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을 모아야 한다. 기어이 앞에 나가고, 뒤에 나가고, 급히 나가고, 더디 나가고, 미리 준비하고 뒷일을 준비하면 모든 일을 이룰 것이다.
영화 <하얼빈은 지금 우리에게 명령한다. 불을 밝히라고. 어둠에 갇힌 나라에 민중이 일어나 모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채근한다. 죽은 자의 말이 산자의 귀에 박힌다. 김훈의 책 <하얼빈을 읽고 짧지만 굵은 여운에 사로잡혔었는데 영화 <하얼빈은 화면을 꽉 채운 멋진 영상에 놀라고배우 현빈을 통한안중근의 말에깊은감명을 받는다. 특히나 차디찬 얼음이 깔린 두만강을 기고 걷고 쓰러져 다시 걷던 안중근(현빈)의 고독한 발걸음이 내 머릿속에잊지 못할 강한인상을 남겼다.
영화<하얼빈포스터 캡쳐
누군가는 말한다.
역사를 배워 뭐에 쓸 거냐고. 노벨상을 받은 한강은 말한다. 죽은 자가 산자를 살린다고. 과거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한계를 돌파할 지혜를 얻기도한다. 절절한독립투사의 이야기를 보고 듣기 전에는 나라의 독립과 국민의 주권, 자유와 평화라는 말은교과서나뉴스에서나 보던 생경한단어였다.사람과 대면하는 일이 점점 사라지고 AI며 로봇이며 첨단 기기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차가운 도시에 살고 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알 수 없고동네서 만나는 사람과 인사 한번 하기 힘든 요즘애국심은내게 먼 단어였을뿐.
하지만나라가 잘못되는 것 같으면달랐다. 시민들은일제히 광장으로 나가 목소리를 내고위정자들에게 경고했다.따스한 차나 음식을선결제하며 서로를 챙겼고,모인 자리는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정리하고 치웠다.민중은따뜻하고 단호했다. 온갖 케이팝 야광봉이 한껏 빛을 발하는광장을 보라.2024년판민중의 외침은 모습은 변했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그 마음만은변함없다.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무료 카지노 게임고하지만 유구한 역사 속에서 보면 비슷한 욕망과 비슷한 갈등, 그리고 비슷한 싸움을 반복하면서 살아간다.우리나라의 민중들은 적의핍박과 설움을 받고온갖 부당함을 참고 버티다가결국 힘을 모아위기를 돌파할 출구를만들어내곤했다. 영화 속에서 이토히로부미는 말한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
때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매일 열심히 사는 개미 같은 민중의 피와 땀으로 위정자들은 사는 게 아닌가.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얻고 그들이 대단한 사람인 양 으스대지만 실은 굽신거리고 떠받치며나라를 움직이는백성이 없다면 그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 우매한 윗사람들이 나라를 어지렵혀도 조용히 불을 들고나가 어두운길에불을밝힌 것도 국민이다.
고뇌에 찬 리더
지금 우리에겐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안중근은 일본군의 우두머리를 잡았다가 풀어주었다. 그는 곧 배신했고사사건건 그의 앞길을 막고 괴롭힌다. 그리고 변절자 동지를 내치지 않고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거두어들임으로써 그를용서했다. 그는 인간을 믿었다. 고결한 소명과 인간에 대한 신의로 그는 대의를 이루어냈다.
요즘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상식 없는 행동을 뻔뻔하게하는 사람도있고, 그런 사람을옹호하는 자도있다.선의를 지킨 사람도 범죄무료 카지노 게임 되기도 하고 웃음거리도 되는흉흉한 시대.대의를 지키고 인간을 믿는 행동은 자칫 무모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는 흔들림없이 나아갔다. 적장 이토히로부미를 직면하여 처단했다. 그리고기나긴 고통 끝에 조국도 독립을 되찾을 수 있었다.
민족의 평화와 독립은 먼저 간 그의 동지와 죽음을 건 그의 행동을 발판으로 성공한 것이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자신은 물론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가진 고문을 당무료 카지노 게임 해도 나라를 위한 명분과 독립의지를 지킬 수 있을까. 쉽게 그렇다고 답할 수 없을 것 같다. 상황이이러한데 그렇게 힘겨운 싸움과 고문을 이겨낸 독립운동가들에게 우린 무엇을 주었는가. 품위유지를 할 만큼의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도받지 못한 채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독립유공자의 이야기를 종종듣곤 한다.참으로 불공평하고 무정한 세상이다.
리더란 그저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따라 사는 자일 것이다. 뒤에 올 고통이나 공적에 연연하기보다는 지금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해내는 자. 그 고독한 여정을 누가 쉽게 따라갈 수 있겠는가. 시퍼렇게 언 두만강을 뚜벅뚜벅 걸어 나왔던 안중근의 무거운 발걸음은 어디로 향했을까. 죽으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허망하게무료 카지노 게임 동지들을 대신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그는다시일어섰다. 그 차디찬 강바닥에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기어이건너왔으리라. 빚진삶을 갚고자 그는 흔들림없이 직진하였으며 끝내 적장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빚진 삶
지금 우리가 사는 안락함과 편안함은 누군가의 땀과 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안중근과 동지들의 모습에서 그것을 다시 기억해냈다. 이름 모를 사람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편온한 일상이 그저 기적이었음을깨닫는다.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