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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성프리맨 Feb 27. 2025

카지노 게임 바라보는 삶

234 걸음

https://www.youtube.com/watch?v=rVelopgHFH8




원래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를 잘 안 보려고 하는데, 오늘은 눈이 일찍 떠지는 바람에 보게 됐다.

부신 눈을 찡그린 채 한동안 뭘 보면 좋을지 찾다가 섬네일 하나에 시선이 고정됐다.

홀린 듯 클릭카지노 게임선 귀로 내용을 들었다.


'내 얘기잖아?'


나 또한 어느 정도는 내려놓음의 시기를 지나온지라 말많은소녀님의 얘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귀촌을 카지노 게임 처음 느꼈던 감정은 뒤쳐짐이었다.

한때의 동료였던 이들이 승승장구하는 반면, '나는 뭘 카지노 게임 있는 걸까...?' 싶었다.

손에서 일을 놓으니 정말로 편카지노 게임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 걱정이 더 컸었다.

주변에서는 지금이라도 현업으로 복귀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정확하게 이유를 설명하긴 힘들지만 아마도 당시의 난 지쳐 있었던 게 분명하다.

분수에 넘치는 자리에 앉아 있었던 후유증일 수도 있겠고, 모르는 새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당시의 선택에 대해선 후회하지 않는다.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귀촌 후, 유유히 바닷가를 거닐며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일은 행복에 가까웠다.

가끔 안부를 전하는 지인과의 통화에선 이런 나의 삶을 부럽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반대로 나는 그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내가 있어야 될 곳은 저기였는데.'


몸의 편안함이 정신의 편안함과 통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치열함에 노출되어 있던 그 시절도 지나고 나니 카지노 게임이 나는구나.'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어느 하나도 내려놓은 게 없는 상태였다. 단지 무소속으로 바뀐 게 전부였을 뿐이다.




다음으로는 조급함이 찾아왔다. 귀촌의 목적이 인생대역전은 아니었지만 뭔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커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걱정이 생겼고 곁에 있는 아내도 나의 마음을 닮아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살면서 언제 또 이래 보겠어."

"그렇겠지?"


귀촌 초기엔 아내를 달래려 했던 말이었는데 그 삶이 삼 년이 넘도록 이어질 줄은 몰랐다. 말로만 불안해하던 나와 달리 아내는 일을 하고 있고, 여전히 난 백수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중이다.

삼 년 정도 되니 이제는 과거의 내 모습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회사를 다닐 수 있었던 걸까? 아마도 이세계의 나를 착각 중인가?'


째려보는 아내의 눈빛 앞에서 잠시 카지노 게임하는 척 눈을 감아버렸다.

여전히 대출금의 잔액을 볼 때면 깊게 숨어 있다고 생각했던 조급함이 다시 고개를 추켜올린다.

언젠가는 조급함을 벗어날 대안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다짐만 해본다.

다짐도 해본다.

다짐을 해볼까?




또 다른 감정으로는 무기력함이 있겠다.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자매품으로 나태함도 있다.

어차피 나는 카지노 게임 구경하는 입장일 뿐인지라 바삐 사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볼일이 많아졌다.

한때는 무리 속에 나도 있었겠지.


무리를 바꾸는 일(이직)은 잦았어도 무리를 떠나서 살겠다고 카지노 게임한 적은 없었다.

지금 내 모습을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버그'에 가깝다.

정말로 예기치 못하게 툭- 카지노 게임 생긴 현상이랄까.

물론 가끔씩은 아무것도 안 하는 삶을 상상해 보긴 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하루에 컴퓨터 앞에서 뭔가를 끄적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과거 8시간 기본 노동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1/4 토막 수준이거나 1/3 토막 정도 될 거 같다.

이전 노동과 지금의 일의 차이점이 존재한다면?


'돈이 되고 안되고의 차이?'로 정리할 수 있겠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돈이 안 되는 걸 일이라고 부를 수 있나요? 회사에 나가는 제1원칙인 '돈 버는 일'에 위배되잖아요!


'비전' '꿈' '성장' 등 다양한 키워드를 가져다 대며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돈이 전부다. 일단 의식주 앞에서 '돈'이 들지 않는 행위가 있기는 할까?


이렇게 생각할 때마다 내면에서는 무기력함이 느껴지곤 한다. 자유롭게 살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데, 돈을 벌려면 자유를 일부 포기해야 한다. 이제는 하루 2-4시간 정도 컴퓨터 하는 것도 힘들어하니 그야말로 무기력함과 나태함의 상징이 아닌가 싶구만.




그럼에도 불구카지노 게임 나는 희망찬가를 부르려 한다.

비록 음치에 박치라 오디션에 통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생이라는 게 그리 쉬운 일이던가.


누군가에겐 이해받지 못할 불편함일 수도 있겠지만, 난 적당히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크게 티 내지 않고 적당히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

물론 적당히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선이 존재할 테지.


"이거 다 내 희생이 밑바탕 되는 거잖아? 맞지?"


맞다. 현재로선 아내의 희생 위에서 얻어진 임시적인 평화로움에 가깝다.


"감사합니다 가장 님.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나요?"

"그대의 존재가 불편하게 만드는데?"

"......"


그렇다고 내가 사라져 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나도 집안에서 한자리 차지카지노 게임 있을 생각이다.


"가끔씩 난 오빠가 참 신기카지노 게임 이해가 안 된다?"

"무슨 말이오 소자."

"말투 집어치우고. 아니 뭐가 그렇게 매사에 긍정적인 건지 어이가 없단 말이야."


그녀의 질문에 말대신 온화한 미소로 답했다.


'지금이 좋으니까.'


그리고 대책 없어 보이는 나의 긍정은 근자감과도 통한다.


"오디션에서 100점을 받는 친구보다는 현재 10점인데 앞으로 90점을 채워갈 수 있는 친구를 뽑고 싶어요."

-영웅재중 김재중


-40대에 10점을 받았다면 이미 망한 거 아닌가요?


괜찮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내 목표는 자격증 통과 커트라인 점수인 60점 정도다. 적당히 적당히.

물론 오디션에 뽑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만, 모두가 스타가 될 수는 없지 않겠나.

작은 별도 반짝거리는 것은 큰 별과 다를 게 없다. 단지 빛의 밝기와 크기 차이랄까.


혹은 거리의 차이일수도 있고.


거리의 차이는 곧 상대성이 존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단지 지구에 두발을 딛고 거리를 무시한 채,


"저 별은 뚜렷하게 빛나니까 큰 별이고, 이 별은 흐릿카지노 게임 작게 반짝이니 작은 별일 거야."라는 생각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나의 희망찬가는 그러한 시선과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어쨌건 반짝일 수 있게 날마다 조금씩 반들반들하게 닦아는 놓자.

비록 치열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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