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물
투명하다.
흙이나 무언가 더러운 것들과 마주하고
섞인다면 어두워지지만
그것은 원래 투명하다.
너는 본래의 모습일 때
모두가 당연하다 여기며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그 가치가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커피콩과 섞일 때는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알코올과 섞일 때는
고달픔을 달랠 수 있는
그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나의 피곤함과 개운함을
너를 통하여 씻어내고
너를 통하여 얻어내며
마지막에서 너를 닦아냈을 때
마침내 나는 상쾌함과
어울릴 수 있겠지.
그러니 이것은
당연한 너를
어딘가에서 마시거나
끼얹을 너를
아마도 ’그냥 그런가 보다 ‘ 하며
지나치면서도 한 번쯤은 떠올리며
써 내려가는 그저 그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