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모두 욕심이 없어 희여졌다
착하디 착해서 세괏은 가시 하나 손아귀 하나 없다
너무나 정갈해서 이렇게 파리했다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흰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들이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 나도 좋을 것 같다
- 백석, 선우사(膳友辭) 중에서 -
내가 은채를 처음 만난 것은 교회에서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와 같은 나이(법적인 나이. 실제 그녀의 나이는 정확하지 않다)라서 같은 여전도회 소속 회원이었다. 나이가 같은 우리는 어렵지 않게 친해졌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녀의 아들을 주일학교에서 내가 맡게 되었다. 당시에 학교 알림장을 반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숙제를 하더라도 홈페이지를 열람해야만 했다. 한글 쓰기가 자유롭지 않은 무료 카지노 게임는 유독 학습과 학교에 관한 알레르기 반응이 심했는데 게다가 홈페이지를 열람한다는 부담이 그녀로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은채는 매일 나를 통해 이런 것들을 해결해야 했다.
그렇게 그녀의 삶에 점점 깊이 개입하게 되었고 스마트 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한 기능들, 가령 인터넷 뱅킹이라든지 온라인 쇼핑이나 민원 서비스 신청 등 제반의 것들을 세세히 그녀에게 소개하고 앱을 다운로드해 주면서 점차 그녀의 생활 속 도우미가 되었다. 그 외에도 자잘한 문제들이 생기면 무료 카지노 게임는 나를 찾았고 나는 힘껏 그녀를 도왔다.
지금 그녀가 근무하는 곳은 도시 외곽의 농촌지역 사립여중고교 급식실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고 관련 경력이 있어 조리실 총책임 조리장을 맡고 있다. 급식으로 제공되는 모든 음식을 그녀가 직접 조리한다. 뜨거운 가스불 앞에서 조리하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어서 학교 방학을 제외한 일 년 내내 허리 거나 어깨, 팔, 무릎 부위를 가리지 않고 통증을 호소한다. 조금 더 수월한 조건의 근무지로 바꾸려고 몇 번 시도를 독려했으나 겁이 많은 탓에 무료 카지노 게임는 도전을 하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유독 두려워했는데 원인을 생각해 보면 배움이 짧은 탓인 것 같다. 새로운 사람을 사귐에도 출신 학교 이야기는 쉽게 나오고 서류에 간단히 뭔가를 작성해야 하는 일도 겁이 나는 일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1년 전에 무료 카지노 게임는 전월세를 벗어나 아담한 평수의 구축 아파트를 매입했다. 평생 그녀의 꿈이 이루어졌다. 물론 아파트 매매 비용의 상당 부분을 대출했는데 사학연금에서 대출했으니 대출금을 상환할 때까지 이직은 어렵다. 그저 지금처럼 직장 변동 없이 꾸준하게 몸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근무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꾼다.
아들 주찬은 현재 포항에서 해병대 하사로 복무하고 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 6명과 부사관으로 동반입대 했다. 군생활을 아주 착실하게 잘하고 있고 당직 근무가 없는 주말엔 먼 거리를 달려 혼자 지내는 엄마를 보러 온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큰 탈 없이 잘 통과해서 고맙다.
연재글 초반에 등장했던 큰 아들 상민은 그동안 복역을 잘 마치고 출소해서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 소설에서는 변호사를 선임무료 카지노 게임 것으로 이야기를 맺었지만 실제 여전히 아들과의 매듭이 풀리지 않은 상태이다. 연재글 3화에 등장무료 카지노 게임 현정(은채의 교회 친구이면서 상민의 친구 엄마)의 시모가 소천하셨을 때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었는데 그곳에서 아들 상민과 해후했단다. 그런데 아들이 엄마를 못 본 척 그냥 지나쳤다고 했다. 전주교도소 마지막 면회 가서 본 이후 처음 대면인데.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느라 운전을 어떻게 하고 왔는지 모르겠다는 말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일로 며칠을 앓았다고 한다. 그렇게 자식은 가슴에맺힌 유리조각 같은 것이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속내를 나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저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안타까울 뿐.
1종 대형 운전면허가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는 운전을 터프하게 잘하는데 매 주일마다 11인승 스타** 차량운전 봉사를 한다. 멀리 바다가 있는 이웃 도시까지 다녀오느라 주일 아침 8시쯤이면 교회에 나온다. 왕복 1시간 30분을 두 번 운행하면서도 늘 웃는 얼굴이다.
올해 도청소재지가 있는 이웃 도시에서 주말반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공부가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꼭 졸업장을 받겠다는 열의가 대단하다.
고단하고 먼 길을 돌아 돌아왔다. 제도권 학교를 다녀 본 적이 없지만 예의 바르고 인정 많고 베풀고 나눌 줄 안다. 큰 욕심도 없다.
이제는 반 백을 넘게 살았고 인생의 뒤안길에 들어선 오린이다. 아직도 곱고 예쁜 무료 카지노 게임가 지금이라도사랑을 받고 살았으면 싶어서 지난가을단풍나들이 다녀올 때 슬쩍 물었다.
"다시 결혼할 생각 없어? 아직도 이렇게 이쁜데."
"주변에 남자가 없어. 호호." 그냥 이렇게 대답하고 싱겁게 웃는다.
배우자가 있든 없든 홀로서든 마주 서든 꿋꿋하고 씩씩하게 견고하길 바란다.
은채와 나는 다른 점이 많다. 물리적인 환경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 보면 오히려 안 맞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다 보면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 그런 고비가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사귐의 비결이기도 하다. 이 거리만큼 완충공간을 확보한 셈이다.
착하디 착해서 누굴 찌를만한 가시 하나 없는 친구 은채, 기차의 선로처럼 한 발자국 떨어져서 나란히 서로의 갈 길을 지켜봐 주는 친구. 서로의 풍경이었다가 어느새 불쑥 마주 보고 서 있기도 하고 지게와 작대기처럼 자빠질 것 같으면 얼른 괴어주는 친구.
우리들은 가난해도 서럽지 않다.
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다.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렇게 지낼 것이다.
12월 29일 오후 예정대로 은채와 대천으로 1박2일 여행을 왔어요. 무안공항 사고 소식이 있어 고민했으나 오래전 계획한일이라서 진행했어요. 연재북 마침 특별선물 같습니다. 감사 인사를 은채와 저의 손하트로 전해드립니다.
읽어주시고 라잇킷 눌러주신 작가님, 구독자님 감사합니다. 특별히 감사드림은 댓글동참해 주신 분들입니다.
소설을 먼저 시작하시고 매회마다 댓글 응원으로 힘을 주신 절친 앙티브님,
한없이 부끄러운 제 글을 과대하게 칭찬해 주시고 감상평으로 크게 독려해 주신 김인숙님, 감자님,
평론가시선으로감상평을 올려주신 고운로 그아이님,
글벗, 글벗 다정하게 불러주시고 라이테의 모든 글에 무한공감인 글벗 자축인묘님,
그리고 최근 어머니를 잃으셨음에도 매회마다 잊지 않고 댓글을 올려주신 애정하는 동생 붕어만세님과 오린이 야무진 자매 포도송이님, 이쁜 동생 이지랖님,
댓글같은 것은 잘 안쓰시는데 매번 놓치지 않고 써주신 거칠마루님,
누이라며 다정하게 불러주고 누이 일은 무조건 잘 했다는 무한 신뢰 초동급부님, 아헤브님,
여등 라이테의 구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매회 기발한, 때로는 막장 댓글로 웃겨주신 초맹님,
해외파 이시면서 우리 지역 향토후배 새벽소리님,
방송원고 쓰시기도 바쁜데 빼놓지 않고 읽어주시고 댓글 써주신 베리티님,
소설 배경지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독한 애정을 갖고 매회마다 댓글 써주신 통 큰 라임나무님,
등장인물에게 이름을 무상으로 빌려주신 이미경님, 단풍국블리야님, 마틸다 하나씨님, 정이흔(손명환)님,
연재기간에 깊은 슬픔을 당하시고 저랑 같은 색깔의 여등님,
조곤조곤 속삭이듯 독려해주신 우리 수정님, 뽀득여사님, 송지영님, 그사이님, 죽림헌님, 발자꾹님,
불의에 발끈하시는 정의의 사도 희야님, 블루랜턴님, 이른아침님, 레민님, 로캉님,
해외파라서 자주 못오시지만 애정듬뿍 황여울님, 봄이님, 이사벨라님, 루미상지님,
재치발랄 재기발랄 핫라인 이김정님 IanXpaper님,
마음 가득 동생삼고 싶은 우리 애정하는 행복담기 씨소님, 독실님,
역시 소설을 쓰시는 동지 Unikim님, 도란도란님, 온벼리님, 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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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과 다정댓글의 귀재 소설동지 에재오님,
꽃처럼 고우신 채수아님, 꽃보다예쁜여자님, 예쁨님, 김소이님, HYUN님, 김별님, 진아님, 조이님, 분홍소금님, 말랑한 마시멜로우님, 샨띠정님,김분주님,
셋이 모현고가다리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꼭꼭 숨은 해조음님,
연재글 중간에 구독자가 되어 어리둥절한데도 최선을 다하신 시인 중의 시인 모카레몬님, 연이동산님,somehow님, 리꼴님, miryu님, 해산님, siin님, 꿈꾸는 날들님, 구르미님, 하치님, 별새꽃님,
코노도전 김홍신 문학관의 긴머리 김인숙님, 구공22동기 장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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