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걸음
카톡을 예전만큼 쓰지는 않지만 가끔 사용한다. 내가 주로 쓰지 않게 됐다 뿐이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 중인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실행하게 된다. 카톡을 실행하면 메인 중간쯤 '생일자'에 대한 정보가 뜨곤 하는데 나는 꽤나 시간을 들여서 유심히 살펴봤다.
'이번 주는 제법 온라인 카지노 게임인 사람이 많네.'
물론 나는 카톡에서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알림이 뜨지 않도록 설정해 놓은 지 오래다. 회사에 다닐 땐 이를 통해 기프티콘을 보내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괜히 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알림이 뜨게 해 놓아서인 듯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차라리 나는 받지 않고 남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챙겨주는 방향을 택했달까.
혹시 요즘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에게 기프티콘을 발송하냐고?
과거엔 그랬고 지금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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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생긴 일 중 하나를 소개해보겠다.
내게는 오래전부터 친분을 유지해 온⎯20년이 넘었으니 오래됐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친구와 동생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우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하루 차이다.
[카톡!]
'딱히 카톡이 올일이 없는데? 그러고 보니 오늘이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군.'
내용을 보진 않았지만 왠지 기프티콘 발송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메시지를 확인했다.
S님으로부터 기프티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예상이 맞았어.'
문제는 Y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내일이라는 거였다. Y가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야! 이게 뭔 짓이야.]
[아니 내일 Y형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잖아. 오늘은 프리맨형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고. 겸사겸사 보냈어.]
[하 씨...]
이 와중에 나도 기프티콘으로 각각 S와 Y에게 선물을 보냈다.
[미치겠네... 야 이게 뭔 짓이야? 우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루차인데 이렇게 서로 보내고 받을 거면 이게 뭔 지X이냐고. 차라리 내 돈 내고 사 먹는 게 낫지. 우리 동네엔 여기 치킨집도 없단 말이여.]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우리끼리 자축하고 좋잖아. 겸사겸사 오랜만에 연락도 나누고.]
잠시 후 Y에게서도 기프티콘이 도착했다.
[자 됐어? 우리끼리 주고받는 거 내년부턴 하지 말자고 응? 이게 다 상술이여. 연락하고 싶으면 그냥 연락하면 되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하루 밖에 차이 안나는 놈들끼리 우습지도 않아서 정말.]
다시 한번 어떻게 된 건지 정리해 보자면,
S와 '나' = 같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 다음날 Y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었다.
S가 먼저 나와 Y의 생일선물을 챙겼고, 다음으로 내가 S와 Y의 선물을 챙겼다. 마지막은 Y가 다시 S와 내 선물을 보냄으로써 마무리. 우리는 서로서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좋게 몇만 원 씩을 써버렸다. 그것도 카톡의 상술에 당해서.
-아니 좋은 말 있잖아요. 그래 '마케팅'이라고 하면 될 걸 가지고 상술이 뭐래.
여하튼 Y의 일침 이후 우리가 무지성으로 주고받던 기프티콘 사태는 더 이상 생기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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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나는 예전 동료 몇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알림이 뜨면 선물을 보냈었다. 왠지 선물을 보내면서 몇 마디라도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 탓이다.
[뭐예요! 갑자기 선물 보내줘서 깜짝 놀랐잖아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아참 잘 지내시죠?]
기프티콘의 효과는 굉장했다. 평소 왕래의 빈도가 현저히 낮아졌던 사람에게서도 즉톡이 오게 만드는 효과라니.
[잘 지내요 ㅎㅎ 그냥 안부도 궁금하고 해서 그리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고 뜨길래 보냈어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네. 감사해요 ㅎ.]
그런데 어색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왠지 채팅을 이어나가는 게 남사스러운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딱히 내게서 선물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유난을 떠는 것만 같았다.
'여기서 메시지를 더 써도 될까. 혹시 부담 느끼려나? 생색내는 것처럼 보이면 어떡하지?'
고민 끝에 타이핑 중이던 메시지를 삭제해 버렸다.
'뭘 바라고 보낸 게 아니잖아. 이걸로 됐어.'
내 딴에는 마음을 썼다지만 상대에게는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자 감흥이 사라졌다. 결국엔 내가 궁금하고 생색내고 싶어서 벌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착잡해지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잘 지내요. 좋은 하루 보내구요.]
긴 글 대신 짧은 인사로 마무리지었다.
[프리맨도요.]
이걸로 됐다. 그런데 이 서운함은 뭔지. 이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알림을 보더라도 기프티콘을 보내는 행동도 멈추었다. 아마도 서운함의 원인은 '나 혼자 뭐 하는 거지?'라는 마음과 '나는 어차피 못 받잖아?'라는 어긋난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결국 티 안 내고 보내는 걸로 만족하려던 내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로 결론이 나버린 셈이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선물 못 받아서 서운한 나'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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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지 불행인지 회사생활을 접고 나니 기프티콘을 주고받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 예전에는 커피 쿠폰류도 쌓여 있어서 '어떻게 해야 기간 내에 사용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한 적도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애초에 쿠폰 같은 거 구경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게 다 어차피 갚아야 될 비용이라고."
아내는 현명한 사람이라 차라리 안 주고받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래도 받으면 기분이 좋잖아."
"에효.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그거 다 상술이라니까? 심지어 싸지도 않아. K사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고."
그런데 지금 내가 K사에서 운영 중인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혹시나 담당자님께서 보시고 "옛다 페널티!" 하며 글을 지하언저리 어딘가에 가둬두는 건 아니겠지?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사실은 브런치 좋아해요!)
귀촌과 동시에 나를 옭아매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알림에서 강제로 해방되어 버렸다. 초반에는 관성처럼 남은 습관 때문에 기프티콘을 몇 번 보냈지만 이제는 완벽히 해방되었다. 안타깝지만 K의 마케팅이 내겐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이와 동시에 카톡에 접속하는 빈도도 많이 줄었다. 안 쓴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한정으로 카톡은 여전히 범용적이고 실용성 높은 서비스 중 하나이니 끊고 살 수는 없지 않겠나.
오늘도 문득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 알림이 뜨는 걸 지켜봤다. 예전처럼 직접적으로 축하를 전하거나 따로 메시지를 전하진 않았지만 혼자 속으로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축하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기프티콘 보내는 돈 아까워서 안 보내는 거잖아요.
맞다. 추가로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는 것도 있고. 그래서 그냥 조용히 속마음으로만 축하했다.
'어차피 상대방도 나의 마음씀을 원치 않았을 거니까요.'
함부로 단정 지을 순 없지만,그럼에도 나는 지금의 기분이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든 붙잡으려 해도 멀어지는 인연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단순히 때가 돼서 기계적으로 보내는 축하 하나에 얼마나 많은 감정과 마음을 담을 수 있으려나.
이제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지켜볼 생각이다.
일부러 유난스러워 보이는 일을 벌이며 눈치를 보지 않을 생각이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벌인 행동 또한 결국엔 내 욕심이 많이 들어가 있었음을 실토한다.
자연스럽지 못한 행동은 상대도 자연스럽게 받아줄 수 없는 게 아닐까.
연이 닿는다면 언젠가의 어딘가에서 우리가 만나 얼굴을 맞댈 순간이 오리라 편히 생각해보려 한다.
그때엔 마음을 담아,"밥 한 끼 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