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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 Apr 02. 2025

법 카지노 게임

법을 믿는 순진한 사람이 법의 문 카지노 게임 선다.

법의카지노 게임는 우락부락한 인상의 문지기가 서 있다.

법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이 카지노 게임에게 말한다.

나를 들어가게 해 주시오.

카지노 게임는 말한다.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카지노 게임가 지키고 서 있는

법의 문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문이 열려 있는데 왜 못 들어가냐고 묻는다.


카지노 게임는 대답한다.

누구나 들어갈 수는 있지만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고 싶고, 들어가야만 하는 그 사람은

험상궂어 보이는 카지노 게임 등 뒤로

활짝 열려 있는 법의 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려고

몸을 굽힌다.


카지노 게임는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궁금하면 나를 꺾고 한 번 들어가 봐라.

나는 매우 막강하다. 나는 최하급 카지노 게임이다.

법의 방 하나씩 지날 때마다

카지노 게임가 있는데 갈수록 막강해진다.

세 번째 카지노 게임만 되어도 나조차 쳐다보기가 어렵다.

순진한 사람은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다.


법이란 누구에게든 언제나 개방되어 있어야 마땅한 것인데,

이 카지노 게임란 대체 무엇인가?


삼대 합계가 1000킬로그램은 넘어 보이는

우람한 체구와 날카로운 눈매,

어른 허리통만 한 팔뚝, 평원처럼 넓은 어깨

NBA 농구선수처럼 커 보이는 키,

온통 근육뿐인 몸통을 보니

그를 꺾고 지나갈 자신이 없다.

그는 문지기 카지노 게임 의자를 놓고 앉아 기다리기로 한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불편하게 앉아 입장 허가를 기다린다.

카지노 게임는 순진한 사람에게 이것저것 묻지만 질문만 할 뿐

결국 들여다 보내 주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를 매수하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쓴다.

카지노 게임는 넙죽넙죽

주는 모든 것을 다 받아 처먹고 모두 다 챙긴다.

성의를 봐서 받아 두기는 하지만,

그건 네 사정이고 일단 들어갈 수는 없다.


몇 년이 흐른다.

여러 해 동안 순진한 사람은 문지기를 관찰한다.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카지노 게임는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수십 년이 흐른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끊임없이 투덜거린다.

법의 문 앞에서 문지기만 바라보며 살다가

순진한 사람은 기다리다 지쳐 결국 죽는다.


카지노 게임는 죽어 나자빠진 그 사람을

무심히 바라보며 서 있다가

법의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3항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권리가 있는 곳에는 의무도 함께 있는 법이다.

법원은 신속한 재판을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은 권리와 함께 무거운 의무도 세트로 받지만,

법의 문 안에 들어가 있는 고매한 자들은

권리만 가질 뿐의무의 족쇄로부터 늘 자유롭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민감한 재판이나 결정은

차일피일 시간을 끌며 국민과 정치권의 눈치를 본다.

간을 보며 자신들의 안위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자신들의 판결이나 결정이 자신들만의 안전을 해칠까 두렵기 때문이다.

재판의 지연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해양 경찰의 유, 무죄 판단에 대한

최종 결론은 사건이 발생한지 9년 만에 나왔다.

유족들은 그 긴 세월 동안 제대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을 가슴에 묻었지만

망할 놈의 재판이 도무지 끝나질 않으니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얼마나 답답했을까?

심리 때마다 가슴에 묻었던 자식들을

다시 꺼내어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웅장하고 화려한, 엄숙하고 진지한

철옹성 같은 법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법의 문을 지나가야만 한다.

이 문은 세 개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문이 몇 개인지 문 밖에 있는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세 개의 문을 고통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법의 문 안으로

한 번 들어가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고

한 번 들어가려면 엄청난 시간이 든다.

문 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시간과 돈,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심신의 에너지가 든다.

순진한 국민들은 재판의 최종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참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야만 한다.


경제적,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받으며

오로지 그들의 편의를 위해

참고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려야만 한다.


선거 관련 재판은 6개월 안에 끝내도록

국회의원들이 못 박아 놓았다.

자신들의 이해득실이 걸린 긴급한 사안이라,

공익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워

참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법관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허겁지겁 6개월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러나 기타 잡스러운 국민들의 재판은

언제 끝날지 도무지 기한이 없다.


순진한 국민들은 법치주의를 믿는다.

법의 문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법치주의에 기대어 법이 해결해 주길 기다린다.

부유한 자들은 변호사에게 재판을 맡기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만,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그 긴 시간 동안 재판에 매달리며 일상이 망가지고

심신이 피폐해져만 간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법치주의란

누구나 들어갈 수는있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법의 문이다.


재판 지연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의무 위반이며

비겁한 책임 회피이지만, 법의 문 안에 있는 그들에게

법의 문 밖에 있는 국민의 아우성은 잘 들리지 않는

잡소리 거나, 의미 없는 개소리일 뿐이다.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 8명이 판단을 해도

금방 결론이 나올명백한 헌법 위반 사건조차도

국민들은 속을 끓이며 지켜봐야 한다.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도

법을 수호한다고 주장하는 법원.

정치질의 대가, 말장난의 고수인 헌법재판소.

그들은 선택받은 자들이다.

그들은 현대 자본주의

대한민국 사회의 신흥 귀족이다.


아무리 업무량이 많아도 그들은

판사를 대규모로 뽑지는 않는다.

권력은 나눌수록 약화되기 때문이다.

로스쿨이 등장하면서 변호사 수가 급증하게 되니, 변호사들의 권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어

예전만 하지 못한 것처럼,

판사의 수도 늘리게 되면

자신들이 향유하고 있는 권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판사 채용 시에 인성 검사 따위는 하지 않는다.

법적 판단의 기초는 양심이지만,

양심은 법 전문가를 뽑는 시험 과목이 아니다.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그들과 우린 이미 다 배웠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불의와 타협하지 마세요.

정직하세요. 편법은 나쁜 겁니다.

법을 지키세요. 약속을 어기지 마세요.

신의를 지키세요. 욕심부리지 마세요.


이미 배운 이 단순한 것들이

그들에게는 실천하기 매우 힘든 일이고,

이상하게도 참으로 기묘하게도

그들은 이 단순한 내용을 모두 망각했다.


오직 법의 문 앞에서 법의 내부만

들여다보고 있는 순진한 초등학생 같은

힘없는 국민들만 하염없이 기다린다.


막강한 문지기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가 문을 열어주길 기다리며

그저 평화롭게 앉아 오늘도 하루만큼 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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