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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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용 Oct 20. 2020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싫어질 때 _ 태재

카지노 게임 사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말이 몸에 들어와 말릴 틈도 없이 기분이 되었다고 한다. 그 말들을 받아 적기 시작했고, 받아 적으니 글감이 되었고, 글감이 쌓여 책이 된 것이다.

말이 기분이 된다는 말이 입 안을 떠나지 않았다. 살다 보면 '왜 저렇게 말할까?' 싶은 무수한 말을 만나고 그 말이 내 기분을 좌우하고, 짜증나고 ... 매번 좋은 말을 들을 순 없지만 항상 좋은 말만 듣고 싶다. 그럴 수 없다면 결국 받아 적을 수밖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안 좋다면 말을 추적하자. 어떤 말이 내 기분이 된 건지 찾아내서 받아 적고 읽어보자.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3인칭 관점으로. 그럼 조금 괜찮아질 것이다.

이 책은 가볍게 읽기 좋다. 뒤끝 에세이를 뒤끝 없는척하며 재미있게 썼다. 뒤끝은 없지만 표지로 귀여움의 끝을 보여준다. 텀블벅 펀딩이 아니었으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이 표지를 만났으면 안 샀다. 혹 작가님이 이 글을 본다면 끝까지 이 표지 스타일로 밀고 가시길 바란다. 초심은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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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15

이다지도 다양한 세상에서 일반화를 해버린다는 것, 그것의 가장 나쁜 점은 기대가 들어올 자리에 예상이 들어와 버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새치기로 말이다. 그렇게 되면 급기야 주변의 모습들이 지긋지긋해지고 '저 카지노 게임 사이트처럼 되면 어떡하지?', '여기 있다 보면 나도 저런 꼴이 되겠지?' 하며 누가 주지도 않은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받곤 했다. 그러고는 그 꼴이 보기 싫다며 방황을 시작했다. 실은 그 꼴을 보는 내 꼴이 싫었어야 했는데. 그때는 몰랐다.

19

어느 공간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었고 그 상황은 반복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왔다가 갔지만 내가 듣는 말의 카테고리는 비슷했다. 뻔한 상황. 뻔한 말. 사람들은 말과 기분을 남기고 가버렸다. 나가는 사람은 그걸로 끝이지만 나가지도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 말들을 곱씹으며 '왜 말을 저렇게 하지?" 하며 계속 불쾌해하는 데 힘을 쓰게 되었다.

21

그 후로 새로운 말이 들리면 일단 다 받아적기 시작했다. 일종의 받아쓰기. 받아적기 전에는 그 말들이 바로 내 몸에 들어와 말릴 틈도 없이 기분이 되었는데, 받아적고 나니까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말 한마디한마디가 내 생활의 글감이 되었다. 그 글감을 사용할지 버릴지는 나중에 글을 쓰면서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 동시에 내 기분도 결정할 수 있고 말이다.

46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건 우리도 못 한다. 우리도 모르니까. 대신 어디로든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그쪽으로 가보면 된다고, 혹시 아직 원하는 방향이 없다면 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고 말할 수는 있겠다. 모든 존재가 언제나 목표를 두고 살아가야 할까? 모르겠다. 목표가 없을 때는 표류하면 되지 않을까. 배가 자리를 잡기 위해 닻을 내리듯, 흔들리고 떠도는 사람은 종이 위에 펜을 누른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그 표류의 기록들이 모이는 곳, 그리하여 수많은 단서들을 준비해놓은 곳이다.

52

지문인식도 모자라 얼굴까지 인식하는 스마트한 세상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열고 책을 꺼내는 일이 물리적으로 무리인 일일 수 있다. 그래도 이 일이 좋다. 품이 들어서 좋다. 힘이 들어가면, 그러니까 힘들었던 일은 기억에 더 강하게 새겨지니까.

60

게을렀다. 게으르면 힘이 달리고 힘이 달리면 이쁜 말을 못한다. 그래서 말을 이쁘게 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부지런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며, 예쁘게 말할 힘을 부지런히 아껴두었다가 나누는 것이다. 말 한마디의 힘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상황을 도울 수 있고 우리의 힘을 모을 수도 있다.

그래서 말을 이쁘게 하는 부지런한 손님에게는 나도 더욱 말을 이쁘게 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또 오게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는 것도 좋지만 그와 동시에 좋았던 사람이 계속 오는 게 더 좋다. 그런 사람이 또 오게, 그런 사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나도 부지런히 말들을 챙겨놓는다.

110

진행형의 표현은 표현 자체는 진행형이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여운을 남기고 싶을 때는 다른 말을 아끼다가 "~하고 있어요."라고 마무리하면 되겠다.

120

등단이라는 제도 없이, 등장하는 사람들. 우리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작가님들은 일종의 등장인물이다. 각자의 캐릭터와 배경을 가지고 사건을 헤쳐나간다. 그것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시즌제일 수도 있고 미니시리즈일 수도 있다. 일단 등장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129

나는 누군가를 기다릴 때 시간을 정해서 기다리기보다 공간을 정해서 기다린다.

147

사장님의 너그러운 말들이 내 카지노 게임 사이트생활을 지탱한다. 사장님을 알고 지낸 지 6년, 그는 내가 저지른 실수와 오버들을 지적하거나 트집 잡지 않는다.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고, 내가 그 실수에 머무르지 않도록 어깨에 손을 톡 올려준다. 그는 평가하지 않고 나는 평가 당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받는 급여 중 가장 비싸다.

151

나는 말투가 보이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좋다. 가까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말투는 따라 해보곤 하는데,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은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없는 자리에서도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기억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에피소드도 에피소드대로 기억의 힘을 가지지만 말투도 그만큼의 기억의 힘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이유로 세상을 먼저 떠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떠올릴 때 '그런 일이 있었지.'하고 떠올리기도 하고 '그런 말을 하곤 했었지'. 하고 떠올리기도 하는 것이다.

168

"기준... 은 없고 기분이요. 그날그날 일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다른데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분에 따라 구성이 바뀌는 편이에요." 였다. 대답의 내용 자체는 엉성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기준-기분이라는 구성진 라임을 구사했음에 만족하는 답변이다. 어쩌면 이것은 분류의 기준이 명확한 다른 공간에도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일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기분이 공간과 손님에게 이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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