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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키 Apr 24. 2025

자리를 잡아가는 일

정규직 전환 이후 홍콩에서 온 상무님이 부임하셨다.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분이었고 마침 그 해는 회사 창립 30주년이기도 했다. 상무님은 행사 MC, 우수 직원 해외 파견 프로그램을 위한 영어 교육, 그리고 스마트 오피스 전환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내 도서관 업그레이드까지 주요 프로젝트들을 나에게 맡기셨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급에 상관없이 직접 지시하셨고 나는 그 흐름에 맞춰 움직였다.


긴장과 부담이 컸지만 과거 어학원에서 수백 명 앞에서 강의했던 경험은 장충체육관 가득 모인 전사 임직원들과 본사 및 홍콩 리저널 오피스의 핵심 임원을 앞에 두고 사회를 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도서관 카지노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소의 독서 습관과 독서 모임에서의 경험 덕분에 실무 시간을 줄일 수 있었고 보다 체계적으로 카지노 게임를 구성할 수 있었다. 낯설고 빠듯한 일정이 이어졌지만 그때마다 어떻게든 하나씩 해냈다


30주년 행사가 마무리되고 상무님이 더 이상 내 직속 상사가 아니게 되면서 조직 내 구조가 달라졌다. 그간 공석이었던 부장직에 새로운 인사가 배정되었고 나는 그분 아래에 배치되었다. 새롭게 부임한 상사는 HR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반복적인 자료 정리나 물류 정돈 등의 카지노 게임부터 나에게 맡겼다.


주어진 카지노 게임에는 늘 최선을 다했지만 역할 중심의 카지노 게임 배치가 일반적이던 조직 안에서 해당 배정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만약 이곳이 서열이 더 중시되는 한국의 전통적인 대기업 문화였다면 애초에 오래 일할 계획도 HR 커리어로의 전환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유형의 카지노 게임가 반복되면서 점차 부서 내에서 나의 역할과 카지노 게임 배정 그리고 입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글로벌 행사와 HR 실무를 동시에 맡는 이중 구조 속에서 시간 조율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협업은 거의 불가능했고 카지노 게임 간 결도 너무 달랐다. 공개된 공간에서 면박을 받는 일도 자주 있었지만 “지금은 순응할 때”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어떻게든 일로서 더 잘하려 애썼다.


돌아보면, 문제는 카지노 게임 배정보다는 그 이면의 구조적 요인이 더 컸던 것 같다. 조직 안에서 상사에 따라 일이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4년 가까이 다섯 번이나 상사가 바뀌는 과정을 거치며 일의 연속성과 기준이 계속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 만으로는 내 업을 단단히 만들어갈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그토록 애정을 갖고 전력을 다했던 곳에 사직서를 냈다. 이후 HR 커리어를 이어가지도 않았고 다른 조직으로 옮기지도 않았다. 사내 영어 전문가 외 다양한 카지노 게임 경험이 실질로 이어지지 않자 뒤늦은 커리어 전환이 너무 오만한 선택이었던 건 아닐까, 그 모든 노력이 에너지 낭비였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했다.당시에는 그 경험들이 어디로 이어질지 어떤 가능성으로 열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끝’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시기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신호였던 것 같다.


#일#퇴사#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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