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언제 끝나나요?
매번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대학 졸업 후, 취업이 되면더 이상 인생에 카지노 게임이란 없을 줄 알았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가끔 어학카지노 게임을 치르긴 했지만 크게 대수롭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을 들어가려고 보니 졸업까지 패스해야 할 카지노 게임이 한가득입니다. 입학을 위해 면접을 치러야 하고, 졸업 전 공인된 영어 카지노 게임, 그리고 종합 카지노 게임을 통과해야 합니다. 만일 박사 과정을 들어가게 된다면 비슷한 관문을 한 번 더 겪어야 하니, 정말 인생에 카지노 게임의 굴레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학기 중에는 주로 소논문이나 발표 형식의 과제가 중간/기말 고사를 대체하니 당분간은 카지노 게임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왠걸요. 지난 학기에 기말 카지노 게임을 치르는 과목이 등장한 겁니다. 그렇다고 과제가 전혀 없던 과목도 아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학우들에게는 청천벽력! 게다가 그 수업은 15주 동안의 진도가 매우 타이트하고 광범위해서 정리만해도 시간이 한참이 걸리는 상황이었지요.
저는 'J' 답게, 학기가 중반을 지날 즈음 계획이란 걸 세웠습니다.
미리 해 둘 수 있는 과제는 일찌감치 마치고, 지필고사 형태의 카지노 게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지요. 학우들이 교수님께 여쭈어도 세세히 문제의 유형이나 출제 경향 등은 일절 말씀 안 해주셨습니다. 뭐, 대학원생이니 당연할 걸까요.그럼 하는 수 없습니다. 범위는 수업 전체라고 생각하고, 매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자료를 주교재 삼고, 혹시 놓친 것이 있지 않을까 하여 교수님께서 추천하신 교재들을 부교재 삼아 보충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말 고사 며칠 전부터 암기에 돌입했습니다. 아울러 내가 출제자라면 어떤 문제를 낼지를 시뮬레이션 해보고, 문제 은행과 답지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카지노 게임 당일.
정말 오랜만에 카지노 게임지를 받아 들고 살짝 긴장과 흥분을 했던 것 같네요. 모르는 것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지도 생각해 두었지만, 혹시 두서 없이 답변을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있었습니다. 모름지기 서술형 답변은 내용도 다 담겨야 하지만, 그 구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조금 갸웃한 문제도 있었지만, 나름 차분하게 적어 내려갔습니다.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무렵, 오른쪽 팔에 근육통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긴장한 탓에 힘을 너무 준 건지 손 끝이 미세하게 떨리더군요. 늘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손글씨 쓸 일이 전혀 없었는데 실로 수십년만에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이랄까요.
마지막으로 학번과 이름을 잘 썼는지 확인하고 교수님께 제출하면 끝.
강의실 밖으로 나오니 먼저 끝낸 학우들이 저를 기다리며 서로 답을 맞추어 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예전 학창시절이 떠올라 왠지 정겹고 소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대학원 학점이 대단히 중요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저와 학우들이 대견하기도 했고요.
인생에서 치르는 카지노 게임이 모두 이렇게 따뜻하게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치열한 경쟁과 우열을 가리는 기제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했음을 확인하고 타인과 교류하는 매개로서 말입니다. 물로 그건 어디까지나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겠지요. 그럼에도 살면서 부득이 카지노 게임을 치러야 한다면,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이 중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카지노 게임이란 좋은 결과를 위한 하나의 관문이고, 우리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그 관문을 넘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한 것이니까요.
저는 올해도 졸업을 준비하기 위한 여러 카지노 게임을 치러야 합니다. 이 마음, 이 태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카지노 게임을 앞둔 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