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을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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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Dec 18. 2018

공원과 카지노 가입 쿠폰

삼각관계

공원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문이 닫힌 칸 안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그곳은 꽤나 크고 깨끗했다. 내가 들어서기 전까지 그는 그 공간의 유일한 점유자였다. 다른 칸 모두가 비어있었고 나는 작은 볼일이었기에 그의 재촉자가 될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나를 의식한 듯 헛기침을 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그가 70 정도 되시는 어르신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어쩐지 그 헛기침에 담긴 속내가 '나를 재촉 마시오.' 보다는 '나는 곧 나갑니다.'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데 칸막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거울로 넘어보니 코트까지 제대로 갖춰입은 70대 노신사였다. 그는 내 뒤로 와서 정확하게 이렇게 말했다.

'미안하게 되었소. 먼저 좀 씁시다.'


내 옆 세면대는 비어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 급한것에 쫓기듯, 그저 출입문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내쪽 세면대를 원했다. 나는 순순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갖춰진 것이 없군.'

그는 손을 씻고 바람으로 손을 말려주는 기계를 마다한 채 휴지를 찾으러 다시 칸막이 중의 하나로 들어갔다.

나는 그런 그를 뒤로하고 나왔다. 그때였다. 누군가 화장실 문을 열었다는 사만으로 어떤이가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곱게 차려입으신 할머니 한분이 화장실 앞에서 어떤 기대를 담아 내쪽을 바라보셨다가 이내 고개를 돌리셨다. 나는 할아버지가 서두르신 이유를 짐작했다.


손을 미처 다 닦을 겨를이 없었던 듯 그는 휴지를 한웅큼 쥔 채 코트를 펄럭이며 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할머니와 나란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모습이 참 예뻤다.

미소를 띠며 내 가족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찰나에 내앞을 지나쳐 뛰어가려던 분과 부딪힐 뻔했다. 등산복 차림의 카지노 가입 쿠폰였다. 그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두 개 들려있었다. 부딪힐 뻔 하였기에 자연스레 등산복 카지노 가입 쿠폰의 뒤를 눈으로 좇았다.


등산복 할아버지는 앞서 걷고 있던 코트 할아버지와 할머니 쪽으로 붙어 발걸음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나는 코트 할아버지가 서두른 또하나의 이유를 짐작했다. 등산복 카지노 가입 쿠폰가 뛰어간 이유도 알 수 있었다. 등산복 카지노 가입 쿠폰는 두개의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할머니에게 건넸고 하나는 자신이 먹었다. 코트 할아버지는 그제껏 손에 쥐고 있던 휴지조각이 민망한듯 주머니에 우겨넣어 버렸다.


그곳은 공원이었고 대부분 평지였다. 코트도 등산복도 모두 적당한 복장이 아니었다. 평지의 공원처럼 두 할아버지 가운데 있던, 그 할머니는 누구를 선택하실까.


2017년 3월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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