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 나는 마을의 어른들과 사냥을 나가게 되었다. 사냥에서 중요한 것은 들소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일이었다. 절벽 아래의 들소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협곡 사이를 달린다. 들소가 얼마나 빠른지도 별의 개수와 같이 수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빠른 카지노 게임와 느린 카지노 게임가 동시에 출발을 한다면, 빠른 녀석이 더 앞서 나간다. 두 녀석이 같은 지점을 통과한 뒤, 어느 특정 순간까지 이동한 거리는 빠른 녀석 쪽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들소가 항상 동시에 달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만약 한 마리는 이미 협곡을 지나가 버렸고, 다른 한 마리는 이제 막 나타났다면, 그 둘의 빠르기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나는 생각을 거듭하다가, 속도 비교에서 핵심은 ‘같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굳이 두 마리를 동시에 볼 필요는 없었다. 기준이 되는 시간만 정해 놓는다면, 서로 다른 시간과 위치에 있는 들소들 간의 속도도 비교할 수 있었다.
나는 내 몸에 귀를 기울였다. 내 심장은 거의 일정한 박동으로 뛰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맥박이 백 번 뛸 동안의 시간’을 단위시간으로 삼기로 했다. 그 시간 동안 들소가 이동한 거리를 몇 걸음인지 나타내면, 속도를 수로 표현할 수 있었다.
나는 이 방법에 푹 빠져 지냈다. 저 들소의 속도는 800, 이 들소는 900... 숫자가 붙은 들소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윤기 나는 검은 털을 가진 근육질의 들소가 협곡을 번개처럼 질주해 지나갔다. 나는 그 들소의 속도를 계산하려 했지만, 맥박이 채 백 번을 뛰기 전, 들소는 협곡을 통과해 버렸다. 이런 경우 속도를 어떻게 계산하여야 할까?
만약 단위시간 동안 그 들소를 관찰할 수 있었다면, 녀석은 내가 관찰한 동안 이동한 거리에 비해 얼마나 멀리 움직였을까? 녀석이 협곡을 통과하는 동안, 맥박은 쉰 번 뛰었다. 맥박이 쉰 번 뛰는 데 걸린 시간은 단위시간 안에 두 번 들어갈 수 있다. 그렇다면 단위시간 동안에는, 녀석은 내가 관찰하는 동안 이동한 거리를 두 번 이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 들소의 속도는 맥박이 쉰 번 뛸 동안 이동한 거리의 두 배를 하여 구해낼 수 있다.
만약 들소를 관찰하는 동안 맥박이 쉰 번이 아니라 예순 번 또는 마흔 번 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도 마찬가지다. 들소를 관찰한 시간이 단위시간 안에 몇 번 들어가는가. 이는 마을 사람들한테 열매를 몇 번 돌려야 전체 열매의 개수와 같아지는지를 생각했을 때처럼 나눗셈으로 구할 수 있다.
단위시간 동안의 이동거리는, 관찰 시간 동안의 이동거리를 위 횟수만큼 더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들소의 속도는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단위 시간을 1로 정한다면, 임의의 시간은 단위시간의 몇 배인지로 표현된다.
들소를 관찰한 시간이 단위시간의 몇 배인지는, 앞서 속도를 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단위시간이 되기 위해 들소를 관찰한 시간을 몇 번 더해야 하는지’, 즉 단위시간이 관찰한 시간의 몇 배인지의 역수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속도를 표현하면, 들소의 빠르기는 더 이상 감각이 아니라, 숫자로 말할 수 있는 세계로 넘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