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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Mar 17. 2025

카지노 쿠폰 마주하며 살아간다는 것

사람은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고통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왜 나는 이토록 힘든 일을 겪어야 하는 걸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조차 이런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종종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의 존재를 찾고, 종교의 힘에 의지한다. 그러나 지난 주일 미사에서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은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신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신부님은 고통을 없애주겠다는 신도,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신도 아닌,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끝까지 견뎌낸 예수의 모습을 이야기하셨다.


강론에서 신부님은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어떤 힌두교 신자가 수도자를 찾아가 어떤 신을 믿어야 할지 묻는다. 그곳에서 그에게 먼저 고통을 없애주겠다고 약속한 바그다 신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마음이 편치 않아 보였다. 이어 고통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요파 여신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보여준다. 그는 놀라며 묻는다. “왜 저 신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까?” 그는 고통을 받아 죽고 부활한 예수라고 대답한다. 그는 결국 고통을 없애주지도, 피하게 해주지도 않는 예수를 선택한다. 수도자는 의아해하며 묻는다. “왜 굳이 고통받는 신을 선택하십니까?”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고통을 없애는 것도, 피하는 것도 환상입니다. 오직 고통을 마주하고 이겨낸 신이 진짜 신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삶의 본질을 정확히 짚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라면, 왜 우리는 오히려 고통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라고 하는 신앙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신앙을 통해 삶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기대하지만, 정작 신앙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고통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것을 견뎌내는 힘이다. 신앙은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마주할 용기를 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고통을 피하고 회피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점을 보거나 부적을 찾고, 뉴에이지 수련을 하거나 기체조를 하면서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나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통을 없애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통을 피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을 나약하게 만듭니다.” 인간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고, 고통을 피하려고 할수록 더 큰 상처와 혼란에 빠진다.


신부님은 특히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신에 의존하는 모습을 비판하셨다. 점을 치고 삼재를 두려워하며, 아홉수를 피하려 하고, 수맥을 차단하기 위해 자석을 붙이는 행위들이 모두 마음의 불안을 덜기 위한 시도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위안일 뿐이다. “고통은 그렇게 간단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고통은 우리의 삶에 반드시 존재하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견디는 것이 인간의 본질입니다.” 신부님의 이 말씀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인생의 진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우리는 고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신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고통의 부재가 아니라,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이다. 신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통은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입니다. 우리가 믿는 신앙은 고통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입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고통을 견뎌내고 마침내 부활한 것은, 고통이 결코 인생의 끝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수의 부활은 고통 뒤에 숨은 희망을 상징한다. 고통은 삶의 일부이며, 그것을 견디고 넘어서야만 진정한 구원과 평화가 찾아온다.


신부님은 마무리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다. “우리가 믿는 가톨릭 신앙은 고통을 피하거나 없애주는 종교가 아닙니다. 가톨릭은 고통을 감내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하는 종교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인생에서 고통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고통에서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쉬운 길을 찾는다. 그러나 쉬운 인생은 없다. 인생에서 고통을 피하거나 없앨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고통을 받아들이고 견뎌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성장과 깨달음을 얻는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고통을 받아들이고 끝내 부활했듯이, 우리 또한 고통을 마주하고 견뎌낼 때 새로운 희망과 평화를 발견할 수 있다. 신앙은 우리에게 고통의 부재가 아니라, 고통을 이겨낼 힘을 준다. 인생의 길은 고통의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길 끝에는 고통을 이겨낸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와 구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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