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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국 Feb 06. 2025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반

한경일


요즘 한경일의 노래를 자주 듣는다. 어느 순간부터 신곡은 잘 듣지 않는다. 종종 발라드 정도만 들을 뿐, 댄스는 거의 찾아 듣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다는 걸까? 로제의 아파트를 들어도, 아이브와 지디의 노래를 들어도 큰 감흥이 없다. 호르몬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신나는 노래보단 잔잔한 노래가 좋다. 그러니 요즘 노래를 들어도 발라드에 한정해서 듣게 된다. 익숙한 노래가 들려올 때면 리메이크를 했구나 생각한다. 많은 수의 신곡이 리메이크 곡이었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한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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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초대장,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반이라는 노래가 인스타의 릴스와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내 귀에 어른거린다. 내가 좋아하던 한경일의 노래가 다른 가수의 목소리로 리메이크되어 나온 것이다. 혹자는 새로운 곡은 다 나와버렸고, 과거의 명곡들만 되새김질한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난 세상을 밝힐 노래가 나오리라 믿는다. 더 나은 세상을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삶의 자세겠지만, 현실은 그러한 희망도 내려놓게 만든다. 그만큼 삶이 팍팍하다는 방증이지만,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거 아닐까? 전쟁과 같은 생존의 문제는 당장 없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많은 사람이 알게 되고 요즘 젊은 세대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어서 좋다. 댓글창을 보면 누가 더 낫냐며 다투는 사람들도 보이고 과거의 그때가 생각난다는 사람도 보인다. 나는 그의 목소리가 좋았다. 정제되지 않았지만 호소력 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그가 좋다. 삑사리가(음이탈이) 날듯 말 듯 부르는 그의 스타일도 좋았고 목으로, 팔로, 온몸으로 노래를 부르던 그의 자세도 사랑했다.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삑사리를 내본 남자들은 그를 더욱 사랑한다. 우리들은 한경일의 노래를 부르고 그의 자세를 따라 하며 자랐다. 그의 노래는 기본적으로 톤도 높고 고음이라 따라 부르기 어렵지만 김경호처럼 닿지 않는 락커의 그것과는 달랐다. 노력하고 부르다 보면 나도 어느 정도는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오늘 밤에도 좋은 노래로 지새울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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