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영주권자 되다 / <누구나 처음 가는 길 출간 소식
“오늘 강연의 마지막 선물로, 여러분께 ‘영주권의 비밀’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비밀이 저에게 영주권을 허락했듯이, 여러분 모두에게도 이 땅에서 영원한 자유를 누릴 권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그동안 여러분이 머릿속으로 믿어왔던 모든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오직 제 이야기에만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제가 혼수상태에 있을 때, 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얻기 위해 고향과 부모를 버렸고 사랑하는 이들과 멀어졌습니다. 오직 카지노 게임 사이트만을 목표로 돈을 벌었고, 기약 없는 성공을 좇아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사랑을 잃었고 청춘을 잃었고 건강까지 잃었습니다. 급기야 가졌던 모든 걸 잃고 죽음에 직면해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는 것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될 수 없었습니다. 특정한 어느 지역에서 살아갈 권리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갈망하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실상 ‘노예의 징표’였습니다. 남의 땅에서, 남이 주는 권리로, 제한된 시간 동안 죽도록 구걸해야만 유지되는 ‘노예권’에 불과했습니다.”
“여러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란 말 그대로 ‘영원히 살아갈 권리’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아니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가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니 노예권을 좇느라 본래부터 가졌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깡그리 잊어버린 채 살아갑니다. 가짜에 속아 가짜를 찾아 헤매는 한 영원히 진짜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진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진정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원한다면, 지금껏 붙들고 있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 무엇 하나라도 쥐고 있어선 안 됩니다. 진정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어느 순간 생겨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시작과 끝이 없어야 합니다. 그 무엇이라도 시작이 있는 것은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무엇이라도 인위적으로 붙잡아 얻은 것은 놓아버리는 순간 반드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께 ‘영원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비밀’을 공개하겠습니다.”
영무가 잠시 말을 멈추자 강연장엔 정적이 흘렀다. 영무는 고요를 음미하듯 천천히 청중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여러분, 우리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바로 ‘지금(只今, Now)’입니다. 오직 지금만이 영원한 우리의 터전이며, 시간이며. 공간입니다. 우리는 ‘지금’을 떠나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우주의 모든 존재에게 평등하며, 우주 만물은 지금이라는 동시성에 의지하여 오직 하나로 존재합니다. 우리가 괴로운 이유는 ‘지금’이라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는 고통도, 두려움도 없습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건, 결코 도망갈 수 없는 ‘지금’을 벗어나려는 우리의 어리석은 생각과 관념입니다. ‘지금’을 떠나 과거와 미래로 넘나드는 지옥의 타임머신을 탄 우리는 끊임없는 방황을 합니다. 여러분, 이제 그 지옥의 타임머신에서 뛰어내리셔야 합니다. 지옥의 타임머신, 지옥의 롤러코스터에서 뛰어내려야만 비로소 우리의 비명과 절규는 멈출 것입니다.”
“이제 선택의 순간이 왔습니다. ‘지금’이라는 땅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로 살 것인가, 아니면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시간의 노예로 살 것인가. 그 결정은 오롯이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약속드리겠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고통 중에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저에게 가져오십시오. 가져오는 즉시 그 고통을 없애 드리겠습니다. 지금의 고통은 반드시 사라집니다. 시간이 흐르듯, 강물이 흐르듯 우리의 모든 괴로움도 흐릅니다. 바다가 모든 강물을 포용하듯, ‘지금’은 모든 고통을 하나로 포용합니다. ‘지금’은 모든 존재의 영원한 바다요. 고향입니다.”
“여러분, 이제 주인공이 되십시오. 영주권자가 되십시오. ‘지금’은 언제나 여러분의 것입니다. ‘지금’은 언제나 여러분의 편입니다. ‘지금’만이 진리요, ‘지금’만이 절대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무의 강연이 끝나자 강연장엔 기립박수가 울려 퍼졌다. 더러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더러는 감격에 겨워 서로를 껴안았다. 서로의 생명과 서로의 존재와 서로의 지금을 어루만져 주었다.
강연 일정을 모두 마친 영무가 서점을 나서려는 순간, 어디선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선생님!”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걸음을 멈췄다. 멀리서 허겁지겁 달려오는 여인을 본 순간, 그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멕시칸 억양의 어눌한 영어를 사용하는 그녀는 분명 씨에떼였다. 미화원 복장을 한 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초대권도 없이 선생님의 강연을 몰래 들었습니다. 저는 씨에떼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죠.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어요. 하지만 그 상처가 부메랑이 되어 저를 평생토록 괴롭히고 있어요. 잊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잊히지 않습니다. 용서를 빌고 싶어도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에요. 선생님의 말씀대로라면, 저의 죄책감도 사라질 수 있을까요?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를 내어 찾아왔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 사람에게 꼭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저에게 방법을 알려주세요.”
씨에떼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그녀가 말하지 못한 슬픔이 무엇인지 직감할 수 있었다. 그는 그녀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씨에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그 사람은 당신을 용서했을 겁니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당신이 느끼는 죄책감은 어느 사건이나 어떤 사람에게서 비롯된 게 아닙니다. 그것은 오직 당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겁니다. 그 사람이 당신을 용서했듯이, 이젠 당신이 당신을 용서할 차례입니다. 가장 큰 용서는 자신을 향한 용서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용기, 그것이야말로 참된 용서입니다. 그럼!”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친 영무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아이 셋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났다. 그들이 찾은 곳은 영무가 꿈에서조차 잊지 못하는 오리건의 명소, 오리건주의 유일한 국립공원인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였다. 거대한 화산폭발이 만들어 낸 칼데라 호수는 600m가 넘는 수심 가득 맑은 하늘을 그대로 품고 있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절벽과 짙은 숲, 여름임에도 간간이 남아있는 잔설은 그곳이 천계인지 인간계인지의 구분을 흐리게 할 정도였다.
문명의 자취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대자연의 호수 너머로 해가 저물고 하늘이 짙은 남색으로 물들 무렵, 가족은 호숫가에 자리 잡고 밤을 맞이했다. 태양 빛이 완전히 사라진 어둠을 뚫고 별들이 앞다투어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덧 우주에 있는 모든 별이란 별이 크레이터 레이크의 고요한 물결 위로 쏟아져 내렸다. 바람 한 점 없는 밤,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순간 속에서 유일한 생명인 듯, 영무의 아들 주인공이 조용히 일어나 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갓 지은 시를 읊기 시작했다.
저 별처럼 한때, 나는 없었습니다.
한 줌의 망설임 속에 갇힌 존재,
빛을 보지 못한 채, 이 세상 바깥을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용기가 나를 부르고,
당신의 사랑이 나를 감쌌기에,
나는 비로소 이 세상에 발 디딜 수 있었습니다.
별이 흐르는 이 밤,
저 깊은 호수 위로 당신의 눈물이 떨어집니다.
그 눈물 속에 나는 자라났고,
그 사랑 속에서 나는 숨을 쉬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나를 품어준 당신이 있었기에,
이제 나는 한 줄기 빛으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제, 나의 길을 걸어갑니다.
나에게 빛을 준 두 사람,
당신들이 나의 별이며, 나의 처음입니다.
당신들이 나의 고향이며, 영원한 나의 우주입니다
주인공을 바라보는 영무와 영주의 눈에 별빛이 내려와 방울방울 눈물로 맺혔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어둠 속에서도 사랑은 한 줄기 빛으로 피어올랐다. 오직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영주권’ 임을 서로는 서로의 눈빛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포틀랜드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미리 도착한 우버 택시에 짐을 실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가족이 모두 뒷자리에 앉은 뒤 조수석에 올랐다. 자리에 앉아 운전자에게 인사를 건네려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소스라치듯 놀랐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운전사는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그것도 매우 낯익은 한국 여자,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에게 배정된 운전자의 이름을 확인했다. 그녀였다. ‘Eunchil, Do’,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모든 꿈과 희망, 삶의 의지와 건강까지 한순간에 앗아 가버린 희대의 사기꾼, 도은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존재를 알 리 없는 그녀에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물었다.
“안녕하세요. 한국 분이시군요? 제가 아는 분하고 너무나 닮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분은 대단한 부자여서 돈으로 넘쳐났거든요. 저는 설마 그분인가 했어요. 아니 근데, 어떻게 택시 운전을 하시게 된 거죠? 실례가 안 된다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뒷말을 흐리자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말을 낚아채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저도 한때는 넘치도록 부자인 적이 있었습니다. 편의점 14개에 쇼핑몰까지 운영하며 돈을 쓸어 모았죠. 근데, 사람 하나 잘못 만나 신세 망쳤습니다. 그 남자는 자기가 미국 시민권자라고 사업가 행세하며 저를 감쪽같이 속였어요. 저는 그 남자를 철석같이 믿었고요. 결국 서로 깊이 사랑한다는 확신이 생겨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정말 우습게도 그 남자는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모두의 축하를 받아야 할 결혼식 날, 제 모든 걸 훔쳐서 달아났습니다. 극도의 희극이 참극이 되기까지는 채 두 시간도 걸리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그는 시민권자도 사업가도 아닌 전과 7범의 사기꾼이었어요. 그것도 저와 같은 불법 이민자 신세였죠. 감쪽같이 속아서 제가 15년간 모은 모든 재산을 한꺼번에 날렸어요. 그놈 덕분에 저는 불법 이민자 신세로 고향에도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지요. 저는 정말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참!”
도은칠의 슬픈 듯 선한 눈매를 보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공항에 도착해 짐을 모두 내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가방에서 자신의 책 한 권을 꺼내 무언가를 적어 도은칠에게 건넸다.
“다가오는 7월 7일, 당신의 생일이 되면 당신은 전생의 모든 저주에서 풀려날 겁니다. 인생은 돌고 도는 거랍니다. 용기 잃지 마시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처럼 착하게 사세요. 은칠 씨,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작가, 주영무.”
가족과 함께 모든 수속을 마친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출국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공항 대기실 한쪽에 옹기종기 앉은 노숙자들 중 유독 한 사람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눈길을 끌었다. 언뜻 봐도 동양인으로 보이는 그는 꿈속에서의 자신과 너무 닮아 있었다. 동전과 1달러 지폐 몇 장이 든 작은 바구니 옆으로 매직으로 쓴 그의 글이 나타났다.
“I wanna go home. To my mother, Please! I am a Patient on kidney dialysis. Need kidney transplant. 엄마가 계시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저는 신장 투석을 받는 환자입니다. 신장이식이 필요합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꺼내 노숙자의 바구니에 넣었다. 놀란 듯 바라보는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Wake up, my friend, it's your turn!”
<현실이라는 고통의 꿈에서 깨어나세요.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그동안 소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저의 책이 출간되어,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소개합니다.
지난해 4월 블로그를 통해 공모한 작가 11분과 함께 공동으로 기획하여 집필한 책입니다. 출판 경험이 거의 없는 아마추어들이 모여 많은 합평과 편집을 거친 후, 10개월의 여정 끝에 어렵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저도 또 동참해 주신 작가님들도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움도 많았고 부족함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글과 책을 통해 한층 성숙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언제나 쓰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예스24" 명상/치유 에세이 베스트 1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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