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드저니 수업을 들었다. 지난 디자인학교에서 알게 된 까망돌님이 노트폴리오에서 진행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아트디렉팅 강의였다. 각자 가상의 브랜드를 기획하고(기획할 때도 ai 를 써보고) 그 기획의 결과물을 미드저니로 만들어보는 수업이었다. (나는 생뚱맞게 만화를 그리긴 했지만..)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공부하자는 마음은 없었다. 만약 그런 시대가 온다면, 나는 누구보다 먼저 도태될 사람이다. 그럼에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뭐길래 이렇게 난리인지, 쓰든 말든 알고나 있자 하는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다.
일단 미드저니는 유료다. 제대로 쓰려면 스탠다드 플랜을 결제해야 하는데 한 달에 30달러다. 지금 환율로 4만 3천 원이니 꽤 비싼 가격이다.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고, 디스코드라는 메신저 앱으로도 사용한다. 디스코드를 쓰지 않는 나로서는 굳이 채팅하면서 써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꽤 편했다. 돈을 쓴 만큼 사용성도 결과물의 퀄리티도 좋았다.
가벼운 감상일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배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만약 정말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때 돈을 쓰면 된다. 구독료를 결제하고 사용법도 돈 내고 배우고. 기초 선긋기부터 몇 년간 배우고 연습해야 제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라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한두 달만 돈과 시간을 쓰면 기존에 쓰는 사람처럼 쓸 수 있는 것 같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겠지만 못 따라잡을 만큼 벌어지고 하는 문제는 아닌 듯하다.
차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체의 사용보다는 (이 사용법은 앞으로 더 쉬워지면 쉬워졌지 어려워질 일은 없을 듯)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언어와 안목에서 나온다. 어떤 이미지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만들려면, 수많은 언어를 넣어가며 테스트해야 하고, 그렇게 테스트하며 만든 무수한 이미지 속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다만 그 일의 중요성에 따라, 주어진 예산이나 시간에 따라 그 과정은 함축될 수 있다. 말 그대로 뚝딱 만들어서 바로 쓸 수도 있다. 이것 역시 선택의 문제.. 아무튼 당장 해야 할 것은 무작정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배우고 써보는 것보다는 선택하는 힘, 언어와 안목을 기르는 일이 아닐까 싶다. (ai 를 쓰면서 그런 능력을 길러도 될 것 같지만, 필요 없는데 억지로 쓸 필요는 없을 듯)
요즘 내가 다르게 해 보는 것은 과정의 공유다. 디자인 시안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할 때 결과물만 띡 하고 주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되도록 세세하게 전하려고 한다.(원래 그래야 하지만.. 나는 종종 생략하곤 했다) 비대면으로 소통한다면 말로 전하지 못하는 맥락이 더 많으니 pdf 파일을 만들어 이미지와 텍스트를 담아 내 생각을 최대한 전달한다. 쓸데없고 장황하더라도 말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이 내가 ai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다. 결과로는 승부가 안될 것 같고, 과정으로 비벼봐야 할 것 같은 막연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