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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매일성장통 Mar 21. 2016

무료 카지노 게임, 시작되는 고민들을 위하여(2)

- 때로는 우연에 기대고 싶다-

40을 눈 앞에 둔

아는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유명한 점집을 알아냈다며

일요일 아침 예약을 해놓았다고


40을 눈 앞에 두면 싱글이라는 입장이

더욱 불안해질까, 혹은 개의치 않아질까.


단순히 싱글이고 아니고를 떠나

나이가 주는 무게감에 비해

변하지 않은 나의 처지와

계속되는 삶의 불안정함이

무겁게 다가올 것이다.


이십대에서 삼십되가 되면서

분명 삼십대인데

이십대에 생각했던 삼십대는


삶의 중반에서

진정한 어른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여유와 안정감이 무기인

나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변하지 않는 불안정함과 고민들

특히 나의 몸은 니가 삼십대임을

여실히 말해줌에 비해

나의 마음과 생각은 아직도

이십대에 멈추어 있는것만 같아

상상과 현실의 괴리에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사십을 목전에 둔 시점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아는 언니와 동행했다.


제법 많은 사주까페와 타로천막을

전전했건만

언니가 이끈 곳은 이른바 신점을 본다는

개인 집이었다.


분위기만으로도 머리털이 쭈뼛 설만큼

위압감을 줬으며

아침부터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는

몇몇의 여자들이 찾아 온 이유는

남편의 바람일까, 자식의 가출일까.

괜시리 추측해보곤 했다.


별도로 마련된 방에는 일대일로 들어가야 했고

먼저 들어간 언니는

'나보고 무료 카지노 게임 안하는 게 낫대'

라며 쓸쓸한 웃음을 지었다.


관심도 없다더니, 40을 앞두고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것이 문득 불안해진 걸까.


아님 진로나 돈은 비교적 정직하게

나의 노력을 반영하겠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만큼은 운명이라 할 만큼의

도박이기에

점집에 와서 물어보기에

적합한 주제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혹시 맞닥뜨리게 된다면

가장 크게 내 인생에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한 '무료 카지노 게임'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점집에 들어설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모든게 다 해결될거라고

원하는 거 다 이루며 살거라고

그것도 가까운 미래에 다 이룰거라고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이런데 올 일이 없을거라고


어쩌면 가장 뻔하디 뻔한 말이지만

답이 정해진 문제처럼

그 말을 듣기 위해

첨단화되어 가는 사회에도

각종 무속인들이

살아 남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던진 말은 그 뻔한 답 그대로였다.

별안간 나타나,

별안간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하지만

그 무료 카지노 게임은 정말 행복할 것이며

무료 카지노 게임 뿐 아니라 모든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 거란 그 뻔한 말.


그런데 나 역시 단순한 인간인지라

그 말이 그토록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내가 낸 오만원에 상응하는 말일지라도

간만에 낸 돈이 아깝지 않은 것 같고

하루종일 기분이 붕 뜬채

일어나지 않은 일을

머리 속에 드라마처럼 그려가고 있었다.


갑자기 내 인생에 들어오는 그가

나의 무료 카지노 게임에 대한 이토록 지독한

두려움을 단번에 없애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


내가 결코 가질 수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결심하기까지의 확신을

그가 나에게 가지게 해 주거나

그가 확신을 가지고 다가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무료 카지노 게임처럼

무료 카지노 게임을 통해 내 인생이 좀더 성숙하고

좀더 빛을 발하며, 좀 더 다채로운 색깔로

아름답게 빛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그런 긍정의 힘이 불끈 불끈 솟아오르고 있을 때

기막힌 타이밍처럼

연락이 왔다.


소개팅을 하지 않겠냐는 연락.


그닥 친하지 않은 예전 직장동료의 연락으로

미루어 볼 때,


심지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생각나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아마도 미혼자가 나 밖에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한 번 만나나 보라는 연락이었다.


이미 소개팅에 기대 따위 하지도 않고

이제 귀찮고, 피하고 싶은 것이기도 했지만

나의 긍정 파워는 흔쾌히 허락하게 했고,


그렇게 어느 일요일

한 무속인의 달콤한 말이


'무료 카지노 게임'에 대한

무한 불신과 불안함이 있지만

어쩌면 아주 강렬히

괜찮다고 아무 일 없을 거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나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딸깍 연결고리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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