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 글을 통해 사람들과 깊이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내 안에 어느 정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마음이 부쩍 커졌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 걸까?
아마도 좋은 글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껴본 경험 때문일 것이다. 정신에 번쩍 금이 가고 마음속으로 빛이 스며드는 듯한 순간을 여러 번 경험했다.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때마다 생각했다. '나도 내 생각을 아름다운 언어로, 진실한 글로 표현해보고 싶다.'
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충분히 좋은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동안 주로 읽기에만 매진해왔다. 글쓰기는 가끔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이 차올랐을 때에만 시도했다. 하지만 이제는 글쓰기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시작해볼 때가 온 것 같다. 최근 읽기 시작한 대만 작가 천쉐의 《오직 쓰기 위하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저자는 비록 글이 거칠고 투박할지라도 매일 조금씩 꾸준히 쓰다 보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지가 점점 선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제 나도 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루틴을 만들어보려 한다. 오늘은 평소보다 10분 일찍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천쉐의 책을 조금 읽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이 작은 습관을 매일 반복해볼 생각이다. 왜 쓰고 싶은지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하자, 그동안 어렴풋이 느껴졌던 것들이 조금씩 명료해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든다. 글쓰기를 통해 마음속 안개를 걷어내고 숨겨져 있던 생각들의 윤곽을 선명히 드러내보자. 그렇게 하면 내가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며, 언젠가 그 풍요로움을 다른 이들과 조금이나마 나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