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식사 한 끼: 둘만 아는 새로운 도전 음식들
아내와 여행을 할 때 나는 되도록이면 새로운 음식을 한 두 개씩은 넣어서 아내와 새로운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사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건 아내에겐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아내와 나는 음식에 있어서는 거의 정반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 나는 맛집이라면 그 맛집에 있는 모든 메뉴를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고, 아내는 한 번 맛있는 음식은 질리기 직전까지 그 메뉴만 시키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일의 아내에게 새로운 음식을 시도한다는 건 굉장한 도전이 따르지만 그 나름의 장점도 있다. 세상에 마치 나만 알고 있는 맛있는 음식을 아내에게 소개하는 그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시도한 새로운 음식이 아내의 입맛에 맞을 땐 그렇게 기쁠수가 없다. 새로운 메뉴로 새로운 즐거움하나를 더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 온통 초록빛의 세상을 느끼기 위해 떠난 담양 여행에서 소중한 보물을 하나 발견했다. 소꼬리찜, 사실 이건 나에게도 그렇게 익숙한 음식은 아니었다. 회사 점심시간에 소꼬리국밥을 먹으며 수육처럼 나온 것을 먹었던 기억이 전부였다. 물론, 맛있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먹었던 기억에 아내한테도 새로운 메뉴 도전이라는 명목하에 추천했다.
이 메뉴는 처음 볼 때부터 실패하기 힘들거라 생각했다. 꼬리수육의 비주얼이 정말 장난 아니었고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매콤한 소주 안주로는 더없이 최고일 것 같은 메뉴였다.
예상 적중이었다. 처음 꼬리뼈의 비주얼을 보고 흠칫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맛있는 고기와 함께 매콤한 부추와 소면 그리고 뜨끈한 사골국물까지 최고의 조합이었고, 사실 이 날은 장마의 영향 때문에 환경까지도 완벽한 상황이었다.
아내가 나와 처음 먹어 본음식들은 생각보다 많이 있다. 그래도 그중에서도 오랜 기간이 지났는데 맛있었다고 회자되는 음식 중 소꼬리찜이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가끔 TV나 길거리의 식당에서 소꼬리찜을 마주칠 땐 굉장히 반갑게 '나 저거 먹어봤잖아'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귀엽다.무엇보다 함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새로 생겼다는 게 좋다.
여러 가지 실패한 메뉴들도 많다. 하지만 실패해도 괜찮다. 어차피 매번 성공할 수 없는걸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여러시도 끝에 성공하는 한 두 메뉴가 더 큰 행복을 주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입맛도 변하기에 몇몇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싫어한다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함께 새로운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을 것을 알기에 다음 여행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새로운 추억을 남길지 오늘도 열심히 블로그를 찾고 지도에 식당을 체크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