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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Apr 25. 2025

내 이름은 '한카지노 게임' 7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려던 진원은

카지노 게임을 만난 것을 떠올렸다.

카지노 게임과 함께 있는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갔다고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생각난 듯 핸드폰을 들어

제천에 있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할머니, 진원이에요.

다음 주에 생신이시잖아요.

할머니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요?"


할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진원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전화통화를 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필요한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하였으나

진원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알겠어요, 할머니 어차피

할머니 필요한 거 없다고 할 거니까

제가 알아서 준비할게요.

아, 이번 주 주말에 뵈러 갈게요!"


할머니의 대답이 필요치 않은 듯

진원은 전화 통화를 끝내고 피식하고 웃었다.


"선물을 사야겠구나. 하하!"


진원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

카지노 게임


전화를 받은 것은 카지노 게임이었다.

"여보세요?"


"차진원입니다. 밥. 드셔야죠? 내일 어때요?"


"좋아요. 내일 저녁에 약속이 없어요.

어디서 뵐까요? "


"제가 내일 일찍 마칩니다.

카지노 게임씨 회사 근처로 갈게요.

주소 하나 보내주세요."


"아, 일찍 마치시는구나.

그럼 이리로 와주시죠, 흐흐. 좋네요.

그런데 밥은 부담 없이 아무거나 먹어요.

전 가리는 음식 없거든요."


"네, 알겠습니다. 퇴근이. 6시죠?

6시 5분에 바로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내일 봬요."


약속을 정한 진원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만족감에

핸드폰을 가슴에 얹고 꼭 안았다.


카지노 게임과 함께 할머니의 선물을

고르는 상상을 하는 진원이었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의 회사 근처에서 만난 두 사람.


"말년할머니 손자분!"

손을 높이 들어 진원을

알아본 카지노 게임이 먼저 인사를 했다.


자기도 모르게 손을 올리던

진원이 머쓱해했다.


진원은 카지노 게임이 먹고 싶은 음식 중에서

정말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했지만

카지노 게임은 이미 생각한 곳이 있다며

진원의 팔을 끌었다.


함께 밥을 먹으러 간 곳은

'왕 돈가스'를 파는 곳이었다.


"돈가스, 싫어하는 거 아니죠?"


"더 맛있는 거 사주고 싶었는데.

정말로 돈가스 좋아해요?"


"네. 저는 어릴 때부터 돈가스 정말 좋아했어요."


제천에서와는 달리

식성이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을 하며

진원이 물었다.

"많은 음식 중에 왜

돈가스를 가장 좋아했을까요, 카지노 게임씨는?"


"저는 5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보육원 급식에 돈가스는 딱 한 덩어리만 줬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집에서 엄마가

해 준 음식을 먹는다면

밥을 먹지 않고

돈가스로만 배부르게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보육원은

그렇게 먹기 힘들었어요.


사실, 더 먹으라고 해도

두 덩어리 이상 먹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도 항상 돈가스를 눈앞에

쌓아두고 하루 종일 먹는 상상을 해 보는 거예요.

바삭바삭하고 육즙이 가득한 돈가스가

입안에도 가득 있는데

내 눈앞에도 가득 쌓여있다니!

상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였어요.

그래서 전 이렇게 다 먹지도 못할 만큼

크기가 큰 돈가스를 찾아다녔어요.

성인이 되어서도요. 이것 봐요, 정말 크고 맛있겠죠?"


"몰랐어요. 보육원에서 자란 줄은.

이야기 꺼내기 어려웠을 텐데 얘기해 줘서 고마워요."


진원은 힘들게 자랐을 카지노 게임이 어쩐지 짠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해 준 것이 내심 기쁘기도 했다.


"어려울 거 없어요.

제가 보육원에서 자란 건 사실이고

돈가스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처음부터 이야기를 안 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부모가 다 계시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줄 알거든요.

그런 오해는. 음 뭐랄까,

시간이 지나서 밝히면

뭔가 속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저와 그제야 거리를 두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말해두면

정이 들고 나서 떠나가는 일은 없어지니.

그게 편하더라고요.

저를 지키는 하나의 방법 같기도 해요."


카지노 게임은 자신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잘 들려주면서도

한 손에는 나이프를, 한 손에는 포크를 들고

왕돈가스를 빠르게 자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은 조금 큰 듯하게

자른 돈가스를 한 입 가득 입에 넣었다.


"으음! 진짜 맛있다. 어서 먹어봐요."


"네 먹어볼게요.

덕분에 오랜만에 맛있는 돈가스도 먹어보네요."


"그리고 안쓰런 눈빛은 안 해도 돼요.

보육원에서 자랐다고 다 힘든 건 아니니까.

좋은 어른들도 많았고

후원도 많이 받아서 괜찮았어요.


다만 누군가에게 포근하게

안길 수 있는 정서적인 결핍 같은 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시골에 가서 나를 온전히 안아줄

할머니들에게 자꾸 안기게 되는 것 같고요.

내가 왜 시골에 자꾸만 가는지 궁금했었죠?"


"사실은... 맞아요.

제천은 많이 시골이라 할 것도

놀 것도 부족한데 그런 우리 할머니집에

자주 들렀다고 하니 좀 신기하기도 하고

시골생활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잖아요.


그런데 카지노 게임씨는 제천에서

전혀 불편해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좀 즐기고 있다고 해야 하나?

손자인 저보다 할머니와

더 잘 지내는 것도 신기했고요."


커다란 돈가스를 줄기차게

씹고 있던 카지노 게임은 소스에

깨를 더 뿌리며 이야기했다.


"말년할머니는 특별해요.

정말로 어쩔 땐 제가

할머니 손녀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만큼

정을 많이 주시고 불편하지 않게 해 주시니까요.

할머니는 영혼의 단짝 같아요.

그런 할머니 덕분에 힘이 더 나요.

말년 할머니는 그런 능력을 가졌어요."


"우리 할머니를 좋아해 주다니 제가 다 기분 좋네요."


"그 말, 제가 할 뻔했어요.

우리 말년 할머니 손자분이랑

밥을 다 먹다니,

제가 다 기분이 좋아지네요.라고요."


카지노 게임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진원은 카지노 게임과 왕돈가스를 먹으며

나눈 이야기가 조금은 꿈같이 느껴졌다.


사랑스러운 이 여자가

보육원에서 자란 것이 믿기지가 않았고

할머니와 자신보다 더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어쩌면 진원이 카지노 게임에게로 향한 호감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인지도 몰랐다.


진원은 왕돈가스 큰 조각을 입에

왕창 넣어 꾸역꾸역 씹어 삼키는

이 여자가 그저 귀엽게만 보였다.




왕돈가스를 함께 먹으며 카지노 게임은 진원과는 아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유복하게 잘 자른 이 남자는 내가 보육원 얘길 하니 눈빛이 애처롭네. 하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자기랑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분명 점점 멀어질 거야. 다른 사람들처럼 말이야. 멀어지는 건 한두 번이 아니니까 상관이 없지만 말년 할머니네 집에서 마주쳤을 때가 어색하겠어. 걱정되네.'


카지노 게임의 왕돈가스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배가 볼록 나오도록 배부른 식사를 마친

진원과 카지노 게임은 말년 할머니의

생일 선물을 함께 고르러 갔다.



카지노 게임과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진원은 그저 즐거웠다.


함께 밤거리를 걸으며

카지노 게임은 할머니와 왜

편하게 지내지 않았는지를 물어보았다.


"말년 할머니와 왜 처음에 어색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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