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의 작가는 여행지에 잠시 머물게 되면 늘 같은 곳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고 했다. 일주일간 매일 정해진 곳만 다니다 보면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아는 사람이 생기게 되는데 이 일이 꽤나 즐겁다는 것이다. 그렇게 버클리의 어느 프렌치 식당을 다니던 때, 작가는 매일 아침 마주치는 손님 중 자신과 같은 시간에 와서 펜케이크를 먹는 초로의 여성을 알게 되었다. 그 여성은 아침마다 뭔가를 쓰고 있었는데, 무엇을 쓰냐 물으니 '카지노 쿠폰'라고 대답했다. 소중한 친구들과 카지노 쿠폰로 소통한다는 마음에 감동한 작가는 "당신에게 카지노 쿠폰를 받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라고 물었고, "간단해요. 내게 카지노 쿠폰를 써주면 돼요" 라는 답변과 함께 그녀의 이름과 주소가 인쇄된 스티커를 받았다. 여행에서 돌아온 작가는 며칠 뒤 카지노 쿠폰를 썼고 답장을 받았다. 그녀의 카지노 쿠폰에서 펜케이크 가루를 발견하곤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문득, 요즘 같은 시대에 개인정보 노출 괜찮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뭔가 흐뭇한 이야기다.
#안녕은작은목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