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2 -
"거기는 누구세요?"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카지노 게임은 남자의 목소리에 긴장이 됐다.
텔레비전에서는 연예인이
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상황을 살피며 미리 짜놓은
공포 프로그램 안으로
깊이 들어가고 있었다.
"아. 저는 김말년 할머니 손녀입니다만?"
태연한 척하는 대답이었으나
문고리를 꼭 쥔 채 아까보다
눈이 더 커진 카지노 게임이었다.
카지노 게임은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아니, 제가 말년 할머니 손자인데요. 누구세요?"
하고 소리치듯 말하는 바깥의 사람은
조금 날카로워진 듯했다.
카지노 게임은 할머니의 손녀라고 말한 것을
잠깐 후회했으나
김말년 할머니의 손자가
이 시간에 이곳에
올 리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아니 그쪽이 말년 할머니
손자 분이신지 어떻게 안대요?
거짓말하면 안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말하는 안에 계신 분은
말년 할머니 손녀는 확실히 아니네요."
말문이 딱 막혔다.
어딘가 허술한 카지노 게임과 달리
똑 부러지는 말투의 남자였다.
"흠. 흠. 누군지 정확해지면 열어 들릴게요."
"아, 빨리 열어요.
할머니 주무셔서 깨울까 봐
못 가고 여기 왔는데
제가 지금 다쳤어요."
"예? 다쳤다고요?
다친 곳 창문으로 보여줘요 그럼."
바깥 남자는 기가 찬다는 듯
머리를 가로저었다.
남자는 설득하기를 포기하고
창문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이리 와요. 여기요! 봐요."
카지노 게임은 핸드폰을 가지고 와
손전등 기능을 켜고 창문을 비췄다.
카지노 게임의 핸드폰 손전등이
남자의 얼굴을
더듬더듬 찾았다.
키가 큰 남자가
창문에 너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어
손전등을 비춘 순간
카지노 게임은 기겁하였다.
이마 옆 부분에는
피가 많이 흘러나와 엉겨 붙어 있었다.
카지노 게임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끼아아아아아악!"
동시에 텔레비전에서는
귀신 분장을 한 스텝을 만나 자지러지는
연예인의 소음이 들려왔다.
"우와아아아아아악!"
너무 놀라
바닥에 나뒹굴어진 연예인의 모습이
티브이 화면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의 핸드폰도 바닥으로 굴렀다.
회관은 카지노 게임의 비명 소리와
텔레비전 안 연예인의 비명 소리가 합쳐져
'쩌렁쩌렁' 울렸다.
카지노 게임이 다시 정신을 차려
더듬더듬 핸드폰을 찾았다.
"아니, 보여 달래서 보여줬더니 뭐 하는 겁니까?
동네 할머니들 다 깨울 작정이에요?"
"아, 미, 미안합니다."
손전등을 다시 비춰
다친 얼굴을 슬쩍 다시 확인하고는
문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확 열어젖히자
키가 큰 남자가
이마 한쪽에 피를 흘리고
묘한 표정으로 카지노 게임을 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은 자신을 보고 있는 시선에
머쓱함을 느꼈다.
'뭘 저렇게까지 보는 거야?' 하고 생각했다.
키가 큰 남자는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실루엣이
더 무서워 보였던 것 같았다.
얼굴 생김은 하얀 얼굴에
순한 인상으로
무서운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카지노 게임은 남자의 시선 때문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면서도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청했다.
남자는 익숙하게 현관에 들어서며
신발을 벗었다.
"여자 혼자서 불도 켜지 않고."
라고 말하며 남자는 거실 등을 하나 켰다.
주변이 밝아지자 남자는
카지노 게임을 곁눈질로 슬쩍 슬쩍 다시 쳐다봤다.
카지노 게임은 슬금슬금 옆걸음을 치며
자신의 침낭으로 가야 하나
상처를 봐 주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저기요."
"네, 네?"
진지하게 카지노 게임을 찾자
카지노 게임은 깜짝 놀라 대답했다.
"저.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그쪽 입은 왜 그런 거예요?"
곁눈질로 슬쩍 보면서
입 얘기를 하자 카지노 게임의
갑자기 어깨가 싸늘해짐을 느꼈다.
'처음 본 남자가
내 입술에 매력이라도 느낀 거야?
아니, 그렇다면 이제 내.
내 입술에 키스라도 할 거야?
뭐야아? 저 사람?'
남자의 입술 이야기에
카지노 게임은 자신의 입술에 손이 올라갔다.
키스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카지노 게임은 슬금슬금 움직여
남자와의 거리를 넓히게 되었다.
입술을 잡고
뒷걸음을 치다 카지노 게임은
펼쳐둔 밥상 모서리에 걸려
침낭으로 넘어졌다.
"으아악."
"괜찮아요?"
남자가 부축하러 카지노 게임의 곁으로 왔다.
엎드려서 고통을 감내하며
아픈 발목을 빠르게 문질렀다.
고통이 잠잠해져 눈을 뜨자
카지노 게임의 눈앞에
침낭 앞에 흩뿌려진 김가루가
잔뜩 있는 것이 보였다.
"헉."
"저기요, 괜찮아요? 많이 아파요?"
남자가 가까이 다가와
카지노 게임을 일으키려 하자,
카지노 게임은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황급히 막았다.
카지노 게임은 아픔도 잊은 채
절뚝거리며 회관 안에 있는
화장실로 뛰어갔다.
남자는 황당한 표정으로
카지노 게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화장실 불을 켜고 마주한 얼굴은
김과 고춧가루 그리고 밥풀까지 붙은
그야말로 대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흑. 쪽팔려. 아. 진짜 쪽팔려."
혼잣말을 하며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이 부끄러운 상황을
떨쳐내고 싶은 카지노 게임이었다.
세면대의 물을 세게 틀어
화가 난 듯 입술 주변과
볼까지 묻어있는 음식물들을 제거했다.
밥을 먹으며 얼마나 뒹굴었는지
김가루와 밥풀이
머리카락에까지 붙어있었다.
'에이, 어쩔 수 없지. 이미 이렇게 된 거.'
카지노 게임은 세수를 하고
깨끗해진 얼굴로 욕실을 나왔다.
얼굴은 깨끗했지만
가슴에는 여전히 김가루가
몇 묻어있는 허당이었다.
밥상 주변에 우두커니 서 있던
키 큰 남자는 머쓱한 듯
"그냥 말해주려고 그런 건데.
민망했다면 미안합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예의 바른 모습이었다.
미안해하는 남자의 모습에
마음이 편해진 카지노 게임은
텔레비전을 껐다.
"괜찮아요. 제가 허당기가 좀 있어서
그런 건데요 뭐. 아니 근데 정말
김말년 할머니 손자 시라고요?"
"네. 손자 맞습니다.
근데 제가 손자인데 왜 손녀라고 하신 건지?"
"저는 가끔 여기 다니러 오는
서울 사는 사람인데 할머니랑 친해져서
할머니께 밥도 얻어먹고
회관에서 잠도 자고
일도 거들어드리고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게 편해서 그랬어요.
저도 손녀라고 거짓말 한 건 죄송합니다."
"아,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
"저기, 근데 이마 상처가 좀 큰 것 같아요.
피가 많이 났는데. 어쩌다가 다치셨어요?"
이마 상처 주변을
손끝으로 만지며 남자는 대답했다.
"아, 할머니 댁으로 들어가는 쪽에
땅이 깊게 하나 파져 있더라고요.
거기에 바퀴 한쪽이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창문에 이마를 세게 찧었네요."
"아니 그 좁은 길을
차를 가지고 들어가시면 어떡해요?
거기 지금 돌 쌓는 공사 중이어서
들어가면 안 되는데.
아휴, 못 보셨구나.
그리고 지금 할머니 주무실 시간인데. 어휴."
닦달하는 듯한 카지노 게임의 말투에
남자는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는 뭔데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카지노 게임은 눈치도 없이 다시 잔소리를 했다.
"할머니는 보통 9시에 잠드신다고요.
그리고 그 길은 차가 들어오지 말라고
할머니가 길목에서부터
돌 같은 거 박아놓으셨잖아요.
사람 다니긴 괜찮은데
공사로 길이 울퉁불퉁하니
오고 가는 차들이
자꾸 스크래치가 나다고 해서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미 다친 건 어쩔 수 없는데
상처를 좀 치료해야겠는데
제 차에 응급약이 조금 있거든요?
잠시 기다려봐요."
이번에는 카지노 게임이 남자의 대답을 듣지 않았다.
레이에서 작은 응급 약통을 들고 온 카지노 게임은
약통을 남자 앞에서 펼쳤다.
바닥에 앉으라고
강아지를 길들이듯
바닥을 손바닥으로 두 번 팡팡 쳤다.
남자는 카지노 게임의 당돌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얌전히 앉게 되었다.
카지노 게임은 남자에게 자신에게
더 가깝게 앉으라는 손짓을 하였다.
카지노 게임의 응급 약통은 크기는 작았지만
이것저것 없는 것이 없었다.
해열제와 소화제, 연고와 밴드
그리고 소독약과 가위,
탄력붕대에 정장제, 지사제, 멀미약까지
통에 빼곡히 정리되어 들어있었다.
잘 준비된 약통의 비주얼에
남자는 안심하며 피가 난 얼굴을
카지노 게임에게 가까이 가져갔다.
카지노 게임은 남자의 눈은 보지도 않으며
소독 거즈를 칙 뜯어 집게로 집었다.
소독 거즈를 상처에 대고 소독하는
카지노 게임의 손길은 매우 섬세했다.
상처 부위가 최대한 아프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깊은 손길이었다.
남자는 하마터면 눈을 감을 뻔했다.
소독약이 상처에 들어가면서
정신이 번쩍 들지 않았다면
눈을 감았을지도 몰랐다.
배고픔과 지친 몸에
섬세한 손길이 닿으니
저절로 몸이 내맡겨지는 것 같았다.
"혹시, 간호사세요?"
"아니오. 간호사는 아니지만
이곳저곳 다니니
약통이 꼭 필요하더라고요.
할머니들 다치시면
가끔 치료도 해 드리고
소화제도 하나씩 까서 드리고요.
다 필요해요."
"네에."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에 어쩐지
남자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많이 따갑죠? 피는 멈췄는데
피딱지가 앉고 있어서
막 다 닦아내진 못했어요.
근데 피딱지가 앉으면 보기엔 좀 흉할 것 같아요.
잠잘때도 상처가 닿이면 많이 아플거고요.
거즈가 있으니 반창고로 일단 좀 붙여줄게요."
"네. 고마워요."
얼굴을 맡기는 남자의 표정이 환해졌다.
소독약 때문에 간혹 일그러지기는 했지만
상처를 드디어 치료하게 됐다는 안도였는지,
마음이 편해져서 였는지
회관에 처음 들어섰을 때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이 되었다.
반창고를 야무지게 손으로 탁 떼내어
아프지 않게 이마에 두 줄로
꼭꼭 붙여주려 카지노 게임의 손가락이
남자의 이마에 닿아 있었다.
그때였다.
10분 전 카지노 게임의 비명소리처럼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꼬르르르르륵"하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얼굴이 가까워져 있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흡."
남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배를 움켜잡아 보았지만
이내 더 길게
"꼬르르르르르르륵"하는
소리가 이어질 뿐이었다.
잠시 상황파악을 마친 카지노 게임이
배를 잡고 웃었다.
"푸흡. 깔깔깔깔! 거기다 배도 고프셔요?
세상에, 여러 가지 하시네! 깔깔깔깔!"
"아. 커피 밖에 마시질 못해서."
얼굴이 눈앞에 있는데
눈 둘 곳을 찾지 못하는 남자였다.
"와, 진짜 웃기다.
아무거나 잘 먹어요?
말년 할머니가 준 끝내주는
냉이무침 있는데 줄까요?
내일 아침밥 남겨둔 것 있는데
양보해 줄게요.
나는 지금 배부르니까."
"밥이. 있을. 까요?"
"네. 드릴게요. 있어봐요."
밥상에 자신이 먹은 그릇을 치우고
행주를 가져와 깨끗이 닦은 다음
바닥의 김 부스러기들도
빗자루로 쓸어 담았다.
카지노 게임은 손을 깨끗이 씻고
냉장고에 넣어둔 밥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잔치국수를 담는 그릇을 가져와
밥을 동그랗게 담고
따끈따끈 해진 밥 위에
참기름을 또로록 한 바퀴 돌려준 후
냉이 무침을 가위로 착착 잘라 얹었다.
자신의 커다란 백팩에서
조미김을 한 봉 꺼내어
밥상 위에 함께 차려주었다.
커다란 국수 그릇에서
참기름 향이 솔솔 나자 남자는
더 큰 배고픔을 느꼈다.
국수 그릇에 꽂혀있는 수저 그대로
밥을 슥슥 비볐다.
"잘 먹을게요."
냉이무침과 밥, 참기름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인지
처음 알았다는 듯
한 수저를 먹어보고는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카지노 게임은 비실비실 웃으며
조미김의 봉지를 까서
남자의 앞으로 밀어주었다.
남자는 냉이를 비빈 밥을
김에 싸서도 먹어보더니
"진짜 맛있네요."라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그릇이 비워졌다.
남자는 아쉬운 듯
마지막 남은 밥 한 톨까지
싹싹 긁어서 먹고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한쪽 무릎을 세우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듯
밥을 먹는 남자를
구경하던 카지노 게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년 할머니가 무침 요리
끝내주게 잘하시거든요.
손자분이니 잘 아시겠네요. 흐흐"
"아, 네.... 네."
남자는 그릇을 가져가
설거지를 하고 상을 닦았다.
"저. 제가 늦게 왔으니
할머니 살짝 깨워서
할머니 댁에서 자러 갈게요.
밥도 주시고
상처도 치료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는 남자였다.
카지노 게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어차피 할머니가 주신 음식인데요, 뭘.
손자가 드셨으니
할머니가 더 좋아하시겠네요.
근데 할머니 밤에
한 번 깨면 다시 못 주무세요.
그냥 여기 거실에서 주무세요.
저 안쪽 방에 불 넣고 제가 들어가서 잘게요.
혹시 제가 무서우시면 반대로 해도 되고요."
"네? "
눈이 동그랗게 커진 남자가 놀라 대꾸했다.
"할머니 깨우지 말고
여기서 주무시라고요.
말년 할머니 새벽 4시면 일어나시거든요."
"그래도 어떻게."
머뭇거리는 남자를 향해
카지노 게임은 더 이상하다는 듯
"아니 할머니 손자가 할머니
기상 시간은 더 잘 아실 거 아녜요?
정해요. 안이에요, 밖이에요?"
"바...... 밖이요."
"그래요. 그럼 방 안에 있는 이불
가져다드릴게요. 저는 침낭에서 잘 거라."
"아, 네."
회관 장롱 안에 있던
이불과 베개를 내어주고
방 안의 온도를 올린 카지노 게임은
양치를 하고 세수를 다시 하고는
헤어밴드를 낀 얼굴로
자연스럽게 거실에 서서
로션을 발라대며 말했다.
"제가 코를 좀 골아요.
문은 닫고 잘거라
크게 들리진 않겠지만
너무 시끄러우면
휴지 같은 걸로 귀를 막고 주무세요.
휴지에 물을 좀 묻히면 거의 안 들릴 거예요.
아, 제 이름은 카지노 게임이에요. 한카지노 게임.
안녕히 주무세요."
대답을 듣길 원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이어서 세수를 하고 나온 남자는
방으로 들어가는 카지노 게임의 뒤통수에다 대고
"저는 진원이에요. 차진원.
그리고 정말 감사해요. 오늘 일."
여전히 헤어밴드를 착용한 카지노 게임은
씩 웃으며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하나 척 올리더니
방문을 닫았다.
개그가 따로 없었다.
카지노 게임의 어이없는 행동에
진원은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하였다.
외투와 허리띠를 벗어
소파에 걸어두고 이불에 누운 진원은
따뜻한 방 온도에 온몸이 노곤해졌다.
고장 난 차와
할머니 댁에 들어가는 입구의
팻말이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배도 부르고 등도 따뜻하니
잠부터 자기로 했다.
방에 들어가서 자는 오늘 처음 본 여자는
이상하긴 했지만 친절해 보였다.
무엇보다 상처를
말끔하게 치료해 주는 모습이
꽤나 믿음직스러웠다.
그리고 할머니랑
잘 아는 사이라고 하니
걱정할 건 없었다.
오히려 '낯선 남자가 있는데도
같은 곳에서 자라고 하는
저 여자가 좀 이상한 것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마의 상처가 욱신댔다.
손이 이마로 갔다.
치료받은 상처가
반창고로 단단히 붙어져 있어
자는 동안 안심해도 될 듯했다.
배고픔과 아픔을 해결하고 나니
심신이 안정되었다.
혹은 안에 자고 있는 카지노 게임에게
'아무렇게나 되어도 괜찮아'
같은 긍정적인 마음이 전염이
됐는지도 몰랐다.
이마의 상처를 조심히 다시 만져보고는
진원은 '피식' 웃었다.
혹시나 몰라 작은 불을 하나 켜두고
거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침대가 아닌 방바닥이라서
이리저리 뒤척였다.
보일러가 '위잉' 하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듣고는
진원은 스르륵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