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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현준 Feb 01. 2025

낙하

첫 닭이 울기 시작한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검은 밤이었고 내 방안에는 하얀 달만 빛나고 있었다. 나는 하얀 달에 홀린 듯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이유 없이 정처 없이 걷기 시작하자 두껍 한 겨울 옷가지를 뚫고 살이 아릴 것 같은 추위가 온몸에 느껴지고차가운 추위 때문에 손이 점점 굳어갈 때쯤 얼어있는 호수에 도착했다.


투명하게 얼어있는 얼음에 달이 비쳐있었고 카지노 게임 낮게 줄이 쳐져있는담장을 넘어서 얼음 위로 발을 올렸다. 조용하고 고요한 새벽에 얼음 깨지는 소리가 총성처럼 울려 퍼졌다. 그래도 불이 켜지는 집은 없었고 나는 커다란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이 중앙부로 향했고 내가 몇 걸음의 발을 옮길 때마다 얼음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카지노 게임 마지막을 장식할달을 보며 작은 위안을 삼았던 것일까. 나는 몇 시간 동안 차가운 얼음 위에 비친 달을 보고 있었다. 나는 밝은 해도 좋았지만 밤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잠깐이라도 밤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살아간다는 것은 뭘까. 별로 느낀 것은 없지만 얼어붙은 호수 위를 걸어가는 것. 한 번씩 얼음이 깨지는 얼음에 잠깐씩 놀라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혼자서 걸어간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믿고 싶지만 믿을 수 없고 믿게 된다면 언제나 혼자가 되었다.


산 봉우리 너머로 아침햇살이 빛나고 있었고 나는 몸을 일으켜서 집으로 가려고 얼음 위를 걷고 있는데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내 몸은 얼음장 같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입고 있던 옷들이 젖어가고 폐를 찌르는 얼음장 같은물이 몸속으로 들어왔다. 살아간다는 의미를 모르겠던 탓에 살기 위해서 몸부림도 없이 깊은 물아래로 몸을 맡겼다. 정신은 아득해지고 눈앞에는 아름다운 아침햇살이 보였다. 아마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낀 아름다운 햇살이었다.그리고 아름답고 끔찍한 날이었다.


혼자이던 카지노 게임 이거면 됐다. 다른 사람들을 보며배 아파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래서나만을 위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이라면 카지노 게임 더 이상 인생을 살 이유를 힘들게 찾아다녀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젠죽게 되었다.


죽기 직전에 느낀 것이 하나 있다.

죽음은 아름답지는 않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아름다운 죽음이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배우들의 아름답고 눈부신 생기가 있어서이다. 나의죽음은 겨울에내리는 비처럼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내게 다가왔고 너무 쉽게 막을 내렸다.


아마 나의 인생은, 나의 목표는 이것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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