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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 시 작 Jan 13. 2025

영하 12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서 골다공증 검사받고 나오다가..

- 기다림 (1) -

차곡차곡 일상


꽤 추웠던 목요일, 영하 12도라 하지만 체감상으로는 영하 20도쯤으로 느껴졌던 그날 난 어이없게도 버스를 30분이나 기다렸다. 멍 때리고 딴생각하다가..




아침 10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골다공증 검사 예약이 되어 있었다. 하필이면 이렇게 추운 날. 검사받기 전 뼈가 먼저 얼어버리겠다고 아이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집을 나섰다. 한 번 예약변경을 한 터라 또 바꾸기가 뭣했다. 굳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고집하는 이유는 가지다. 하나는 가격이 5천 원이라는 것과 이유는 허리와 골반의 수치를 따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날 또 느꼈지! 병원은(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병원은 아니지만) 예약을 변경하면 그때 가서 또 다른 변수가 생긴다는 것을. (앞으론 어지간하면 변경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며 9시 10분 버스에 올랐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실 앞, 평소 같으면 대기 인원이 있었을 텐데 아무도 없었다. 날이 추워 날짜를 변경했음에 틀림없다. 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니 나름 괜찮네라고 생각한 순간, 숨고를 시간도 없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실에서 들어오란다. "누워서 엄지발가락 모으고 두 손 바닥에 붙이세요" 이게 뭐라고 할 때마다 긴장된다.

결과는 바로 나왔다. 쪼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허리 쪽은 골감소증, 골반은 역시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마우스를 클릭하며 결과를 설명하는 의사 선생님의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이 꽤 구부러져 있었다.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의사 선생님과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수치가 좀 나아지긴 했으나 약 먹으며 계속 열심히 운동하란다. 동병상련(?)의 미소를 주고받으며 진료실을 나왔다.


햇님이 어지간히 기지개를 켰을 시간인데 아침보다 더 추웠다. 이런 줄 알았으면 장갑이라도 끼고 올 걸... 난 답답할 걸 싫어해서 장갑도 모자도 내복도 끼지 않고 쓰지 않고 입지 않는 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정류장에 왔다. 헉 버스가 15분 후 도착이다. 이런 된장...

씽씽 부는 바람에 살이 아플 정도로 추웠으나 버스정류장에 있는 열선 깔린 의자에 앉으니 나도 모르게 옛날 일이 생각났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7살 때의 일이다.

엄마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나가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지금도 그렇지만ㅎㅎ. 더울 땐 덥다고 추울 땐 춥다고 단풍들 땐 단풍 본다고 나갔다.


어느 겨울날 대학로 소극장에 연극을 예매해 놓은 날이었다.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은 영하 17도였다. 아이한테 물으니 그냥 간단다. 그래서 갔다 그냥. 2시 공연이었는데 3팀 와 있더라. 공연 관계자분이 추운 날 와 준 게 감사하다며 공연을 감행하겠단다. 7명은 맨 앞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펑펑 터지는 연기를 마시며 마냥 신기하게 연극을 감상했었다. 근데 공연 끝나고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날 소극장 뒤에 있는 난방기가 고장 나서 작동을 안 했다는 것을. 어쩐지 춥더라 했다.

아무튼 공연이 끝나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붕어빵을 먹으러 갔다. 가끔 가는 '소뿡이'라는 집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다.) 신나게 사각형 붕어빵을 먹고 있었는데 주인장이 곧 수제 카지노 게임 사이트스크림을 출시할 거라며 예쁜 그릇에 한가득 담아 가져오셨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스크림을 좋아한다.

내 딸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다.

고로 딸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스크림을 좋아한다."


이 논리에 맞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맛있게 열심히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스크림을 먹었다. 그리고 바로 화장실로 가서 배를 비워냈다. 이한치한은 이열치열과 결이 좀 다른 것 같다 ㅎㅎ. 너무나 미안해하시는 사장님 소뿡이 값을 안 받겠다 하셨으나 그건 아니지. (본의 아니게) 배도 비웠겠다 붕어빵집을 나와 신나게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그날 일이 생각난다. 날짜도 공연 제목도가게의 위치도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추억의 실루엣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러다가


어어어~버스가 지나갔다. 눈 뜨고 바로 앞에서 버스를 그냥 보내버린 거다. 전광판을 보니 다시 15분 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장갑이라도 가져오는 건데. 혼자 승질 내고 중얼거리다 외투에 붙어있는 모자를 뒤집어쓰고 손을 호호 불며 다시 기다림에 들어갔다.

30분 후 추위에서 구해준 기사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자리에 앉았다.

인생은 날씨가 덥든 춥든 그리고 대상이 무엇이든 누구든 기다림의 연속인가 보다.


(기다림 (2)로 이어집니다.)


* 오늘의 단어는 버스정류장

バスてい(바스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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