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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엄마일지도 모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

episode.09언니한테는 비밀이야


“소민아, 이거 언니한테는 비밀이야!”라고 말하며 등원하는 9시 50분이다.

오전 7시, 알람이 울린다.
내 하루의 시작이다.

태블릿으로 뉴스를 틀어놓는다.
아침상을 차려 놓으면 7시 30분.
그제서야 아이들을 깨운다.

집에서 나가야 하는 시간은 8시 30분.
한시간이라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밥 먹는 시간만 30분이 걸린다. 대체 왜??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많이 먹어봐야 계란밥.
그 외에는 과일이랑 빵 정도이다.

내 속에선 화가 치민다.
속으론 이미 백번도 넘게 “빨리”를 외쳤다.
시계만 계속 본다.

“30분 남았어!”
“채아소민~ 10분!!!”

소리 지르지 말자,
애들 기분 좋게 보내자, 라고 수백번 되뇌인다.

양치만 하는데도 10분.
양치 하며 투닥투닥 옷 입으며 투닥투닥.

결국 둘째가 울음이 터졌다.
언니가 어쩌구저쩌구.

속상함이 가라앉지 않았나 보다.
등굣길 차 안에서도 쳐다보지도 않고 앉아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채아를 먼저 내려주었다. 초딩 등교 완료다.
뒷 좌석을 살핀다. 아직도 속상함 가득한 얼굴이다.
지금 유치원 가봤자 가는 내내 울 것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더 있고 싶어, 배가 아파, 유치원 싫어 등등의 핑계를 대며 말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데이트 하고 갈래?” 라고 말한다.
내 얼굴을 슬쩍 쳐다보더니 패딩 소매에 얼굴을 묻는다.
입꼬리가 살짝 내려간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만 알 수 있는 얼굴, 쑥스럽거나 부끄러울 때 짓는 미소이다.

그렇게 둘만의 데이트를 하러 간다.
언니 학교 보내고 둘째와 하는 몰래 데이트.
데이트라고 해봤자, 커피숍에 앉아 나는 커피 먹고 소민이는 빵이랑 주스 먹고.
그렇게 보내는 50분.
만원의 행복이다.

빵 먹는 내내 웃고 떠든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질 못한다.
노래도 부른다.

유치원 등원 시간이 다가온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빵 빨리 먹으라 재촉한다.

태어난 순간부터 둘째였던 소민이다.
언제나 항상 언니가 있던 둘째다.

별 거 없을 데이트이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랑 단 둘이 보낸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빨리 유치원 보내고 싶던 마음이 미안해질 정도로 행복해한다.

자주는 아니어도 우리 데이트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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