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데요
대관절 '오빠'라는 호칭에는 어떤 마력이 있기에 많은 남성들은 '오빠' 소리를 듣기를 사양하지 않는 것일까. 친구 중 한 명은 친·외가 양쪽에서 첫 손주라 동생들만 그득그득해서 누굴 '오빠'라고 부르는 것을 어색해했다. 때문에 학교에 다닐 때 '선배'나 '형'이라는 호칭을 더 즐겨 썼는데, 그때마다 남자 선배들은 으레 극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그냥 오빠라고 부르라니까!"라고 말하곤 했었다.
우리 집은 희한할 정도로 내 대에 남자아이가 귀해서 손위에 남자 형제가 없었는데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소리를 하는 데는 별로 거부감이 없긴 했다. 이제 누군가를 '카지노 게임 사이트'나 '언니'로 부르기보다는 '선배'라고 부른 시간들이 더 길어지면서 저 친구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선배'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보다 좋은 점은 성별 중립적이고 조금 덜 사적이며,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연령 중심주의에서도 조금은 비껴 나 있다는것이다. 나이가 적건 많건, 성별이 여성이건 남성이건, 선배는 그냥 선배다. 나보다 더 오래 일을 했고, 경험이 있고, 가르쳐 줄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자, 함께 일을 하는 동료다.
다만 입사 연도에 따른 기수제를 철저히 따르고 있는 기자 사회로 오면 연령 중심주의의 자리를 연차 중심주의가 대신 채우기 때문에, '선배'라는 호칭이 참으로 미묘한 뉘앙스를 띠게 된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들이받는' 것이 용인되기도 하지만 수직적 위계 구조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는 이 모순적인 동네에서는, 동갑이거나 더 어리지만 연차 차이가 나는 선배가 간혹 '인생 선배'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지 않다. 그럴 때나는…… 그저 가만히 있는다. 어쨌든 그가 나보다 몇 년 더 사회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쌓은 것은 맞다. 그리고'오빠/언니가 말이야'보다는 '선배가 말이야' 쪽이 더 낫기도 하다.사적인 관계에서까지 우위를 점하고자 하려는 의도는 전자보다 후자가 덜해서 그렇다.
그런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기는 한다. 후배들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선에서 나는 후배를 대할 때 '아랫사람'이 아니라 그저 '동료'로 대하기 위해서 무척 애쓴다. 나보다 일을 잘하고 영민한 후배들은 무척 많고, 해가 갈수록 더 많아지고 있고, 그런 후배들 앞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랍시고 매사에 거들먹거린다면 무척 우스운 꼴이 될 것이다. 차장이나 부장을 달지 않는 이상에야 그들과 나 사이에 직급이나 업무에 있어서 크게 차이가 없기도 하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그들이 내게 먼저 조언을 구할 때 그간의 경험을 돌이키며최선의 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주는 것뿐이다. 아주 가끔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지위를 활용해서 후배들에게 우산을 씌워 주는 것도 내가 할 일이다. 너무 어렵다. 연차가 찰수록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