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어젯밤 조금 늦은 시간 잠들기 전에 이국종 교수님의 강연(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보았다. 강연 내용이 새롭거나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말 시국과 관련해 읽었던 책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와 관련된 생각과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기에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왜 중증외상센터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외면받았을까?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헬기 이착륙에 그렇게도 민원을 넣었을까? 등산객의 사고로 출동한 헬기의 강력한 바람으로 인해 김밥에 모래가 들어갔다고 민원을 넣은 사람이 있다는 말은 충격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의사가 직접 헬기에 올라 위험하고 힘든 일 이른바 ‘노가다’를 해야 하는 중증외상센터의 특성상 다른 의사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는데, 어떤 의사들은 이국종 교수를 위선자라고 칭했고, 꼴통이라고 조롱했다. 아닌게 아니라 ‘의사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는 처신을 하는 이교수를 다른 의사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아마도 중증외상센터의 존재 이유는 가진 게 없어서 남들보다 더 위험한 사회의 변방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함일 것이다. 이국종 교수님은 강연에서 되물으셨다. 이들을 살리기 위해 중증외상센터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아니냐고. 그는 또 이런 말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 좋은 나라,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많은 이들이 아마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쯤하면 대한민국은 잘사는 나라라고. 정말 대한민국이 잘 사는 나라일까? 혹시 실패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닐까? 잠이 오질 않는다.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왜 어떤 나라는 잘살고, 왜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하느냐?’라는 물음에 답하는 책이다. ‘총균쇠’를 읽어 본 독자라면, 익숙할 만한 물음이다. ‘총균쇠’에서는 주로 지리적인 이유 때문에 어떤 나라는 잘살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의 저자들은 지리적 이점이 산업혁명과 그 이후의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을 가한다. 이들은 남한과 북한, 미국과 멕시코로 나누어진 노갈레스시 등의 사례를 기반으로 한 카지노 게임 추천 번영의 핵심에는 제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위의 나라들은 지리적, 문화적 차이가 거의 없지만, 서로의 경제적 격차는 매우 크다. 두 공동체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제도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핵심 내용이다. 다시 말하자면, 포용적 제도가 자리 잡은 나라는 잘살고, 착취적 제도가 자리 잡은 나라는 그렇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착취적 제도는 직관적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하지만, 포용적 제도는 조금 설명이 필요하다. 포용적 제도는 개인의 권리와 재산 등을 인정하는(사유재산제도와 같은) 법치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조성을 위한 제도를 포함한다. 나는 법치와 민주주의에 특별히 어떤 설명을 더 덧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조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세밀하게 언급하고 싶다.
얼마 전에 ‘덤머니’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덤머니란, 기관투자자들이 개미투자자를(우리나라로 치면 동학 개미와 같은 일반투자자들) 조롱하고 낮잡아보기 위해 사용카지노 게임 추천 말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있었던 ‘게임스탑’ 사태를 영화화한 내용이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기관투자자들과 개미투자자들의 전쟁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특이한 점은 여기서 개미투자자들이 승리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주식 시장의 개념은 공정한 운동장으로 머리와 운이 따른다면 돈이 벌려야 합니다. 하지만 머리와 운도 통하질 않습니다. 대기업들이 기술과 정보에서 크게 앞서가고, 재력으로 밀어붙이니 개인은 희망이 없죠. 시스템이 망가졌다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출처 – 덤머니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후, 시장이라는 시스템은 ‘공정한 운동장’으로 여겨졌다. 이 시스템에 어떤 문제라도 있는 걸까?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를 수도 있을까? 이번엔 좀 다른 방식으로 설명해 볼까 한다. 사람들이 기업가들을 존경카지노 게임 추천 이유 중에 하나로 이런 경우가 있다. 이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개발해 (예를 들자면 컴퓨터, 로봇, 스마트 폰, 신약,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등)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경우이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의 경제적 성공을 인정하고 때론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재능있고, 노력하고, 운이 조금 좋다면 누구나’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이라는 개념이 숨어있다.
공정한 세상은 왜 중요한가? 많은 사람이 공정한 세상을 꿈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공정한 세상은 아주 예외적이다. 이에 관해선 조금 더 뒤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우선은 공정한 세상이 왜 중요한지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의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기업이 손쉽게 돈 벌기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독점이다. 기업 대부분이 성공의 문턱을 넘으면, 가장 먼저 타겟으로 삼는 것이 바로 독점이익이다. (처음부터 독점이익을 챙기기도 한다) 이는 고대 로마의 주요 자원 독점, 중세 유럽의 길드 등의 독점 등 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전략이다. 이런 기업들은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루트인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시장’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보다 더 효율적인 기업,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을 원하지 않는다. 독점이익을 얻기 위해선 이들이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게 진입장벽을 쌓거나 훼방을 놓아야 한다. 경제학계에서 이런 현상에 붙인 이름이 바로 ‘시장 카지노 게임 추천’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혹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저놈들 나쁜 놈들이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현상은(개념은) 생각보다 널리 퍼져있다. 조금 과장되게 해석하자면, 우리 또한 공정한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경쟁하기를 원한다. 누군가는 이것을 아비투스라고도 부르고, 상속이라고도 말한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한 이유는 좀 더 효율적인 기계와 기업 그리고 혁신적인 제품이 계속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적 파괴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등장하여 기존의 것을 대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 경쟁이 촉진되어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됨을 의미한다) 창조적 파괴는 카지노 게임 추천 번영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창조적 파괴의 한계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좀 더 뒤에서 언급하려고 한다)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에 따르면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영국이 명예혁명을 거쳐 독점을 제공하는 제왕적 권력이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단편적이지만, 당시 영국은 포용적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는 설명이긴 하다)
그래서 공정한 세상이 왜 중요한가? 바로 공정한 세상이 번영의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이는 스티븐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에서도 언급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불평등은 비효율을 낳는다. 그냥 지금 떠오른 생각에 불과하지만, 평등한 세상, 공정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이 하나의 세상을 뜻카지노 게임 추천 다른 말들일까? 아니면 그저 세 개의 다른 세상을 뜻카지노 게임 추천 말일까.
그렇다면 공정한 세상은 왜 예외적인가? 왜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카지노 게임 추천들 대부분이 착취적인 제도하에 있을까?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착취적인 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이 조건이 갖춰지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 조건이란 다음과 같다. 치안과 개인의 재산과 권리를 위한 중앙집권체계, 독재나 과두제 혹은 엘리트주의를 방지할 수 있는 분산된 권력, 창조적 파괴를 위한 공정한 경쟁이 그것이다.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의 저자는 착취적 제도하에서도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카지노 게임 추천가 초기 공산주의하에서 착취적 제도를 시행했던 소련과 중국이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은 매우 단호하다. 소련이 그랬듯 중국의 번영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포용적 제도로 돌아서지 않는 한 성장세는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군사 독재하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던 우리나라의 경우와도 유사하다. 이른바 ‘박정희 향수’는 실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성장은 ‘운 좋게도’ 착취적 제도에서 포용적 제도로 돌아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착취적 제도의 정당화는 오류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착취적 제도와 포용적 제도의 전환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공정하다는 착각’의 저자 마이클 샌델의 주장과도 유사하다. (개인의 성공에서 운이라는 요소는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 중국도 대한민국도 언제든 그 제도가 운명적으로 뒤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의 범위를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창조적 파괴의 한계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그에 앞서,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보았던 슈카월드의 이스라엘 편을 조금만 살펴보고 가자. 요약하자면, 이스라엘은 사방이 적들에게 둘러 쌓여있고, 이 때문에 살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지금 전쟁을 치르면서도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카지노 게임 추천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데, 세계에서 5위권 안에 드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바로 성장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걸 보며 창조적 파괴의 힘이란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기존의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는 맥락 아래에서) 대기업이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카지노 게임 추천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미국의 실리콘 벨리,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창조적 파괴가 만능해결사는 아니다. 여기엔 크나큰 고통이 뒤따르는데,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시대상으로 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농업이 점차 기계화, 기업화되어감으로써 일자리와 땅을 잃어버린 농부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잘 보여준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는 일은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농업으로의 전환이지만, 동시에 기존의 농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 생각해보니 착취적 제도를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에 이러한 고통도 한몫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보다 효율적인 무언가로부터 대체되고 싶어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이제 대략 쓰고 싶은 말은 거의 다 쓴 거 같다. 이제 과연 나는 편히 잠들 수 있을까?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대한민국은 잘 사는 나라인가? 우리나라는 포용적 제도하에 있을까? 과연 지금 대한민국은 번영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인가?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이 떠올랐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실수와 무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이라는 뜻이다. 출처 – 국가는 왜 카지노 게임 추천
많은 일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중증외상센터는 왜 실패했는지, 집값은 왜 못 잡는지, 중소기업 육성정책은 왜 성공하지 못하는지, 서울 중심의 정치, 경제 체제가 왜 바뀔 수 없는지 등등. 물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직 갖고 있지 않다. 더 그럴듯한 설명을.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잘 사는 나라는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사는 나라라고. 가진 것 없고 소외된 노동자도 죽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나라. 나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사는 나라. 이국종 교수가 꿈꿨던 ‘정의’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