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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다은 Apr 21. 2025

[에세이] 광장에 섰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김별아 작가의 4월 18일 조선일보 칼럼을 비판하기

광장에 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침묵은 무너져야 한다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늘 낙엽이 남고, 문학이 침묵한 자리에는 질문이 남는다. “보편적 가치”라는 한 줄의 문장은 어쩌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문장을 적은 이는 펜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별아 작가는 414인의 성명을 두고 “못 쓴 소설 같은 현실”이라 말했다. 허나 이 현실은 누가 썼고, 누가 읽고 있으며, 누가 침묵하는가.


작가는 지극히 사적인 존재라 했다. 그렇다, 작가는 밤을 견디며 한 줄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그 사적인 울림이 공적인 책임을 피할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헌정이 위협받고, 비상계엄이 입안되며, 권력이 국민을 향해 겨눈 순간에도, 문학이 침묵해야 했을까. 아니, 문학은 오히려 말해야 했다. 울어야 했다. 부르짖어야 했다.


한강이 쓴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차라리 묵시록의 한 구절처럼 차갑고 단단했다. 그녀는 시대의 윤리를 시의 어휘로 환원했고, 그것은 침묵의 가면을 벗긴 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었다.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향한 비난이 과하다는 비판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참여한 이들의 윤리를 “무리수”라 부르는 건 무지에 가까운 태도다.


참여하지 않은 작가에 별점 테러와 같은 일은 분명 옳지 않다. 그것은 성명과 별개의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테러가 아니라, 왜 문학이 다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나왔는가이다. 시인은 입을 닫지 않았고, 그림책 작가도 “책이 뭐람”이라 외쳤다. 말이 무력해진 시대에도, 언어는 고개를 들었다.


“왜 내게 묻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은 어쩌면 자기 고백이다. 지금은 묻는 일이 아니라, 말하는 이들의 문장을 경청해야 할 시간이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는 거리를 두었고, 누군가는 걸어 나왔다. 그리고 문학은 지금, 걷는 자들의 편에 섰다.


작가는 무엇으로 침묵하는가. 시대가 말할 것을 요구할 때, 그 말문을 닫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회피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문학의 마지막 책상이었다. 그 위에 올려진 문장들은, 오랜 시간 눌려 있던 심장의 언어였다. 우리가 여전히 문학을 믿는다면, 그것은 그 문장이 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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