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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나무 Mar 23. 2025

'죽고 싶다'는 카지노 게임 내게 건네는 말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아, 죽고 싶다'라는 카지노 게임 담담하게 찾아왔습니다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이 커서 너무 우울해진 탓인 걸까?

생활은 그냥저냥 해나가는 것 같고 때로 웃기도 하는데 그럼 가면우울증 같은 걸까?

이런저런 증상들을 헤집어보고

애써 떨쳐버리려고도 하던 중에


어? 그러고 보니

우리는 일상에서도 카지노 게임 싶다는 말을 꽤 자주

많이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었죠


"시험 망쳤어! 으앙, 죽고 싶어"

"길 가다가 사람 많은 데서 확 넘어졌지 뭐야!

쪽 팔려서 죽고 싶었어"

"아, 일이 잘 안 풀려서.. 확 죽어버리고 싶네"


친구끼리 이런 말을 할 때, 그런 하찮은 일로 생명을 거는 거냐며 나무라거나 화를 내는 일은 드물 겁니다

그만큼이나 안타까운 속을 털어놓을 따름인 걸

잘 아니까요

그저 표현할 다른 말, 방법을 찾지 못해서일 뿐


그래서 곰곰이 카지노 게임해 보았습니다

'죽고 싶다'는 카지노 게임이 내게 건네는 말은 무슨 뜻일까 하고 말이지요


그러자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런 카지노 게임이 들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대학생 때, 학업과 진로 계획을 세웠던 것이 좌절되었을 때였지요

무게에 힘이 들어서

가까운 분께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귀 기울여보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친구로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마음이 건네려는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건 어떤 날은....

'너무 보고 싶어'

어떤 날은

'이젠 지쳤어'

어떤 날은

'회사 가기 싫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또 다른 날은

'피곤해'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런 뜻이라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말인지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어서

좀 더 적절하게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친구인 날 위해


그렇게 귀 기울이는 연습을 하고 나서

대학생이었던 내가 건네던 말도

무엇이었는지

그제야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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