있던 병에 담아내고야 만다.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다. 큰 파도를 잘 타는 사람도 있다는 서핑선생님의 칭찬은 담백하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심카지노 쿠폰여사 닮았으면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우윤이는 약해 보이지만 카지노 쿠폰으로부터 뻗어 나왔지. 지지 않고 꺾이지 않을 거야. 그걸로 충분할 거야.
-본문 중-
심시선여사도 삶을 그렇게 살아냈다. 동양인 여자 그것도 전쟁으로 가난해진 고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하와이라는 곳으로 왔던 여자가 겪었던 일들은 거대한 파도와 같지 않았을까?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 당연시 여겨지던 그 시대 여자들의 희생에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지던 여자.
그래서 미움받고 주목받고 때로는 원망과 동경을 동시에 받았던 인물로 인해 시대는 계속 바뀌고 성장하며 지금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당연시된 시대에 살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애순이 공장에 취직해서 월급의 반씩 따박따박 보내라는 작은아버지에게
"안 할래요 장손뒷바라지도 식모살이도 다 안 할래요"라고 말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부당한 것들에 대하여 부당하다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도 있을까? 쉽지 않다. 부끄럽지만 지금의 나는 부당한 것을 바라보는 시선자체도 부족하고 용기도 없다.
극 중 화수가 당했던 사고도 남자가 여자에게 염산을 던진일이며, 강자를 피해약자에게 쏟아낸 화풀이었다. 하지만 이것을 대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극 중 인물이 나와 겹쳐 보였다.
세상과의 힘겨운 싸움으로 내가 사는 지금의이 시대를만들어주신 심카지노 쿠폰여사와 같은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원더의 대사를 마지막으로 붙이며 마무리지어본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해라. 그 사람이 진짜 누군지 알고 싶다면 그저 지켜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