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지않은 뒤 거짓말처럼 돈 쓰는 욕구가 사라졌다
개같이 일카지노 게임 추천데 이런거 하나도 못사?
S전자에 입사한 A는 동기들 중에 가장 먼저 외제차를 뽑았다. "역시 S전자!"라며 치켜세우는 우리에게 A는 "돈 쓸 시간이 없어 돈이 모이더라"며 멋쩍어했다. 이상했다. 새벽달보고 출근해서 별보고 퇴근하는건 나나 A나 매한가지인데, 나도 돈 쓸 시간은 없는데, 내 월급은 통장에 '발도장'만 찍고 사라졌다.
A는 틀렸다. 화장실 갈 시간만 있어도 돈은 쓸 수 있다. 밥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길 '아이쇼핑만' 하자며 들어간 왓X, 올리브X에서 핸드크림과틴트를,친구를 기다리며 심심해서 들어간 로드샵에서 마스크팩을 샀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명품백을 사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쌓인 카드값 때문이었을까.월급이 통장을 스쳐지나갔다.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집에 비슷한 것 있는데...', '꼭 필요한가?' 마음 속에서 망설임이 움트기가 무섭게 부아가 치밀었다.'시X, 퇴근이고 주말이고 없이 매일 이렇게 개같이 일하는데 내가 이깟 마스크팩 하나도 못사?' 마음 속 '소비요정'과 '절약요정' 사이의 싸움은 항상 전자의 승리였다.
돈을 쓸때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것이 참 많았다. 물건을 살지 안 살지를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었고, 눈 앞에 없지만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매장에는 없는 다른 제품같은) 요구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돈을 쓰기 전까지 배려받고 존중받는 (가끔은기분과 비위를 맞추기 위한 과도한 친절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사람취급을 받는 것 같아 좋았다.
돈을 벌때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보다 많았다. 감정이나 기분, 인격 따위는 거세된 채 조직의 부속품으로 움직여야카지노 게임 추천 것이 종종 갑갑했다. 업무를 하면서 발생카지노 게임 추천 부당한 대우, 그에 따르는 모멸감은 '프로'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이유로 참아내야했다. 쌓이고 쌓이는 피로에 인지할새도 없다가, 문뜩사람대신 부품취급을 받는 기분이 들면 입맛이 썼다.
소비를 카지노 게임 추천 동안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 같았다. 소비를 카지노 게임 추천 그 찰라에 느끼는사람다운그 기분때문에 그놈에 시X비용(스트레스를 받아 지출하게 된 비용, 박문각 시사상식사전)을 얼마나 많이 썼을까.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돈을 쓰며대한민국 내수경제진작에 기여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소비카지노 게임 추천 인간이었다.
갖고싶은 것이 많은데 월급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월급이 사라지니 물욕이 안개가 걷히듯 사라졌다. 일할때보다 시간은 억만배 많아졌는데 매장에 가서 물건을 만지거나 물건을 사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하는 시간은 현저하게 줄었다. 무엇인가 사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무엇을 사는 행위에 대한 마음의 끌림이사라졌다는 말이 맞을까.
돈을 벌때는 돈을 쓸때를 제외하곤,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것만 같았는데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것 투성이다. 점처럼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부담없이 사마실순 없지만, 다X소에서 파는 여과지에 원두가루를 한스푼 넣고 뜨거운 물만 부으면 커피향이 꽉찬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보고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책을 보고 싶으면 도서관을 가면 되고, 운동을 하고 싶으면 방에 매트를 깔고 유투브에 접속하면 된다.
무엇보다 매일 사랑받고 존중받음을 느낀다. 소비과정에서 받는 존중은, 소비를 전제하고 소비가 이뤄질때까지만 제공되는 조건부 존중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로 무엇인가 사지않아도 받기 되는존중은, 내가 무엇(소비)를 하지 않아도 존중받을 수 있는 인간이고, 가끔은 세상의 일부는 내가 원카지노 게임 추천 대로 돌아가기도 한다는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돈을 벌지 않으니 무엇인가가 사고 싶어질때 고민이 깊어지긴 한다. 올해 처음으로, 일을 쉬곤 처음으로, 옷을 사러 대형쇼핑몰에 갔다. 유X클로와 HXM, 자X 등을 탑돌이처럼 돌며 빨간색 이름표를 달고 "나 세일이야"라는 아이들만 골라서 입어봤다.
'예쁜건 비싸고, 싸고 예쁜건 없다'는 진리는 바뀌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000원으로 가격이 인하된 49000원짜리 청바지를 샀다. 전같으면 '죽어라 일하는데 월급은 왜 이렇게 쥐꼬리만큼밖에 못 받고 구질구질하게 살지'라며 우울해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엔 그저 득템이 신났다.
돈은 없지만 지금이 좋다. 소비하면서도 공허했던 그때보다 소비하지 않아도 충만한 지금이 좋다. 앞으로의 삶은 돈을 벌면서 내가 사람이라는 사실을 지우지 않는, 또 돈을 쓰는 순간만 사람다움을 느끼는 그런 삶이 아닐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