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내려앉은 하루
유난히 바빴던 나날 사이, 조용한 틈을 내어 아들과
단둘이 카지노 게임에 다녀왔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설경은 마치 세상이 하얗게 멈춰버린 듯했다.
아이의 숨결과 웃음이 창가에 맺히고, 나는 그 곁에서 겨울의 정수를 다시 배웠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하얀 숲, 눈덮인 언덕, 고요한 하늘.
모든 풍경이 마치 그림 같았다.
아이는 “엄마, 진짜 눈 나라에 온 것 같아”라며 눈을 반짝였고 나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눈처럼 사르르 녹았다.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마음은 더 깊어졌다.
눈밭 위를 뒹굴며, 이 겨울을 온몸으로 기억했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충분했던 시간.
아이와 내가 함께한 이 하루는 내 인생의 한 장면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