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자 와니니야, 고마워
무지개 모임의 3월의 책은 "단둘이 북클럽"이다. 열 살 딸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단둘이 고전을 읽고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이다. 이런, 환상의 나라에나 있을 법한 유니콘 같은 이야기라니.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의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꿈과 희망의 이야기다.(우리 무지개 작가님들의 국적은 환상의 나라가 분명하다.)
내 현실은 이렇다. 청개구리를 잡아 드셨는지 내 말이라면 무조건 "아니, 몰라, 싫어"로 시작하는 미성숙한 전두엽을 가진 아들들과 "기역이랑 아랑 만나면 그아 그아 가"를 해대는 이제 막 한글을 시작해 볼까 하는 딸을 둔, '빨간머리 앤'보다는 '폭싹 속았수다'를 좋아해서 책 한 권 읽으려면 대단한 의지를 내야 하는 4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다. 이런 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과 북클럽이라니. 이번 달은 힘들겠다 싶었다.
싫다는 둘째를 데리고, 아니 끌고서 도서관에 간 어느 날이었다. 풀린 눈으로 책장을 훑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이거 한번 봐볼까?" 하며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바로 '푸른 사자 와니니 2'였다. 이런 기회가 흔히 오지 않기에 어떻게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시선을 이 책 속으로 잡아둬야 했다. 하필 1권이 없었다. 일단 2, 3, 4권을 빌려오고 온 동네 도서관을 다 뒤져서 1권도 바로 구해다 주었다. 작전 성공. 역시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밥 먹을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와니니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나는 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5, 6권도 바로 대출해서 눈앞에 깔아 두었다.
아쉽게도 7권은 신간이라 바로 대출이 힘들어서 예약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 한마디에 나는 예약 취소 버튼을 눌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 책들 다 사주면 안 될까? 푸른 사자 와니니가 내 책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보고 싶을 때마다 보고 싶어." 맞다.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이랬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두고두고 사골처럼 우려내 천천히 마시며 온몸으로 느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60권짜리 삼국지를 최소 3번 이상 완독하고, 책상에 개미 왕국을 만들어 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새로운 흥미를 찾는 것은 힘들지만 한번 찾은 흥미에는 열과 성을 다 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그리고 그걸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같이 하길 바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
생각해 보니 자기가 먼저 읽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읽어보라며 권유와 협박을 했던 책이 몇 권 있었다. 삼국지도 그랬고 최근에는 '마지막 레벨 업(윤영주 장편동화)'을 꼭 읽어보라며 내가 어디까지 읽었는지 매일매일 확인도 했다. 역시나 와니니도 나에게 꼭 읽어보라며 기분 좋은 협박을 해댔다. 게다가 요즘에는 와니니를 읽어보니 야생 고양잇과 동물들이 너무 좋아졌다면서 관련 다큐를 찾아보느라 시간을 쓰고, 일찍 좀 자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잔소리를 씹어 드시고는 다시 또 와니니를 읽다가 잠들고 있다.
북클럽이 별 건가?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좋아하고 읽어보라는 책을 같이 읽으면 그게 북클럽이지. 편지까지는 정말 유니콘 같은 희망이기에 언젠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다시 책을 펼쳤을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이 책을 읽었구나 느낄 수 있는 작은 쪽지 한 장 숨겨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