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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리 Apr 30. 2025

카지노 쿠폰 원을 가진 마음으로 산다는 것

오백 원이면 코인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를 수 있고 천 원이면 세 곡인데... 즉 오백 원의 가치는 노래 한 곡만큼의 가치이고 천 원이면 노래 세 곡만큼의 가치라는 것인데 그게 비례배분에 어긋나는 지점 때문에 오백 원과 천 원의 가치는 혼란스러워진다.


어쨌든 카지노 쿠폰 원은 천 원의 딱 절반인데 그걸 부를 수 있는 노래 곡 수로 가치를 따지면 삼분의 일 밖에 되지 않으므로 천 원을 내고 세 곡을 부르지 않으면 카지노 쿠폰 원은 왠지 가지고 있어도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천 원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딱 절반만큼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절반 하고도 그 이상의 얼마를 덜 갖고 있다는 느낌.


그게 얼만큼인지는 영원히 확정될 수 없는 무한의 영역에 있고... 나는 얼만큼을 덜 가졌는지 혹은 잃어버렸는지 무엇에 의해 그리 된 것인지도 알지 못하는 채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수중에 오백 원이 있다는 건 그런 의미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엇이 더 부족한지를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마음. 그렇다고 천 원을 가진 사람을 원망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천 원에 두 곡이 아니라 천 원에 세 곡을 부를 수 있는 코인노래방 시스템이 문제인가? 하지만 오백 원이 하나만 더 있으면 천 원이 되는데. 그때는 분명 두 곡이 아니라 세 곡을 원할텐데. 그럼 도대체 무엇이 오백 원을 가진 마음을 초래하는 걸까. 오백 원을 가진 마음으로 사는 일은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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