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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듬 Apr 21. 2025

[부록] 환장의 카지노 쿠폰

캐버샴 와일드 파크에서 돌아오기


카지노 쿠폰

캐버샴 와일드 파크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 열 시쯤 들어가서 세 시가 좀 안 되어 나왔으니, 다섯 시간 정도 둘러보았던 셈. 하고 싶었던 것, 보고 싶었던 것들 충분히 보고 나오니 금세 한나절이 갔다.

아침에 왔던 대로 카지노 쿠폰를 타고 숙소로 가기로 했다.

외진 곳이라 택시가 많이 있을까 싶었는데 금방 택시가 배차됐다. 배차를 받은 드라이버는 십 분 정도 카지노 쿠폰를 기다리게 했다. 기름을 넣고 온다며 미리 메시지를 주어서 그런가 보다, 하며 그늘에서 기다렸다.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뭐 잠깐 기다리는 것 정도라고 생각해서 괜찮았다.

50미터 정도 앞에 택시가 들어오는 걸 본 우리. 차량 번호를 앱과 대조하고는 차가 서자마자 뒷자리에 탑승했다. 자연스레 안전벨트도 바로 채웠다. 그런데 기사가 출발할 생각은 않고 나더러 "예약을 취소"하란다. 어리둥절한 나는 카지노 쿠폰 앱을 다시 켰다. 이게 무슨. 이 기사와의 예약은 어디 가고 새로운 기사가 내 배차 요청을 새롭게 승인한 상태였다. 나는 이미 차에 탔는데? 어떻게 된 거지?

당황하지만 않았다면, 그리고 내가 카지노 쿠폰를 써 본 경험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사태를 금방 파악할 수 있었을 텐데, 난 일단 새 배차에 놀라 서둘러 새 예약을 취소했다. (이때, 그냥 내렸어야 했는데!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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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기사의 끊임없는 뒷거래(?) 요구가 시작되었다.

1. 예약이 취소되었는데, 숙소까지 데려다주겠다. 캐시를 달라.
- 불가능하다, 카지노 쿠폰 현금 한 푼도 없다.
2. 캐시가 없으면 ATM에서 출금해서 달라.
- 카지노 쿠폰 ATM 출금도 안 된다. 크레딧 카드뿐이다.
3. 그럼 내 페이 넘버로 송금해 달라.
- 그것도 불가능하다. 우린 외국인이라 송금 못 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 내리겠다고 했다. 정당한 계약 관계없이 자꾸만 딜을 하려는 기사에 대해 신뢰가 사라져 있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예약)도 없는 건 꺼림칙하고 괜히 무섭기도 하고. 안전벨트를 푸는 우리를 보던 기사가 급히, 그럼 카지노 쿠폰 예약을 다시 요청하라고 했다. 자기가 예약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컴포트'로 요청해 보라며. (이때, 그냥 내렸어야 했는데! 222)

얼떨결에 카지노 쿠폰 컴포트로 배차 요청을 했고 바로 이 기사가 승인을 했다. 그러고는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내내 기사가 자신의 어머니, 친구, 지인과 하는 통화를 함께 들었다. 오가는 언어가 영어가 아니고 힌디어 비스무리해서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하는 채로. 중간에는 우리더러 "코리안? 사우스? 노스?" 같은 시답잖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숙소로 가는 내내 이게 숙소로 가는 길이 맞는지 이상한 길로 접어들지는 않았는지 지도를 보랴, 왜 이런 사태가 났는지 내가 무얼 잘못한 건지 궁리하랴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숙소에 잘 도착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긴장감이 극도로 올라갔다가 훅 떨어진 카지노 쿠폰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워 버렸다. 남편은 철저하게 타국의 이방인이 되어 불안에 떨었던 상황에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당장이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 파랑새는 근처에 있었는데. 내가 몰랐네.

남편의 말은 '집 나오면 고생, 집이 천국이다'처럼 들렸다. 몸을 뉘여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니, 그제야 상황이 분명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차량 탑승 직전에는 잘 잡혀 있던 예약이 탑승 직후 보니 취소되어 있었다. 이건 분명히 기사의 의도적인 취소였던 것 같다. 수수료 없이, 현금으로 더 많은 돈을 챙기려고 하려다 안 되겠다 싶으니 '컴포트'로 그나마 더 비싼 운임을 받았다.

머릿속이 정리되니 이제는 분노가 일기 시작했다. 왜 아까는 어리바리, 기사에게 휩쓸려서 그 차를 타고 왔을까 스스로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뭐랄까, 영어도 못하는 카지노 쿠폰 부부 단둘이 예측 불가 상황을 맞닥뜨리니, 그저 버겁게 느껴지고 심적 타격이 크게 온 듯했다.

결국 나는 카지노 쿠폰 고객센터에 내가 겪은 일을 상세히 남겼다. 영어는 잘 못하니까 상세히 한글로 적어 번역기 돌려서. 간혹 주어가 잘못 적힌 건 정도만 고쳐서. 글이 엉망진창이어서 의사 전달이 안 된대도, 어디다가 "우리 너무 억울해! 얘기 좀 들어줘!" 소리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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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도 않았던 회신이, 제법 금방 왔다.


"우리는 이 일을 심각하게 보고 있어, 기사한테 그 상황이 있었다는 확인도 받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이 정도의 답변이 왔다. 나는 잘못을 일러바치고 조금은 개운한 마음이 들었다. 기사의 잘못된 행실은 있었지만 실질적 피해는 대단히 없으니 보상 같은 건 없나 보다 싶었고.


카지노 쿠폰에서 내 결제 건을 취소했다는 건 사흘 후에야 알게 되었다. 우연히 열어 본 내역, 영수 금액이 0.00달러로 바뀌어 있었다. 카지노 쿠폰, 얘네 뭐지.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그런 건가. 고객에게 보상을 할 거라면, 자랑스럽게 회신을 해서 보상 사실을 고객이 모를 수 없게 만드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하여간 카지노 쿠폰로 숙소에 도착하기까지 들었던 시간과 돈,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조금이나마 위로받는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슬프지만 이 나름 우리의 경험치가조금올랐다고 여길 수 있는 마음의 틈이 좀 생겼고. 안타깝게도지금보다 더더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촉각을 세워야 하는 여행은 안 하고 싶은 마음도 아주 조금 싹튼 것도 같지만 말이다. 환장의 카지노 쿠폰였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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