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마지막.
입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을 거라던 주치의 선생님의 말대로 정말 모든 고민과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 후 학기 중에 두 번을 더 입원했고 약을 여러 번 바꾸기도 했다.
세상은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을 눈여겨본다. 이전에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과정도 결과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나도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멍청한' 사람이 될 거다.
지금 나는...
일주일에 한 번 가던 병원을 5주에 한 번씩 띄엄띄엄 간다.
잘 맞는 약을 찾아서 쭉 잘 먹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때부터 지금까지 십몇 년 가운데 우리 가족이 가장 화목하다.
사랑한다는 말이 항상 들리는 집에서 살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른다. 어쩌면 더 힘든 일들이 숨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앞날에 대한 대책 따위 없는 어리석고 한심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 하나쯤은 좀 멍청하고 생각 없이 살아도 되겠지.
이상으로 '폐쇄병동에 들어가다' 카지노 게임북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