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본업처럼 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한국인들에겐 아파트만큼이나 친숙한 공간입니다.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최고의 편리성과 다채로운 푸드코트, 디저트를 바탕으로 한국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당일배송의 나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보면 많은 대형 백화점들이 2010년대부터 전자상거래와 트렌드에 뒤따라가지 못해 폐업하거나 매각되었으며, 백화점업을 크게 발전시킨 미국에서도 일부 고급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오늘날 공간만 낭비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 식당을 운영하는 멕시코의 백화점이 더욱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한국으로 치면 신세계에서 비빔밥, 롯데에서 갈비탕 같은 메뉴를 백화점 이름을 걸고 팔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은 멕시코 대표 백화점인 Sanborns와 El Palacio de Hierro의 예를 들어 백화점 식당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공했는지 알아봅시다.
유럽에서 시작된 Le Bon Marché, Galeries Lafayette 등 최초의 백화점들은 차를 팔았고 다과와 음식을 제공하는 옥상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의 백화점 Macy's의 시카고 지점에는 Walnut Room이라는 유명한 식당이 있었으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컸던 백화점 Marshall Fields에서는 자체 브랜딩한 민트 초콜릿을 팔았습니다. 이상의 <날개에도 나왔던 경성 미츠코시 백화점의 옥상은 커피, 다과를 파는 카페였습니다.
백화점이 음식을 파는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여 시간을 보내게 하려는 목적이 있지만, 백화점 건물이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에 대한 수요를 자연스럽게 식당으로 충족시킨 점도 있습니다. 20세기 초에 지어진 백화점들은 당시 기술력과 자본력이 총동원된 화려한 건축으로 지어졌고, 고층건물이 많지 않은 유럽이나 중남미의 경우 백화점이 대체로 그 근처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습니다. 경성처럼 옥상에 식당, 바를 마련할 수 있는 공간은 백화점이 유일했던 것입니다.
멕시코의 경우도 유럽의 트렌드를 그대로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식당을 겸비한 매우 고풍스러운 백화점들이 19-20세기 초에 지어졌습니다.
Sanborns는 멕시코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백화점 중 하나입니다. 1903년 설립된 역사가 꽤 오래된 백화점이고, 멕시코 혁명 당시에 에밀리아노 사파타와 동료들이 들러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혁명이 끝난 이후 1920년 창립자 Frank Sanborns는 오늘날 "Casa de los Azulejos"로 유명한 타일장식 궁전을 사들여 레스토랑으로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것이 Sanborns 식당 전설의 시작이었습니다.
레스토랑으로 떠오른 Sanborns 답게, 오늘날 Sanborns 거의 대부분의 지점에는 카페나 식당이 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메뉴가 수십 가지가 넘고 각종 빵, 음료까지 완비되어 있으며 음식 퀄리티와 서비스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자체 브랜드 초콜릿도 있습니다. Sanborns 식당은 타코부터 칠라킬레스, 브런치 등 어지간한 멕시코 메뉴는 다 취급하며 특히 크림 들어간 엔칠라다(Enchiladas Suizas)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쯤 되면 얘네는 백화점을 재미로 하는 요식업 프랜차이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꽤 음식에 진심입니다.
가격은 타코 3개에 190페소 (=13,000원) 정도로 일반 레스토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느낌입니다. 멕시코 도심에서 식당 찾아보기 귀찮다면 Sanborns 백화점에 가서 먹어보는 것도 의외로 괜찮은 선택입니다.
멕시코 럭셔리 리테일의 자존심과도 같은 El Palacio de Hierro (이하 Palacio)도 1850년 세워졌으니 역사가 꽤 오래되었습니다. Palacio는 Zocalo 광장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 유럽식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유명하고, 영업면적 5만 제곱미터가 넘는 호화 지점을 부촌인 Polanco, Santa Fe에 운영합니다.
Palacio 역시 대부분 지점이 식당을 겸하고 있고 Restaurante Palacio뿐만 아니라 Cantina de Palacio, Le Bistro Palacio 등 바 컨셉의 식당도 운영합니다. 럭셔리 컨셉인 만큼 멕시코풍으로 재해석된 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가격은 타코 1개에 140페소 (=10,000원)로 착하지 않지만 오리고기, 등심 타코 등 납득이 갈 만한 퀄리티입니다. 특이하게 자체 식당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백화점처럼 푸드코트도 같이 있어서 가격별로 먹을거리가 많습니다.
Cantina de Palacio는 밖이 훤히 보이는 멋진 풍경과 더불어 살사 카트가 유명한데, 여기서는 전담 직원이 재료를 절구에 갈아서 요청대로 살사를 만들어 줍니다. 멕시코에 많은 고급 식당이 있지만 여기서 먹은 살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자체 식당을 멕시코처럼 백화점에 마음 놓고 전개하기는 쉽지 않은데, 안 할 이유가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 올라가는 재료비, 인건비가 부담된다
- 그 면적으로 물건을 더 진열해 파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 요식업과 리테일업에 필요한 재능, 전략은 다를 수 있다
- 요식업은 대체로 이직률이 더 높아 관리하기 까다롭다
- 굳이 자체 식당을 만들지 않고 공간만 빌려주는 푸드코트 형식이 자본이 덜 든다
- 소비자를 만족시키기가 더 까다롭고 컴플레인도 더 들어온다
그럼에도 멕시코 백화점들이 굳이 돈과 공간을 들여서 식당 운영을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됩니다.
1. 멕시코 재벌이 운영함: Sanborns와 Palacio는 각각 한때 멕시코 재계 1, 2순위였던 Carlos Slim, Alberto Bailleres (전 사장, 현재는 아들이 경영)이 운영합니다. 한국에도 재벌이 있지만 멕시코 재벌의 자본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Carlos Slim은 900억 달러 수준의 자산가로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와 나란히 거론될 정도의 세계 5대 부자입니다. 그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Alberto Bailleres 역시 100억 달러의 자산가입니다. (이재용 회장과 비슷) 이 정도 자금력을 감안했을 때 적자 좀 난다고 오랫동안 해온 식당을 닫을 이유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2. 인건비가 낮음: 멕시코 시티 기준으로 웨이터의 평균 월급은 60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인건비 때문에 전부 기계로 대체하고 1-2명만 일하는 식당이 늘고 있지만 멕시코에 오면 4-5명의 웨이터들이 항상 대기 중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문만 열어주는 웨이터도 있습니다. 식당은 일반 판매업에 비해 사람이 훨씬 많이 필요한데, 멕시코에서는 낮은 인건비 덕에 크게 부담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3. 브랜드 정체성으로 고착: 사실 이게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되는데, 이미 100년 가까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식당처럼 운영하다가 이제 와서 닫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Sanborns의 경우 거의 먹으러 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어서 그것마저 버리면 Liverpool, Woolworth 등 다른 중저가 경쟁자들과 차별성이 없어져 버리는 악수를 두는 셈입니다.
정리해 보자면, 판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백화점의 입지는 계속 좁아지고 있고, Palacio처럼 럭셔리를 표방해 공간의 미학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한 경우를 제외하면 Sanborns와 같은 중저가 백화점들의 설자리는 애매하다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Sears나 JC Penney처럼 당장 내일 역사 속으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지도 높은 식당이 있다는 것은 멕시코 백화점업을 어느 정도 버티게 해 주었으며 세계적으로도 성공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레스토랑만 잘한다고 다는 아닙니다. Sanborns는 이미 최대 경쟁자인 Liverpool에게 시장을 대부분 내어준 상태입니다. Liverpool은 공격적인 확장과 디지털화 그리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앞세워 멕시코 리테일 시장을 거의 장악하였고, 반면 Sanborns는 구식 인테리어 그리고 잡화점스러운 제품구성으로 인해 밥 먹으러 오는 사람들 말고는 발길이 많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마 대규모 리모델링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식당으로 사업을 바꿔야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멕시코인들도 Sanborns의 안쓰러운 상황을 알고 있지만 대체로 요리를 잘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