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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칼렛 Apr 14. 2025

50대 중간관리자 입니다

그게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시나요?


지난주 금요일, 김 교수님과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트립1849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때 김 교수님이 계산대 앞에서 말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 더 계산해주세요. 내일 아침 것도요.”

웃으면서 던진 말 한마디였지만,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질려버렸다. 업무추진비로는 저녁 식사는 가능하지만 커피값은 결제할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결국 나는 내 개인카드로 계산을 해야 했다. 더구나 나는 핸드폰 페이를 사용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서 결제하는 걸 본 김 교수님은 분명 그것이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내일 아침 것도요"라고 말하는 그 태도에 나는 정이 뚝 떨어졌다.다음 날, 복집에서 점심심사를 하면 몇번이나 전화가 왔지만 거절하고우리 아파트 옆 카페로합류했다.

커피숍에 앉은 자리에서 이사장은 김 교수님을 자주 초청하라는 말을 꺼냈고, 김 교수님은 해양아카데미 때 앞뒤로 하루 더 묵고 싶다며 웃었다. 나는 대답을 흐렸다. 이사장이 눈치채고 물었다

“어째 대답이 시원찮냐?”

곧이어 김 교수님에게 물으셨다.

“김 교수, 양 씨 책 받았소?”

카지노 가입 쿠폰은 미소를 띠며 아쉬운 듯 덧붙였다.

“아뇨.”

그때 김 교수님이 대답했다.

"이번에 그사람 새 책 또 냈어."

“아, 뭘 받아요. 어차피 쓰레기통에 들어갈 건데요. 작년에도 호텔 쓰레기통에 버리고 왔습니다.”

그날, 김 교수님을 공항에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강 이사가 운전하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이사장이 뒷좌석에 계셨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다시 물으셨다.

“김 교수 자주 부르자는 말에 왜 대답이 시원찮았냐?”

그래서 나는 커피값 문제부터 차근차근 설명드렸다. 공식 경비로 처리도 안 되는 돈들이 매번 나가고, 운영비 쓰기도 까다로운 상황에서 계속 부담되는 것이 이제는 솔직히 버겁다고 말했다.

그러자 카지노 가입 쿠폰이 말했다.

“그런 거 네 돈으로 하고 나중에 나한테 청구하면 되지. 내가 돈 안 줄 것 같냐?”

나는 그 말에 참았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아니요, 카지노 가입 쿠폰님. 애매한 영수증 처리 안 되는 지출, 그렇게 찔끔찔끔 나가는 돈이 얼만데요.가랑비에 옷 젓는다고그게 한두 번이면 몰라도, 제가 지금까지 얼마나 감당했는지 아세요?”

그때 강 카지노 가입 쿠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 교수님에게 양 씨 얘기 하셨어요?”

나는 어이없다는 듯 쳐다봤다.

“뭔 김 교수님에게 양 씨 얘길 해요? 그 사람이 뭐라고요?”

강 카지노 가입 쿠폰는 다시 되물었다.

“아니 그럼 왜 김 교수님이 책을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그 질문에 나는 더는 참지 못하고 말을 쏟아냈다.

“그렇게 양 씨를 흠모하시면 직접 가서 고백이라도 하시든가요. 왜 세 번째나 되는 이 상황에서도 자꾸 저한테 그 이름을 들먹이시는 겁니까?

작년에 하눌넝쿨가든에서도 당하시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잖아요. 강 카지노 가입 쿠폰님 그여자에게사람 취급도 못 받으면서.... 강 카지노 가입 쿠폰님 그 좁은 의자 사이로 조심조심 비집고 들어가서 양 씨에게 고개 숙이고 인사했는데

양 씨는요? 고개 뻣뻣하게 쳐들고 앉아서 강 카지노 가입 쿠폰님 쳐다보지도 않고 ‘네.’ 한 마디 하더군요. 그런 행동이… 그 눈엔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십니까?”

그 순간, 뒷좌석의 카지노 가입 쿠폰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최 선생 앞에서 양 씨 얘기하면 안 된다고…”

나는 멈추지 않았다. 말보다 상처가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님도 아시잖아요. 제가 그 사람 싫어하는 이유를. 안 가겠다는 사람 겨우 설득해서 데리고 갔으면, 최소한 저에 대한 배려라도 하셨어야죠.

양 씨가 거기서 저한테 그런 식으로 구는 걸 뻔히 보셨으면서 왜 가만히 계셨습니까? 카지노 가입 쿠폰님만 대접받으면 그만인가요?

그렇게 제가 감정 쓰레기통처럼 방치되니까, 누구든 저를 상대로 선을 넘잖아요. 왜 그걸 방치하세요?”

카지노 가입 쿠폰은 그제야 작게 말씀하셨다.

“장례식장에서도 나도 무안해서 혼났어…”

양 씨 남편의 장례식 날, 카지노 가입 쿠폰이 같이 가자고 하시길래 강** 총무님을 함께 모시고 조문을 갔다.

양 씨는 조문장 입구에서부터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카지노 가입 쿠폰님! 카지노 가입 쿠폰님! 카지노 가입 쿠폰님 오셨네요!”

그 목소리는 남편을 잃은 슬픔은 온데간데 없고, 마치 학예회 무대 뒤에서 아버지 등장한 아이처럼 들떴다.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애도의 기색은 없고, 남편의 장례식 자리에 사회적 지위 있는 인물이 왔다는 걸 주변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안달 난 눈빛이었다.

“몇 시엔 누가 오기로 했고, 그 다음은 ○○이 오기로 했고…” 장례 절차에 집중하기보다는, 조문객 리스트를 읊으며 스케줄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남편이 누운 자리는 배경일 뿐, 그녀는 조문의 중심에서 ‘사회적 인맥’을 과시하고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도 그 모습이 민망하셨는지, 우리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양 선생, 여기 강 총무님이랑 최 선생도 오셨어요. 고맙다고 인사 좀 하세요.”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도 안 돌리고 말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님을 모시고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속으로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 뽑고 싶을 만큼 모욕감을 느꼈다.

그리고 오늘, 나는 강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앞으로 제 앞에서 양 씨 얘기하지 마세요. 저는 그렇게 사회적 지위에 목말라 하는 사람, 바퀴벌레만큼 징그러워합니다. 그 사람은 지금 제가 사무처장이니까 '처장님, 처장님' 하면서 아부하지만, 제가 곤궁한 처지에 있을 땐 제 눈도 마주치지 않던 사람이에요. 사람이 여일한 데가 있어야죠.삼십 개가 넘는다는 그 화려한 이력 중, 제대로 된이력이 몇 개나 됩니까? 자기가 김건희야 뭐야.


매해 자비출판 책을 들고 와서 세 권씩 뿌려대고… 심지어 영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번역서까지 들고 다니며, 무슨 ***전기니, *** 명예박사니 뭐니… 그런 무분별한 자기포장은 지식인의 윤리와 품격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이며, 언어 능력과 내용 이해 없이 진행된 번역은 학문적 진정성을 해치는 지적 기만 행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진실되지 못한 과잉포장은 저와 맞지 않아요.

사회적 지위가 있는인물이 오면 슬픔도 지워지고, 조문도 무대가 되고, 책을 나눠주는 것도 자기 과시의 수단이 되지요. 나는 그런 사람들 바퀴벌레만큼 혐오해요. 아주 징그러워 한다고요.그러니내 앞에서 다시는 그사람 얘기하지말고정말로 그 사람이 대단해 보이고 흠모하는 마음이 드신다면, 저에게 그 이름을 들이대지 마시고, 혼자서 흠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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