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님은 어쩌다 P님이 되었을까?
P님은 박씨가 아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P님과의 업무는 곧 암초에 부딪치기 시작온라인 카지노 게임.
첫 번째 암초는 보고서였다. P님의 보고서는 어지러웠다.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 문장에 핵심 내용만 있지 않았다.
P님이 작성한 보고서 발췌
1) 변경 내용 : 학습 효율 및 효과 극대화를 위한 주제 취사선택 및 사내강사 활용방식 변화 필요
- 역할별 핵심/필요 역량의 취사선택
- 사내강사 멘토링 방식의 변화
2) 상세 내용
- 역할별 최상위 핵심/필요 역량 2가지 선택하여 교육
- 사내강사 액션플랜 멘토링 → 사내 SME 사전 인터뷰를 통해 실제 사례를 도출하고, 외부강사 교육 프로그램에 적용
Ex) 현업의 실제 고민에 대한 해결방안 탐색 프로그램으로 실제 적용 효과 극대화
변경 내용과 상세 내용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 상세 내용에서 나온 내용이 변경 내용에서 또 나온다. 읽은 내용을 또 읽는 것 같은데 본인은 다르다고 써놨다. 억지로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 뇌가 피로해진다. 핵심 내용 정리를 읽는 이가 다시 해야 했다. P님이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님의 머릿속도 P님이 작성한 보고서와 비슷할 것 같다. 정리되지 않은 내용들이 덩어리째 있었던 것 같다.
P님의 보고서는 근거도 부족했다. 보고서의 목적은 상사에게 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것이다. 설득을 하려면 주장이 분명해야 하고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P님의 보고서에서 주장은 (반복되어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있긴 있었다. 그러나 왜 해야 하는지 설득할 이유는 빈약했다.
P님이 작성한 보고서 발췌 2
1) 변경 내용 : 트렌드 캐치를 위한 메타버스 체험 신설
2) 상세 내용 :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 이해 과목 추가
3) 기대 효과 :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하기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체험을 통해 각 직무별 메타버스 활용 방안을 고안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새로운 업무 능력 확장을 기대
트렌드 캐치를 해서 어디에 활용하겠다는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메타버스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기도 하고 필요한 이유를 느낌적으로는 알겠다. 그런데 우리 조직에 도입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 팀장님과 대표님을 설득하기엔 부족온라인 카지노 게임. 점쟁이도 아니고 팀장님과 대표님에게 잘될 것 같은 느낌이 오니까 이 일을 이렇게 하게 해달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P님이 이런 기획안을 쓴 것은 MBTI 유형중 인식형 P형이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암초는 '계획'이었다. P님은 계획을 세우는 데 약온라인 카지노 게임. 게다가 P님은 하나의 일을 하면 빠져 들어서 다른 일을 잊어버리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P님은 내가 일을 부탁하면 그 일을 먼저 처리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신의 일의 일정관리는 잊어버렸다. 내가 일을 부탁하더라도 본인이 맡은 일은 그 일대로 진행해야 하는데 새로운 일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종종 업무가 늦어지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는 늘 일정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관계를 신경 쓰다가 관계가 나빠지는 것이 아이러니온라인 카지노 게임. 관계에는 감정 말고 이성도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하다 하다 일정계획표 양식을 엑셀로 만들어서 주었다.
주차별로 나눠서 업무를 프로세스별로 쪼개서 넣으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실 이 계획도 MBTI세계관에서 철저한 계획형 인간 유형인 찐 J 가 보면 마뜩잖을 수 있다. 덜 세세하다. 어쨌든 P님은 성실히 그것을 채웠다. 그러나 지키지는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계획을 세우는 일은 우리 팀에서 특히 중요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원은 적은데 해야 할 가짓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교육업무를 하는 인원은 두 명이었고 동시에 두세 개 일을 진행해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동시에 여러 일을 할 때에는 대개 계획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놓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작은 과업을 나누고 데드라인을 정하는 타임라인이 필요온라인 카지노 게임. MBTI의 J 성향이 필요하다. ENFP인 P님은 이런 계획을 세우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계획을 세세하게 세우는 경험이 부족온라인 카지노 게임. 대신 직관에 의해 그때그때 일처리 하는 전형적인 P형 인간이었다. P님이 박씨가 아님에도 P님으로 불리게 된 이유다.
P님의 P적인 성향에서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먼저 살펴본 뒤 하나하나를 진행해야 하는데 나무 하나하나를 보기에도 벅차보였다. P님의 머릿속은 정리되지 않고 복잡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불편한 점은 그때그때 피드백해서 고치면 됐다. 기분 나쁘지 않으면서도 보고받는 분 입장을 알 수 있도록 피드백 문구를 개발하는 것도 일이었다. "P님 신점을 잘 보나요? 보살님도 아니고 근거를 써줘야 팀장님이랑 대표님이 승인을 하실 수 있어요." 그제야 P님은 수정의 필요성을 알아챘다.
이 과정에서 P님의 장점이 빛을 발하기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피드백을 흡수하려는 자세가 큰 장점이었다. P님은 조그마한 피드백이라도 반영온라인 카지노 게임.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으면 피드백을 주는 것을 멈췄을 것이다. 피드백을 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피드백을 흡수하려는 P님에게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피드백을 주고 고치는 일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었다. 근본적으로 머릿속을 정리하고 계획하는 연습, 생각을 깊게 하는 연습을 하면 P님이 회사에서 더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P님이 가진 문제의 해결은 내게도 중요하기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앞으로의 내가 P님을 케어하느라 괴로울 것이 예상됐다. 나는 혹이 아닌 덕을 얻고 싶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누가 누군가에게 지적을 한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러나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근본적으로 P님이 생각하는 방식 자체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가 그 증거였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계획 없이 일했던 사람이었다. 정리도 못온라인 카지노 게임. 만년 고과 B였다. 그러나 글쓰기에서 깨달음이 있은 이후로 고과 A를 받게 됐다. 글쓰기를 통해 논리적 사고를 하고, 머릿속을 정리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것은 다른 사람과 일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었다. 글쓰기 연습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타인을 위해서 꼼꼼하고 세세하게 생각을 전개해나가는 연습이 됐다. 이는 논리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다.
하나의 글을 완성해내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야 했다. 읽는 사람을 위해 분명하게 써줘야 하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함을 깨달았다. 내가 깨달은 것을 후배도 깨닫기를 바랐다. 내 입장에서는 나와 같이 일하기 좋은 사람, 후배 입장에서는 어딜 가도 분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이 되어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했다. 그렇게 P님과 주 1회 글쓰기 코칭을 시작하게 됐다.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매와 많은 사용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이모티콘 구경하러 가기
https://e.kakao.com/t/cafe-moment?t_ch=share_link_we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