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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평화 Apr 13. 2018

어쩌면 무료 카지노 게임가 일상을 구원한다

소소한 성취감이 일상 속 상처를 어루만진다

무료 카지노 게임요?

정부가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뒤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이력서나 (입사, 인턴, 대학생 프로그램)지원서를 열심히 쓰던 때만 해도 이력서나 지원서 포맷은 기관(회사)별로 대동소이했다.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 인적사항과 학력사항, 외부활동 및 수상경력, 문제가 된 부모님의 인적사항 등을 정도(자세함)의 차이는 있겠으나 공통적으로 적도록 했고, 10곳 중 7~8곳은 무료 카지노 게임나 종교도 적도록 했던것 같다.


어른들이 시키는 일(주로 공부)만 그저 따르던 나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표준국어대사전'상 '무료 카지노 게임'의 정의)'이 없는 재미없는 인간이었다. 노는 법도 잘 몰랐고, 즐기는 것도 없었으니 당연히 무료 카지노 게임랄게 없었다. 그렇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를 적는 칸을 빈칸으로 둘 순 없었고, 80년대생이라면 한 번쯤 배워본 '피아노'를 무료 카지노 게임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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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나 '영화보기' 등 이른바 '국민무료 카지노 게임'를 적지 않은 이유는 책이나 영화를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할만큼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은, 더 중대한 이유는, 혹시나 면접 등에서 베스트셀러나 흥행영화 등이 질문으로 나오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예상대로 특이할 것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피아노)는 면접 등에서 화두에 오른적이 없었다.


한창 업무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을 무렵, 주변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료 카지노 게임생활을 권했다. 각종 운동부터 그림, 악기 등 일주일에 1~2시간이라도 무료 카지노 게임활동을 즐기는 동료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당시에는 '잠잘 시간도 부족해 죽겠는데 뭔 놈의 무료 카지노 게임냐'며 귓등으로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평일에는 새벽달보고 출근해 별을 보고 퇴근하기가 부지기수였고 아주 가끔 일찍 퇴근(저녁 8시쯤?)한다 해도 규칙적이지 않아 정기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내 인생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는 '한가한 사람들의 노닥거림'쯤이였던 것 같다. 그때 내게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것은 그랬다.


제발 좀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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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일할땐 그렇게 '쉬고 싶다'고 해도 쉬지 못 했는데 그렇게 일하다가는 정말 죽을 것만 같아서 '일을 하지 않겠다(사직 의사를 밝히니)'고 하니 외려 '제발 좀 쉬라(사직 대신 휴직을 권유)'는 말이 돌아왔다. 그렇게 생전 처음 휴식이 주어지고 나니, 겨우 무엇인가 하고 싶어졌다. 일이 아닌 '즐기는 일'이란걸 나도 해보고 싶었다.


휴직을 하자마자 오래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요가강좌를 찾았다.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처지에 적지 않은 돈이지만, 어쩌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지 모를 무료 카지노 게임생활이란걸, 나도 하고 싶었다. 서른을 한참 넘어서서 겨우 무료 카지노 게임란게 갖고 싶어진 것이다. 그렇게 요가를 시작했다.


즐기려고 했는데 매일 소소한 보람과 성취감이 생긴다. 지난주보다 다리가 잘 뻗을때 스스로가 그렇게 기특할 수 없다. '와~ 이런 추세면 언젠가 요가강사 도전도?'라는 헛꿈도 꿔본다.(요가강사 수준으로 잘하는건 절대 아니고...이달 초엔 다리가 90도도 안 찢어졌는데 이제 90도는 찢어진다...이래서 헛꿈이지만 내 맘이니 뭐 어때)


주치의도 "무엇이든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정신적 건강을 포함해 신체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했다. (상담 때마다 '~를 안 하도록 노력하라'는 말만 듣다가 오랜만에 '계속하라'는 응원을 받고보니 기분이 묘하다)


그래서, 어쩌면, 무료 카지노 게임가 우리의 일상을 구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부딪히고 구르며 상처난 일상을 작은 성취감으로 메우도록 도와주며. 삶 속에 작지만 위대한 것들이 이렇게 많은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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