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머스 마켓에서 찰칵
나의데스크탑컴퓨터에는62,951장의카지노 게임과1,103개의 비디오가저장되어있다. 백업을할때가한참지난휴대폰에는7,843장의카지노 게임이있고, 지금켜기귀찮아서확인하고싶지않지만노트북과외장하드에도역시어마무시한양의카지노 게임들이빛을발하지못한채켜켜이잘익은김치처럼익어가고있을것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카지노 게임 찍는 걸 좋아했다. 처음 24장의 카지노 게임만 찍을 수 있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한 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처음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넣게 된 것은 생생하다. 때는 2002년, 한창 홈쇼핑에서 "핫"한 아이템이 바로 소니 디지털 카메라였다. 그 이후로 필름 카메라는 서서히 잊혀 가고, 찍은 카지노 게임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이토록 혁명적인 기기의 길로 뒤도 돌아볼 새 없이 갈아타게 되었다.
처음 내 돈을 주고 구입한 렌즈 교환식 DSLR 카메라는 캐논 450D였는데, 캐나다에 이민 온 2010년 때 즈음 구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중고로 나름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었다. 지금 팔려고 하면 10불도 안 나오는 껌 값이 되어버렸다는... 그래서 팔지도 못하고 서랍 어디인가에서 먼지만 켜켜이 마시게 버려두고 있다. 그래도 그 카메라와 줌이 없는 50mm 단렌즈로 열심히 돌아다니며 일상을 기록했고, 2012년 뉴욕 여행 때 찍은 카지노 게임들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마음에 드는 탑 10에 든다.
그때 찍은 뉴욕 카지노 게임들로 쓴 브런치 글: /@beyunique/12
카지노 게임을 잘 찍는다는 건 어떤 걸까. 요즘처럼 누구나 휴대폰으로도 고화질의 카지노 게임을 찍을 수 있는 시대, '카지노 게임작가 (포토그래퍼)'의 경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모호해졌다. 밴쿠버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무수히 많은 포토그래퍼들을 만났는데, 어떤 이들은 팬시한 카메라 없이, 휴대폰 하나로 전문가 못지않은 예술적인 카지노 게임들을 찍어내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장비와 성능에 관계없이 단순히"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사실만으로 자신을 포토그래퍼라 칭하던 사람들도 있었으며, 어떤 사람은 10,000불 (거의 천만 원에 육박하는) 짜리 기기를 가지고 있어도 거지 같은 카지노 게임들을 찍어내 나를 경악시키기도 했다.
잘 찍은 카지노 게임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카지노 게임의 정의는 구도와 색감, 그리고 빛에서 오는 듯하다. 좀 더 풀어 말해보자면, 보는 눈이 편안할 수 있는 안정된 구도와, 시선을 끄는 색감, 그리고 빛만 잘 곁들여도 좋은 카지노 게임이 탄생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믿는 바이다. 그렇다면 좋은 구도와 색감은 어떻게 탄생하고 빛은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나는 평소 외출할 때마다 카메라를 챙겨 다닌다. 다니는 곳곳에서 어떤 순간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이 일상적인 순간의 포착인 것도 있지만,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일상의 모습을 찍는 것은 카지노 게임을 잘 찍을 수 있는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연습방법이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오늘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파머스 마켓(한국어로 하면 농산물 직판장 정도 되겠지만 굉장히 힙스터스러운)을 갔다가, 작년 겨울의 끝자락 즈음, 푸드 포토그래퍼 친구와 갔던 겨울 파머스 마켓에서 찍은 카지노 게임들이 떠올랐다. 디지털 카메라의 폐해(라고 쓰고 내가 게을러서라고 읽는다)는 카지노 게임을 찍는 게 너무 쉬워진 탓인지, 좋은 카지노 게임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화된 공간 안에서 잊히는 순간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다행히도 그때 찍은 487장의 카지노 게임을 솎아내고, 가벼운 보정을 거쳐 이 곳 브런치에 공유해 본다.
형형색색의 야채들이 가득한 파머스 마켓과 예쁜 소품들로 가득한 푸드 포토그래퍼의 집에서 찍은 카지노 게임들을 보니, 장소 및 피사체도 카지노 게임의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카지노 게임 찍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닐까.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하지 않았던가.
밴쿠버 파머스 마켓 정보
Vancouver Farmer's Market: eatloc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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