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병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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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크 Jan 31. 2025

기록무료 카지노 게임 이유

병상일기 #000


아침이면 거울을 본다. 글쎄 언젠가는 단장을 위해 거울을 보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어제의 고단함, 무기력함, 불안감 등이 여전히 범벅이 된 채 묻어 있는 얼굴을 연신 문질러 보아도 좀처럼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이제 그냥 내 얼굴이 되었구나. 받아들여야지,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이 작업을 아침마다 반복하는 이유를 이제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말이야. 뭔가 나오지 않을까. 존재했는지도 의심스러운 어린 날 총기(聰氣)의 불씨가 실은 아직 남아 있었다든가. 변덕처럼 오늘만큼은 타인을 사랑하고픈 마음을 발견했다든가.


지랄.


하루만큼 늙은 얼굴 외에 나는 대개 아무것도 찾지 못한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오늘의 얼굴을 머릿속에 새겨 넣는다. 혹시 모르지. 이 모습도 지난날 사진 속의 와, 이때 참 예뻤네가 될지도.






공황 및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것도 이제 7년 전의 일이다. 잠깐 휴직을 하고, 복직을 했다. 삶이 끝난 거라 절망했다가, 다시금 잘 살아 볼 수 있을 거라 희망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 중간 어딘가에 애매하게 서 있는 느낌이다. 씻은 듯 나은 것 같기도, 어처구니없을 만큼 그대로인 것 같기도. 머리가 무겁고 이따금 세상이 빙빙 돈다. 무료 카지노 게임 없이 심장이 방망이질을 시작하면 기다렸다는 듯 손발이 파르르 떨린다. 이제 숫제 친구가 된 위염과 식도염은 이 과정에서 얻은 덤이다. 뭐 어쨌거나 7년이 지났으니까, 이제야 일기를 쓴다.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는 먹먹한 기분으로, 또 자못 반성하는 마음으로. 애오라지 치료만을 바라는 간절한 환자의 마음으로.






지나 버린 유행이라는 걸 알지만 나는 여전히 말과 글의 힘을 믿으므로 쓰고 또 남겨서 자신을 다독인다. 그러니까 이것은 우울한 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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