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 콩 콩, 심장 콩 콩 두드리는 콩
* 콩 콩, 심장 콩콩 두드리는 콩 *
지금 한창 씨를 뿌리고 모종도 심을 때다. 우리 집에도 날이 따뜻해지면서 이것저것 주문해 심고 있다. 모종을 사서 심어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작물도 있고, 씨앗 뿌려 싹 나오면 솎아가며 키우는 작물도 있다.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씨를 뿌린 다음 콩알 박기에 나섰다. 상추, 배추, 열무 같은 작물의 씨 뿌리기와 달리 콩 심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비둘기나 까치가 알면 귀신같이 달려들어 다 파먹을 테니까. 그러니 싹이 날 때까지 위에 병충해 방지용 망(한냉사)을 덮어둔다.
어릴 때 우리 집 방구석 한 켠엔 콩나물시루가 놓였다. 언제나 옆에 물바가지가 준비돼 있어 지나는 사람 누구나 물을 주도록 했고. 콩나물만큼 키우기 쉬운 건 없다. 물만 주면 크니까. 이렇게 끝내려 했는데... 물 주기가 그리 쉽지 않으니 말이다.
물 주기 쉽지 않다니? 힘이 들어서? 아니 시간 맞춰 주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그 담당이 주로 내가 맡은 역이었으니. 누나들은 일하러 다니고 동생은 좀 못 미덥고 해서 울엄마는 꼭 나에게만 물 주기를 맡겠다. 맡겠다는 말은 끝까지 책임지라는 말.
물만 주면 별다른 비료나 거름 없이 콩나물은 쑥쑥 큰다. 어린 마음에도 신기하면서도 아주 가치 있는 작물이 콩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도 콩나물을 좋아해 '콩나물국밥집'을 즐겨 찾고, 라면을 삶을 때도 콩나물 넣어 끓여야 제맛이라 여기는 사람이 됐다.
콩나물을 키우는 일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재배하는 일로 나아간 경험은 지금부터 30년 전쯤 경주 문무대왕면 용동리에 주말주택을 구하면서다. 70평밖에 안 되고 오래된 촌집이나 토요일마다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우리 집은 터가 적어 이것저것 심지 못하다 어느 날 뒷집 어르신 댁 밭을 보았다.
그 집 텃밭엔 가을에 양파 심었다가 늦은 봄쯤 양파 거둬들이면 그때 백태(白太 : 메주, 두부, 콩나물 만들 때 쓰는 콩)를 심었다. 가을에 거둬들이면 다시 양파를 심고. 처음에는 원래 콩과 양파는 그런 순서로 심어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줄 알았다. 어르신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말 듣기 전엔.
“우리도 양파만 심고 싶지요. 양파 수익이 메주콩 수입보다 네 배 다섯 배나 더 많은데...” 그래서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양파만 심으면 몇 년 안에 땅이 다 죽어버려요.”
무슨 말이냐 하니까 양파 제대로 수확하려면 거름도 거름이지만 비료를 많이 쓰지 않으면 안 된다나. 그러면 땅이 죽는다고.
그때사 온라인 카지노 게임 키운들 수입이 적어도 심어야 하는 까닭을 알았다. 땅을 살리기 위해서. 이보다 더 확실한 이유가 있을까. 흉년에 먹을 게 없어 주식으로 대용할 수 있는 작물을 구황작물이라 하는데 콩도 거기 속한다. 구황작물은 대부분 메마른 땅에서도 별다른 거름 없이 농약 없이 물이 부족해도 재배가 가능하다.
그 가운데 콩은 특히 땅에 큰 도움을 준다. 즉 콩 뿌리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키는 ‘뿌리혹박테리아’가 많아 땅을 기름지게 만드니까. 아까 뒷집 어르신이 양파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번갈아 심는 까닭이 거기 있다. 양파로 하여 상한 흙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어 땅을 건강하게 만드니까.
실제 뒷집 어르신의 사례를 본 뒤 우리 부부는 두 말 않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는다. 땅만 있으면 줄콩, 울콩(울타리콩), 완두콩, 강낭콩 가리지 않고. 밭에 유기질 거름만 준 뒤 씨 뿌리면 물도 자주 줄 필요 없고, 병충해 염려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아 물론 돈은 안 되지만.
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는 곳은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다. 우리 집 텃밭에도 마찬가지다. 옹벽을 타고 오르도록 해놓은 곳 아니면 밭 귀퉁이다. 어떻게 보면 서자 취급받는 듯하나 그에 비하면 참 중요한 일을 한다. 마치 빛나는 신랑 신부의 들러리에 선 하객처럼. 신랑 신부가 아무리 빛나도 하객이 없으면 빛이 바랜다.
이렇게 콩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콩과 관련된 말이나 속담을 지나치지 못한다. 가장 우선은 재미있으면서도 알아둬야 할 낱말이 ‘콩켸팥켸’다. 콩켸팥켸는 시루에 떡을 찔 때 어디까지가 ‘콩켜(온라인 카지노 게임 켜켜이 쌓음)’이고 어디까지가 ‘팥켜’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데서 나왔는데, 사물이 뒤섞여 뒤죽박죽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 아는 '알콩달콩'도 아기자기하고 즐겁게, 마치 콩깍지를 벗긴 콩알처럼 즐거운 모습을 나타내는 뜻에서 왔다. '알콩은 알짜 콩'을 의미하고, '달콩'은 '알콩'과 유사한 발음을 맞춰 재미있게 만든 말로 추정된다.
콩깍지는 ‘눈에 콩깍지 씌었다’는 관용어로 쓰이는데 아시다시피 사랑에 빠져 사랑온라인 카지노 게임 인물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쓴다.
‘콩밥’도 감방 생활을 비유할 때 쓰인다. 소문엔 콩밥을 오래 먹으면 여성스러워져 난폭함이 사라진다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데, 사실은 당시 쌀보리 같은 식량이 귀해 그나마 흔한 콩으로 대체했기 때문이란다.
한자성어 ‘종두득두(種豆得豆)’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더 유명하다. 뜻은 다 아실 터. ‘네 콩이 크니 내 콩이 크니 한다’는 속담도 토토리 키 재기와 비슷한데, 제삼자가 보면 같으나 두 사람만 서로 크다고 우길 때 쓰인다.
이제 시간이 가면서 심어놓은 여러 종류의 콩들이 고개를 쳐들 게다. 그럴 때마다 뻗어나갈 줄기를 버티게 할 줄과 막대기가 필요하지만 그거야 아주 사소한 일. 지금 솟아 나온 완두콩 강남콩, 얼마 뒤면 울콩(울타리콩) 줄콩도 심을 터라 그냥 기분 좋고 기대가 크다.
콩 콩 콩, 온라인 카지노 게임 생각하면 내 심장도 콩콩거린다.
*. 첫 사진은 콩 아닌 열무씨 뿌린 뒤 한냉사로 덮었는데, 한냉사를 알려주기 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