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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주원 May 10. 2025

내가 만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들 (상)

주재원 기록 27.



이 글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브라질에서 함께 했던 법인 사람들 중 기억에 남는 몇몇에 대한기록이다.




A 온라인 카지노 게임장

A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전신이었던 회사의 CEO였을 때부터 인연이 시작되었다. 당시 딜러 사장이었던 그와 PM이었던 나의 접점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해외영업 통틀어 꽤나 유명인사였던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일하는 방식이 워낙 공격적이고 어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이후, 브라질 로컬 제조유통사였던 그의 회사가 본사로매각되면서 정식 해외지사/법인이 되었다.


브라질법인은 타 법인 대비 초창기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만큼 법인을 담당하는 본사 사람들도 자주 바뀌었다. 내가 브라질법인을 맡게 된 건 2023년 봄이었는데, 당시 원래 담당이었던 유럽 법인에 대해 한창 업무 세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전략을 해보려던 찰나 억지로 유럽을 떼이고 중남미 법인들을 맡게 된 터라 나 역시 그다지 브라질법인에 애정이 가는 상황은 아니었다.


브라질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주요 인사들과 나는 서로의첫인상이그다지 좋지 못했다.여기에 언급할 수 없지만 어떤 문제로 브라질법인 구 주주들과 본사 간의 대립이 가장 첨예하게 깊어지던 시점이었는데, 법인 매출 역시 endamic 이후 가장 최저점으로 떨어지던 때라 그 예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매출 푸쉬를 하고 전략을 논의해 보자고 계속 시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 출장 또한 몇 차례 반려되면서 서로 대면하지 못하고 제한된 소통 창구로 민감한 주제를 계속 의하다 보니, A를 비롯하여 법인 주요 인사들이 결국 나를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사실 본질적으로는 본사를 겨냥한 보이콧이었지만 어쨌든 표면적 타깃이 나라는 것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이 일은 내게 번아웃으로 정신적 내상이 심각해지는계기가 되었다.


이런 히스토리가 있다 보니 브라질파견 제안을 받고 수락했을 때 첫 단추부터 어긋난 A와의 관계를 어떻게 리셋해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양사 간의 갈등이 최고조일 때 최전방에 서 있던 두 사람이 브라질에서 한솥밥을 먹게 되었을 때, 나는 그를 매우 조심스럽게 대했고 그는 내 말은 거의 듣지 않았다. 원래도 남의 말을 그다지 귀담아듣지 않는 스타일인데 법인에 처음 파견 나왔을 당시에는 더 했던 것 같다.

그때 내가 취한 스탠스는'일단 몸을 낮추고, 한발 물러서서 관찰하자'였다.내가 다가갈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지 정도를 가늠하기 위해 몇 달을 할애했다.

그렇게 관찰한 A는 장단점이 명확한 사람이었다.


첫 번째 장점, 그는 시장에 대한 오랜 경험과 감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사람이다.물론, 그 아이디어가 효과 있을지 타당성 검토는 나와 실무자가 메워야 하는 부분이었지만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화수분처럼 꺼낼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다. 내가 꺼내는 여러 가지 스폿을 연결하여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그림을 그리고 '네 말을 들으니 생각난 건데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라고 묻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많지 않기 때문에 그는 내게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


두 번째 장점, 정확하지 않지만 여러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다. 영업에 스페셜티가 있다고 해도 생산, 구매, 허가,물류 등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없으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가 수시로 발생하는데, 이때 정확하진 않아도 대략적인 현안의 이해가 머릿속에 있으면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된다. 그는 작은 회사일 때부터 사업을 키워와서 그런지 여러 부서의 실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머릿속에 있었고, 그의 탁월한 사업가 역량과 함께 시너지를 내곤 했다. 브라질 시장에 대해 여전히 비기너인 내 입장에서는 그의 크고 작은 조언들이 여러 기획들을 현실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 장점, 아주 감정적이면서도 아주 이성적이다.그와 나는 몇 번의 일과 관련된 논쟁을 한 적이 있는데, 둘 다 일할 때는 불같이 언쟁하다가도 서로 납득되는 지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공통점이 있어 일하기 의외로 편했다. 그리고 그렇게 싸우듯 얘기하다가도 회의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밥 먹으러 가고, 일적인 논쟁을 사적/감정적 영역으로 끌고 오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그런 편이라 그런지일하기에 더없이 좋은 파트너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사람의 말은 절대 듣지 않고, 오해받기 쉬운 언행을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야 그는 내 의견도 먼저 묻고, 내가 꺼내는 얘기는 웬만하면 끝까지 듣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쉽지 않았다. 그가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역량을 끊임없이 보여줘야 했고, 그가 내 말을 끝까지 듣게 하기 위해 한동안은 대화를 하기 전에 구조를 미리 머릿속으로 짜고 들어가야 했다. 서로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관계 속에서 <어떤 논리와 단어로, 어떤 플로우로, 어떤 미끼로 그의 관심과 인내심을 몇 분이라도 확보할 수 있을까생각하는 것은 내게수시로 크고 작은 것을 기획하고 설득하좋은 연습이 되었다. 그러나누구나 그와 대화를 할 때 이런 자세로 임하진 않기에 많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부터 너무 자기 말만 한다, 독재적이라는 평판을 듣는 게 안타깝기도 하다.


모기업의 소속 법인, 거기에 법인장이면 어느 정도 눈치껏 행동하는 부분도 있어야 하는데 그는 여전히 앞뒤 위아래 재지 않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밀어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스타일이 이미 구축된 사람이고, 말해서 바뀌지 않을 거란 걸 잘 알아서 한 번도 그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 오히려 그런 점이 부각되지 않도록 적당히 커버 쳐준 부분도 있는데, 내가 없을 때에는 그게 또 어떻게 법인으로 불똥이 튀게 할지 (오지랖이 넓게도) 살짝 염려가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함께 일하면서 나는 한 기업의 General Director (총괄 디렉터)는 어떤 모습을 추구하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스스로 그려볼 수 있는 좋은 리소스를 얻게 되었다. 분명 함께 일하기 쉬운 타입은 아니지만 내게 여러 모로 좋은 자극제가 되었고, 그 역시 험악했던 서로의 첫인상을 기꺼이 지우고 내게 마음을 열어 아낌없이 자신이 아는 것을 공유해 주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첫인상이 좋지 않은 관계였던 사람들과 마지막에는 더할 나위 없는 관계로 디밸롭 하는데 운이 따르는 편이다.

그 운이 A와 나의 사이에도 주어진 듯해 참 감사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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