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아: 무서워서 그랬어요. 평소 같으면 이불 밑에 숨어서 밤이 지나가길 기다렸을 거예요. 근데 어제는 진짜 모른 척 눈 감아 버리면 전부 다 죽을 것 같았어요. 아빠가 먼저 술병을 휘둘렀어요. 엄마 얼굴에서 피가 흘렀어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잖아요. 살아야 했어요. 엄마를 지켜야 했어요.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았어요. 눈을 희번덕거리고 침을 질질 흘리던 그건, 괴물이었어요. 우리 아빠가 카지노 게임었어요. 부엌칼이냐 가위냐 그런 게 중요한 게 카지노 게임고요. 그때 손에 잡히는 게 뭐였건 간에 저는 정신없이 휘둘렀을 거예요. 내 손 위로 검붉은 온기가 번졌어요. 엄청 뜨거울 줄 알았는데 그냥 따뜻한 정도였어요. 아빠 피였어요. 상처로 입으로 코로 피가 너무 많이 흘렀어요. 저 진짜 딱 한 번, 아빠 가슴을 찌른 게 다예요.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어요.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는 줄 몰랐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 김영숙: 제가 그랬습니다. 남편이 마실 술에 약을 탔습니다. 카지노 게임요, 그게 뭔지는 몰라요. 한 시간만 지나도 구멍이란 구멍마다 피가 흘러넘칠 거라고 했어요. 남편 숨이 끊기면 욕조에 옮길 생각이었어요. 손목을 깊게 그어 물에 넣고 피를 옮겨 담으면 자살로 위장할 수 있을 거라고 그 사람이 알려줬어요. 남편의 죽음이 사고로 처리되고 나면, 그러고 나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생겼어요. 그런데 약을 먹고 얼마 안 있어 남편이 이상해졌어요.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침을 뱉기 시작했어요. 소주 병을 벽에 던져 깨트리더니 남은 조각을 허공에 정신없이 휘둘렀어요. 말리려다 얼굴이 베었는데 하필이면 그때 방문이 열렸어요. 그때까지 아이가 깨어있을 줄은 몰랐어요. 눈 깜짝할 사이였습니다. 아이 위로 고꾸라진 남편을 밀어내고 나서야 알았어요. 아이 손에 가위가 들려 있었어요. 덜덜덜 떠는 그 손을 씻기고 가위를 닦았어요. 지문을 지워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는 잘못이 없어요. 제가 죽인 겁니다. 아이가 찌르기 전부터 이미 남편은 약을 먹었다니까요? 아이가 카지노 게임었어도 결국은 죽었을 거예요.
* 정건휘: 요즘 하도 단속이 심해져서 새로운 거래처는 뚫을 엄두도 못 냈어요. 기존 고객님만 대상으로 거래했습니다. 네, 저희랑 한 번이라도 거래한 적이 있었던 분들만요. 네? 자살로 위장하다니요?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카지노 게임요. 모르는 사람입니다. 만에 하나 저희랑 접선했다 한들 진짜 약을 받아 갈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적당한 선에서 금액을 받고 작은 봉투 하나를 손에 들려 돌려보낸 적은 있는데 그건 전부 가짜에요. 그냥 쉽게 말해, 비타민 같은 거란 말입니다. 김영숙 씨 ... 카지노 게임요. 이름도 처음 듣습니다. 애초에 저희 고객 명단에 여자는 없어요. 텐 퍼센트 고객 명단에서 빼돌리는 건데, 거기 여자가 왜 낀답니까. 아 진짜 카지노 게임라니까 그러시네. 어차피 잡힌 거, 제가 거짓말해서 뭐 한답니까? 그리고 애초에 이게 기분 좋아지는 약 이지, 덥석 죽어버리는 독약이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